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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만난 손정의 과거인연 화제···7년전 '탈원전' 힌트 줬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청와대에서 만났다. 손 회장의 요청에 따른 회동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 대통령에게 손 회장은 ‘탈(脫) 원전’ 정책을 추진하는데 핵심 비전을 제공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회장을 만나 아시아 수퍼그리드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회장을 만나 아시아 수퍼그리드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둔 그해 6월 7일 손 회장을 일본에서 만났다. 먼저 만남을 요청한 쪽은 손 회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끝이 시작이다』에서 손 회장과의 만남을 별도의 장을 할애해 소개했다. 손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비전을 제시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손 회장과의 첫 만남에 대해 “손 회장이 시마 사토시 비서실장을 보내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아시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 방안을 타진해왔다”고 적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안철수 전 의원과 함께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였다. 여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실상 유일한 대선 후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연락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회장을 만나 아시아 수퍼그리드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일본 도쿄의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회장을 만나 아시아 수퍼그리드 구상에 대해 논의했다. 연합뉴스

손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있던 문 대통령에게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아시아 수퍼그리드’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아시아 수퍼그리드는 몽골에서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력을 생산해 이를 동아시아 국가들에 공급하는 친환경 생태에너지 프로젝트다. 몽골에서 생산한 전력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한·중·일 등 동아시아 주요국을 포함해 북한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태양광과 풍력자원이 풍부한 몽골의 고비사막을 연결해 중국·북한· 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에너지 공급 및 순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들었다”며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고 적었다. 특히 “나아가 동북아 에너지 공동협력체로 발전시켜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기틀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이 제안한 구상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의 밑거름이 됐다. 문 대통령은 “내가 이 프로젝트에 주목한 것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우리나라의 탈원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더 의미를 둔 것은 그 프로젝트가 남북경제협력의 아주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손 회장의 제안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추진하고 있는 남북 대화와 북한의 비핵화 협상, 그리고 이후 남북경제협력 정책으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 역시 자신의 책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남북이 함께 수퍼그리드를 이용할 수 있는 협력 체제의 구축”이라며 “그 협력이 가능하다면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중국과 북한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통해 공급받음으로써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원유도 마찬가지고 송유관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2017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동북아 경제공동체와 다자안보체제까지 전망하는 큰 비전을 가지고 동북아 수퍼그리드 구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을 동북아의 모든 지도자들에게 제안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 전력망을 시작으로 경제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남북 관계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환상적 꿈도 남북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실현할 수 있다”며 “북한 퍼주기라는 인식부터 버리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군산시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 행사를 마치고 수상태양광 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송하진 전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가기를 요청했다”며 “경제협력이 안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40㎞ 거리의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살고 서울에만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상시 거주한다고 설명했다”며 “눈앞에 빤히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의 안보에 가져다주었던 긍정 효과에도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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