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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전남편 폰으로 "니가 인간이냐"···고유정의 문자 자작극

공소장으로 본 엽기범죄의 민낯 
고유정의 과거(왼쪽)와 현재 얼굴. 왼쪽 사진은 JTBC가 오는 4일 공개할 고유정의 과거사진. [JTBC 방송 캡처]

고유정의 과거(왼쪽)와 현재 얼굴. 왼쪽 사진은 JTBC가 오는 4일 공개할 고유정의 과거사진. [JTBC 방송 캡처]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이 치밀한 계획에 따라 ‘1인 2역’까지 하면서 완전범죄를 노린 사실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고유정, 살해 이틀 뒤 자작문자 주고받아
‘전남편 성폭행 시도’ 뒷받침할 알리바이
제주펜션·김포 아파트서 시신 훼손 ‘참혹’

 
4일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고유정은 전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이틀 뒤인 지난 5월 27일 오후 2시48분에 숨진 강씨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 1통을 보냈다. ‘성폭력 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어. 니가 인간이냐? 넌 예나 지금이나 끝까지 나쁜 인간이다’라는 내용이다.
 
이어 2시간 뒤인 오후 4시48분에는 숨진 강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조작문자를 보냈다. ‘미안하게 됐다. 내정신이 아니었져. 너 재혼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고 어쨌든 미안하게 됐다’라는 거짓 문자였다. 당시 문자에는 ‘고소는 하지 말아주라. 내년에도 취업해야 되고 미안하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검찰은 이 문자가 강씨가 성폭행을 하려다 실패한 뒤 펜션에서 나가 행방을 감춘 것처럼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한 것으로 봤다. 앞서 고유정은 범행 당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상처를 놓고 “성폭행 시도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며 법원에 증거보존 신청을 한 바 있다. 이후 고유정은 4분 뒤인 오후 4시52분 강씨 휴대전화의 전원을 최종적으로 껐다. 
 
고유정은 5월 25일 제주도 한 펜션에서 2년 만에 아들(5)을 만나러 온 전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범죄계획 후에는 ‘애정문자’로 유인 
고유정이 치밀하게 범행계획을 세운 뒤 강씨를 펜션으로 유인한 사실도 공소장을 통해 확인됐다. 고유정은 5월 10일부터 휴대폰 2대와 컴퓨터를 이용해 ‘뼈 무게’ ‘CCTV’ 등 범행 관련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범죄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강씨와의 아들 면접교섭권 소송에서 패소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당시 검색한 단어들은 ‘대용량 믹서기, 뼈 무게, 뼈 강도, 졸피뎀, 키즈펜션, CCTV, 니코틴 치사량, 김장비닐’ 등이었다.
 
검색을 마친 고유정은 5월 16일부터 본격적인 범행에 착수했다. 이날 자신의 차량을 싣고 제주로 가기 위해 배편과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무인 단독 키즈펜션을 2박 3일간 예약한 게 시작이다. 강씨 살해 당시 사용한 졸피뎀 역시 이튿날인 5월 17일 충북 청원군에서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고유정은 자신의 집에서 18㎞나 떨어진 청원까지 이동해 감기약과 졸피뎀 성분이 든 수면제를 처방받았다.
 
고유정은 5월 18일 새벽 여객선을 이용해 제주에 들어간 이틀 뒤 강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5일 제주에서 만나자~~’라는 내용의 문자였다. 이 문자에는 ‘마침 제주일정 늘어나서 제주에서 보는 게 OO(아들 이름)에게 더 좋을 것 같다. 괜찮지? 어디 갈지 고민해봅시다’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강씨가 문자를 받을 당시 함께 있었던 친동생은 “당시 형님이 물결 표시가 된 문자를 보여주며 ‘한번 봐봐라. 나 소름 돋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유정이 전에 없던 다정한 어투로 문자를 보낸 게 이상했다는 취지다.
 
고유정의 과거(왼쪽)와 현재 얼굴. 왼쪽은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고유정의 대학교 졸업사진이다. [독자제공]

고유정의 과거(왼쪽)와 현재 얼굴. 왼쪽은 중앙일보가 단독 입수한 고유정의 대학교 졸업사진이다. [독자제공]

2차례 시신 훼손…피 응고 막으려 물뿌려
범행 전후의 행각도 엽기적이다. 고유정은 살인 당일인 5월 25일 저녁때 카레 등 음식에 졸피뎀을 타 먹인 후 식당과 주방·거실·현관 등에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살해 후에는 사체를 욕실로 끌고 들어가 피가 응고되지 않도록 계속 물을 뿌린 사실도 확인됐다.
 
이튿날부터는 숨진 강씨의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는 더욱 참혹한 범행이 이뤄졌다. 26일 오전 11시께 아들을 제주의 친정집에 데려다주고 펜션에 돌아온 뒤 시신을 본격적으로 훼손한 것이다. 훼손한 사체는 비닐 안에 나누어 담은 뒤 들통 2개와 종이박스 안에 담아 차량 트렁크에 보관했다.
 
고유정 전남편 살해 행적. [중앙포토]

고유정 전남편 살해 행적. [중앙포토]

 
검찰, ‘아들 친권 집착’이 범행동기 
공소장에는 검찰이 고유정이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아들 친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본 근거도 담겨 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면접권 패소 후 아들에게 전남편을 친부라고 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살해한 것으로 보고 지난 1일 기소했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아들을 현 남편의 친자처럼 키우겠다는 계획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진 게 범행동기가 됐다는 판단이 나온다.
  
제주=최경호·최충일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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