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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스트레스로 골병 드는데…기업 90% 심각성 외면

[SPECIAL REPORT] 중앙SUNDAY·서울대 의대 ‘기업건강경영’ 실태조사
우리나라 직장인 건강관리 점수는 5.75점. 기업 노사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건‘직장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신 건강과 중독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열 개 중 한 개꼴(10.9%)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직원건강관리 프로그램은 전반적으로 미흡했다.
 

기업 대부분 형식적 건강검진 실시
10곳 중 1곳만 우울증 등 질병 관리

대기업 예방접종 53%, 중기 28%
금연프로그램 등 모든 면서 큰 차이

직장 내 스트레스, 실적에 큰 영향
‘건강공동체’ 등 인프라 구축해야

이는 중앙SUNDAY와 서울대 의과대학이 152개 대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 건강경영실태조사 결과다. 이번 결과를 분석한 전문가그룹은 “한국 기업들엔 직원 건강관리 책임이 기업에 있다는 개념 자체가 약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결과 분석에는 윤영호 서울 대 의대 교수, 강성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인사컨설팅 전문가 신재욱 에프엠어소시에이츠 대표가 참여했다. 조사에 나타난 특징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1 case 직원건강관리 프로그램 미흡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형식적이고, 자체 제공 프로그램의 가이드라인도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사에선 기업이 제공해야 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표 참조)으로 15개 활동을 제시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기업의 건강경영정책을 도입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제시하는 기준으로,  각국의 관련 정책에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 대부분(98%)이 건강검진을 도입하고 있으나 질병을 관리하고 추적하는 프로그램까지 두고 있는 기업은 9.9%에 불과했다. 건강검진을 직원 건강관리에 활용하려는 목적보다 법적 의무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건강검진 외에는 예방접종(41.1%)과 금연프로그램(34.9%), 운동기회 제공(27%), 구내식당 등 건강음식 선택(27%) 등이 20%대를 넘었다. 조금 더 세부적인 관리가 필요한 건강목표 및 생체정보 모니터링, 건강위험요인 평가, 정신건강 및 중독관리, 건강관련 강의 프로그램은 10%안팎이 도입했다. 건강 환경 조성 노력은 미진했다. 인체공학적 업무환경 제공 기업은 4.6%에 불과했고, 건강을 위한 도전활동(17.4%)을 도입한 기업도 많지 않았다.
  
2 case 대·중소기업 격차 커
 
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은 대중소기업 모두 전반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다. 대기업들도 인체공학적 업무환경(5.8%),질병관리 추적(11%), 건강클리닉(17.5%), 피로·수면관리 프로그램(1.9%) 등 저조한 부분이 많다. 중소기업은 더 저조하다. 법적 의무인 건강검진을 제외한 모든 활동에서 격차가 크다. 예방접종의 경우 대기업은 절반 이상(53.2%)이 시행하는 데 비해 300인 미만 기업은 28.4%, 1000명 미만 기업은 29%에 불과하다. 금연프로그램도 대기업은 46.1%가 도입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그 절반 수준(300인 미만 21%, 1000인 미만 26.1%)이다. 정신건강 및 중독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기업은 15.6%이고, 중소기업은 각각 6.2%, 5.8%다. 실제로 정신건강관리를 가장 우려하지만 이 부분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은 절반이 경영방침에 임직원의 건강을 고려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29.6%, 34.8%만 관련 내용이 있다고 답했다. 건강관리 전담부서는 중소기업이 14.8%, 30.4%로 대기업(40.3%)에 한참 못 미쳤으며, 직장 내 자격증이 있는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대기업이 46.8%, 중소기업이 14.8%, 31.9%였다.
  
3 case 스트레스·우울증 관리 시급
 
[일러스트=이정권·이은영 gaga@joongang.co.kr]

[일러스트=이정권·이은영 gaga@joongang.co.kr]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직원 건강관리 중 가장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 노사 공히 직장 내 스트레스와 우울증 관리(44.1%)를 가장 높게 꼽았다는 점이다. 또 직원들의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배려와 관심(37.8%)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직원 건강이 과거와 같이 물리적 환경이나 신체적 건강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강성춘 교수는 “직장 내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직원의 성과와 이직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반생산적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연구보고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하버드비즈니스저널엔 스트레스 후유증으로 성과가 높은 사람들도 갑자기 삶의 회의를 느낀다며 떠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며 “이미 직장인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따른 위험신호는 글로벌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호 교수는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질병 유발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스트레스 때문에 음주하는 등 나쁜 관리방법을 택할 경우 질병으로 발전하며, 운동과 같은 좋은 습관으로 극복하면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 스트레스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초기부터 개입해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문제라고 윤 교수는 덧붙였다.
  
4 case 사회적 건강경영 시스템 원해
 
체계적인 직원 건강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폭은 컸다. 또 사회적 시스템만 마련된다면 참여하고 싶다는 의욕도 보였다. 신재욱 대표는 “최근 들어 기업 인사관리 컨설팅 과정에서 직원 건강관리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특히 근로시간 단축,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 도입, 젊은 세대의 직장 이탈 등의 문제 때문에 인재 유지 관점에서 건강 관리를 직장 복지정책으로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이 직원과 가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90.5%)는 점은 대다수가 인식하고 있었으며, 자기 회사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기업건강경영지수’평가 등을 활용해 진단할 필요성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83.5%였다. 건강친화경영 관련 법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86.2%가 찬성했다. 특히 건강관리 지표가 우수한 기업에 대해선 건강보험료 일부를 감면해주고(68.4%), 건강기여활동 관련 보조금을 지원(60.9%)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직원건강관리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보았다.
 
또 ‘직장건강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82.9%였다. 이는 직장 동료들끼리 스트레스 관리, 명상, 체육활동 등의 공동체를 만들기도 하고, 당뇨·고혈압 등 같은 질병을 가진 직원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 서로 건강을 챙겨주는 활동이다. 이 같은 직장건강공동체는 기존의 취미동아리와는 달리 전문가들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정부 혹은 사회단체 등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직장건강공동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제공하겠다는 사측의 응답은 78.9%,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노측 응답은 71%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기업에 임직원 건강관련 정책이나 비전, 경영방침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세 개 중 한 개꼴이었다. 기업이 제공하는 건강관리 지원책에 대한 서면화된 가이드라인이 없고(66.4%), 임직원 건강관리 저해원인을 조사하는 프로그램도 없는(70.4%) 기업이 셋 중 둘이나 된다.
 
윤영호 교수는 “기업들이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참여하겠다는 데에는 긍정적인 만큼 직장건강관리 인프라구축이 필요하다”며 "국가 건강 정책도 질병 치료가 아닌 건강관리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152개 기업 노사 1명씩 304명 설문
이번 설문 조사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으로서의 건강경영’이라는 제목으로 15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조사 진행은 건강정책평가컨설팅 전문기관인 덕인원이 대행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는 사측의 해당업무 담당자와 노측 대표자 1명씩 모두 304명이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비중이 반반이 되도록 구성했다. (고용인 수 300인 미만 40개, 300~999인 35개, 1000인 이상 77개). 설문 구성은 서울의대 사회정책실 윤영호 교수팀이 개발한 기업건강경영지수를 바탕으로 했다. 이는 기업의 직원건강관리를 측정하기 위해 2012년 개발된 평가도구로, 국제적 타당도 검증을 마쳤다. 건강경영 목표는 크게 직원건강관리·소비자건강공헌·지역사회건강공헌 등 세개 분야로 나뉜다.
 
올해는 이 세 부문 중 직원건강관리 부문만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소비자건강공헌과 지역사회건강공헌 부문은 연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앙SUNDAY와 서울대 의대팀은 현재 기업들의 해당부문 담당자들 인터뷰와 기업 건강경영 심층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기업환경에 적합한 직원건강경영 모델과 사회적 인프라에 대한 제안을 할 계획이다.
 
양선희 대기자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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