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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득 석달만에 기소···"심신미약" 판정, 또 풀려나나

진주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2)씨. 안씨는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자신이 사는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를 피해 탈출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송봉근 기자

진주 '묻지마 살인' 사건의 피의자 안인득(42)씨. 안씨는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자신이 사는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를 피해 탈출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송봉근 기자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을 저지른 피의자 안인득(42)이 구속기소 돼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안인득의 정신 감정 결과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와 재판에서 어떤 결론이 날 지 주목된다. 

진주지청, 23명 참변사건 석달만에 기소
그동안 공주치료감호소서 정신감정 받아
재판부, '심신미약' 어떤 판단할 지 주목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안인득을 살인 및 살인미수, 특수상해, 현주건조물 방화 치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5일 밝혔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흉기 2자루를 들고나와 대피하던 주민 5명을 살해하고 18명에게 중경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안인득은 그동안 검찰 송치 뒤 공주치료감호소로 보내져 정신감정을 받았다. 정신감정 결과 조현병을 앓고 있던 안인득은 사물을 분별할 능력이 약한 상태(심신미약)에서 망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따라서 재판부가 이 감정 결과를 토대로 심신미약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안인득은 2010년 폭력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을 때도 심신미약이 인정돼 집행 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어서다. 
 
그러나 검찰은 안인득의 살인은 ‘전형적인 계획 범행’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안인득이 지난 3월 말께 한 시장에서 흉기 2자루를 미리 샀고 범행 당일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철저하게 준비했다”며 “범행 당일 안인득이 불을 지른 후 무방비 상태로 대피하는 303동 내 특정 3가구 주민을 2층 복도에서 기다리다 범행하는 등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인득으로부터) 평소 특정 주민에 대해 앙심을 품게 되었고, 선별해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안인득이 자신을 음해한다는 망상으로 특정 가구 입주민들을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범행을 저질러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또 관리 사무소 직원을 찌른 부분은 특수상행 혐의를, 연기를 흡입한 입주민 건은 현주건조물 방화 치상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현장. 송봉근 기자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 사건 현장. 송봉근 기자

 
앞서 경찰 조사에서 안인득은 2011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약 5년간 68차례 조현병 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사건 발생 3년 전부터 치료를 받지 않았다. 안인득이 2010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해 재판에 넘겨졌을 때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편집형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처음으로 받은 후 약 5년간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찰은 안인득이 방화·살인 범행 이전 약 2년 9개월여간은 병원에 다니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안인득의 상태는 지난 4월 17일 사건 발생 이전 8개월 전부터 급격히 나빠졌다. 이 기간에 안인득과 관련해 모두 8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2018년 9월 26일에 ‘출입문에 누군가가 똥칠을 해두었다’는 신고가 처음이었다. 이후 2019년 3월 13일까지 ‘집 앞에 오물을 뿌려놓았다, 망치를 휘두르고 욕설하고, 아래층 사람이 쫓아오며 욕설을 한다’ 등의 7건의 신고가 이어졌다. 특히 사건 발생 직전인 2·3월에 6건의 신고가 집중됐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실을 통해 공개된 안인득 관련 112신고 녹취록을 보면 지난 2월 28일 신고에서 주민은 “지난번 우리 집 앞에 오물 뿌리고 가서 신고한 적이 있기는 한데, 방금 출근을 하는데 아래층 남자가 계란을 던지고 하면서 나한테 폭언을 퍼붓고 지금 만나기로 했는데 (경찰이) 지금 와야 돼요. 지금 불안해서 못 살아요”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어 “지금 좀 빨리 와주세요”라고 독촉했지만, 경찰은 “내용을 알고 가야 돼요. 빨리 가는 거 좋은데 알고 가야죠”라고 대응했다.  
 
다음 달 13일에도 “어제 제가 경찰 접수를 해서 아랫집 때문에요. 내려오자마자 욕을 하고 해서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지금 이거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며 “집에 못 올라가겠어요. 우리 아랫집이 돼서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아닙니까”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잇따른 신고에서 주민은 불안함과 절박함을 보였지만 경찰은 CCTV 설치를 안내하거나 안인득을 계도하는 수준에서 대부분 사건을 종결했고 결국 23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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