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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손흥민·조현우 같은 한국 선수 또 없나요?"...차범근·슈마허, 두 레전드가 말하는 한국·독일 축구

1980년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를 호령한 최고의 창과 방패가 다시 만났다. 차범근(오른쪽)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하랄트 슈마허 쾰른 부회장은 최근 강남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두 국가대표팀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양광삼 기자

1980년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를 호령한 최고의 창과 방패가 다시 만났다. 차범근(오른쪽)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하랄트 슈마허 쾰른 부회장은 최근 강남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두 국가대표팀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양광삼 기자


1980년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를 주릅잡았던 골잡이와 수문장이 다시 만났다.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식당에서 만난 차범근(66)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하랄트 슈마허(65·독일) FC 쾰른 부회장은 한참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던 시절을 회상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시간을 거스른 두 레전드의 축구 이야기는 양국 후배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슈마허는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떠올렸다. 당시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였다.

슈마허는 "독일이 패한 건 매우 씁쓸한 일"이라면서도 "그만큼 한국 축구의 전력이 무척 탄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차범근 전 감독도 천천히 입을 뗐다. 차 감독은 "한국이 월드컵에서 독일을 이긴 것은 한국 축구 역사를 바꾼 사건"이라며 "단순히 세계적인 팀을 한 경기 이긴 것이 아니라, 흐름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슈마허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축구사(史)에도 남을 것"이라며 "독일 축구도 아쉬운 성적을 발판 삼아 다시 도약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슈마허는 지난 월드컵 한국과 독일전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과 반사신경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독일전 승리 후 환호하는 조현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슈마허는 지난 월드컵 한국과 독일전에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과 반사신경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독일전 승리 후 환호하는 조현우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슈마허= "골키퍼 출신이라 그런지, 지난 월드컵 한국-독일전에선 조현우의 선방만 보였다. 득점과 다름없는 슛을 수차례 막아 내더라. 대단한 반사신경이다."
차범근= "조현우는 내가 본 골키퍼 중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이다. 현역 시절 슈마허에 못지않은 기량을 갖췄다."
 
슈마허= "한국 대표팀에는 독일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다."
차범근= "구자철을 비롯해 지동원·이재성·이청용 등이 독일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슈마허= "최근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섰던 토트넘(잉글랜드)의 손흥민도 분데스리가 출신 아닌가."
차범근= "조현우도 조만간 분데스리가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
 
슈마허= "손흥민이나 조현우 같은 선수 또 없나. 꼭 좀 소개해 주면 좋겠다. 우리팀(쾰른)이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2부리그 우승을 차지해 올 시즌 분데스리가로 승격했다. 한국 선수들처럼 실력이 좋은 자원이 필요하다. 구단의 전력 강화를 위해 힘쓸 때다.(웃음)"
차범근= "얼마든지 소개하겠다.(웃음)"

 
두 전설은 평생 한 번을 기회하기 힘든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선수라고 말했다.

두 전설은 평생 한 번을 기회하기 힘든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무대를 밟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선수라고 말했다.


- 우승을 놓친 후배 손흥민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해 준다면.
차범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는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다. 아쉽게도 우리 현역으로 뛸 때는 이 대회가 없었다. 우승 여부를 떠나서 대단한 일이다. 흥민이가 유럽에서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는 뜻이다. 토트넘이 결승에 오르기까지 흥민이의 역할이 컸다. 8강전(맨체스터 시티)과 준결승(아약스 암스테르담)에서 맹활약했다. 결승에서 해리 케인의 몸상태가 좀 더 회복됐더라면 우승할 수 있었다. 아쉽다."

슈마허: 손흥민도 차붐처럼 월드 클래스 선수다. 물론 동시대에 뛰지 않았으니 누가 더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게다가 손흥민과는 같이 경기해 보지 못했다. 내가 함께 뛰어 본 차붐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특별한 선수였다는 점이다. 그는 어떤 역할을 맡겨도 다 해내는 멀티플레이어였다. 우리는 그런 선수를 '슈퍼스타'라고 부른다. 당시엔 차붐 같은 유형의 선수가 매우 드물었다."
 
-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유독 역전승과 명승부가 많았다. 현역 시절 UEFA컵 우승(1979~1980·1987~1988시즌)이 떠오르지 않았나.
차범근= "올 시즌 토트넘과 리버풀이 역전 드라마를 거듭하며 결승까지 간 과정을 지켜보면서 1988년 레버쿠젠 소속으로 뛴 UEFA컵 결승이 떠올랐다. 토트넘도 그랬고, 특히 리버풀은 바르셀로나와 4강 1차전에서 0-3으로 졌다. 2차전에서 4-0으로 뒤집지 않았나. 당시 우리도 결승 원정 1차전에서 에스파뇰에 0-3으로 패하고 돌아와 우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2차전 홈경기 후반 36분 0-2 상황에서 내가 극적으로 세 번째 골을 넣어 승부차기로 간 것이다. 승부차기에서 우리가 3-0으로 이기고 우승했다.(웃음)"
 
차범근과 슈마허는 대표팀 후배들의 활약을 반기며, 자신감을 갖고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당부했다. 지난 U-20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차범근과 슈마허는 대표팀 후배들의 활약을 반기며, 자신감을 갖고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당부했다. 지난 U-20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래의 차붐 혹은 손흥민으로 자랄 수 있는 이강인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차범근= "강인이는 이번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선수를 앞으로 더 키워 주는 게 중요하다. 한국이 U-20 월드컵을 준우승한 건 귀한 일이다. 우리가 강인이를 비롯한 선수들을 보호해 줘야 한다. 조금 못했다고 기를 죽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스타는 보통 경기를 이기면서 나오지만, 또 지는 과정에서도 나온다. 단점을 지적하지 말고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 선수가 자신감을 갖고 더 클 수 있도록 돕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바람직하다. 이강인은 경기를 보는 감각과 패스 감각이 기가 막힐 정도로 좋다. 그 좋은 능력을 더 키울 수 있다."

슈마허= "독일 후배들은 물론이고 한국 선수들에게 감히 조언한다면, 진정성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좋겠다. 축구는 단순히 돈 그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외교다. 축구가 아니었다면, 내가 머나먼 한국 땅에서 차붐과 이렇게 마주 보고 있지 못했을 것이다. 축구는 정치적 요소 없이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 축구 경기 룰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도 공만 하나 있으면 축구할 수 있다. 축구는 세상을 둥글고 작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코리아, 감사합니다."

 
슈마허는 축구가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준다고 말하며, 덕분에 머나먼 한국땅에서 차범근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마허는 축구가 세계를 하나로 만들어 준다고 말하며, 덕분에 머나먼 한국땅에서 차범근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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