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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장수군 공중보건의 숙소엔 군수님 가족이 산다

장영수 장수군수(파란 유니폼)가 지난 4월 전북 장수군 천천면에서 진행된 대한축구협회 축구종합센터 건립 후보지 현장 실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장영수 장수군수(파란 유니폼)가 지난 4월 전북 장수군 천천면에서 진행된 대한축구협회 축구종합센터 건립 후보지 현장 실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주민 2만2000여명이 사는 작은 농촌 도시인 전북 장수군이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공중보건의 숙소를 군수 관사로 바꿔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장영수 군수, 군의료원 숙소 관사로 바꿔
전북 14개 시·군 중 유일…예산 낭비 논란
인테리어·침대·가전제품 7000만원 투입
군수 "살던 집 모텔이라 주민 불편" 해명

4일 장수군에 따르면 장영수(52) 장수군수는 지난해 10월 장수군 보건의료원(군 의료원) 의사 숙소 중 하나를 군수 관사로 개조해 쓰고 있다. 장수군은 장 군수 입주를 위해 내부 수리와 인테리어, 살림살이 구매 등 비용으로 7000만원이 넘는 군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재선 전북도의원 출신인 장 군수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군수에 당선됐다. 전북 지역 14개 시·군 단체장 중 관사에 거주하는 단체장은 장 군수가 유일하다. 장 군수는 왜 살던 집에서 나와 관사를 마련했을까.      
 
장 군수 측은 “원래 살던 집이 숙박업소라 주민들과 소통하기에는 불편해 부득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초 장 군수는 장수읍에 있는 부인 명의의 모텔(주인 세대)에서 10년가량 살았다고 한다. 해당 모텔은 군청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에 있다. 장 군수 취임 후 주민들 사이에선 “군수 주거지로 모텔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지역 원로 등 주민 상당수가 “군수는 장수를 대표하고, 군민과 공무원을 대표하는 어른인데, 모텔에서 출퇴근하고 주민들을 만나는 건 격이 떨어진다”고 조언했고, 장 군수가 이를 받아들여 이사했다는 게 장수군 설명이다. 현재 장 군수 가족이 살던 모텔 건물은 다른 사람이 임차해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영수 장수군수가 관사로 쓰고 있는 군보건의료원 의사 숙소 전경. 1층이 관사다. [사진 독자]

장영수 장수군수가 관사로 쓰고 있는 군보건의료원 의사 숙소 전경. 1층이 관사다. [사진 독자]

처음엔 장수군도 ‘관사를 새로 매입할 것인지, 빈 곳을 활용할 것인지’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장수군 재무과 관계자는 “애초 매입을 검토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장 군수가 ‘예산 절감을 위해 있는 것을 쓰자’고 해서 군 의료원 의사 숙소를 활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관련 조례에 따라 군 의료원 숙소 중 군수 관사만 재산관리관이 군 의료원장에서 재무과장으로 변경됐다”고 했다. 
 
군 의료원 숙소도 장수읍에 있다. 군청과는 걸어서 5~10분 거리다. 3층 규모의 연립주택으로 총 12가구로 구성됐다. 현재 군 의료원장과 공중보건의 등 9명이 거주한다. 장 군수 관사는 연립주택 1층에 있는 방 3개짜리 집(32평·105㎡)이다. 관사에는 장 군수 부부와 장 군수 부친, 장 군수 두 아들 중 차남 등 모두 4명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수군은 군 의료원 숙소를 군수 관사로 꾸미기 위해 군 예산 7154만원을 투입했다. 장수군 수의계약 내용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8~9월 ▶전자제품 1809만원 ▶침대 600만원 ▶가구 581만원 ▶이불 232만7000원 ▶인테리어 578만2000원 ▶싱크대 및 붙박이장 등 1306만8000원 ▶창호 교체 공사 788만원 등 총 5895만7000원을 사용했다. 입주 뒤인 지난해 11월에는 내부 수선 공사에 1259만원을 썼다. 
 
관사 관리비와 전기·전화·수도 등 공공요금도 조례에 따라 장수군이 지원하고 있다. 매달 관사 관리비 등으로 대략 30여만원이 나간다고 한다.  
 
이를 두고 “호화 청사 논란 등으로 전국적으로 기초단체장 관사를 없애는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장수군의 재정자립도는 14.4%로 전국 최하위권에 속해 ‘예산 낭비’라는 비판도 있다. 이창엽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관사는 행정 책임자의 편의를 도모해 주민 복리로 이어지게 하는 게 목적인데, 재정 형편이 어려운 장수군이 무리한 지출을 하면서까지 군수 관사를 만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장수군과 장 군수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군수 관사로 지정만 안 했을 뿐 민선 1기부터 직전 6기까지 역대 군수 대부분이 군 의료원 숙소를 관사처럼 계속 사용해 왔다”는 것이다. 장수군 관계자는 “군 의료원 숙소에 거주한 군수는 없었지만, 며칠씩 묵거나 주민들을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예산 낭비 지적에 대해선 “군 의료원 숙소 자체가 지어진 지 30년 가까이 돼 위층에서 물이 새는 등 낡아 사람이 살려면 보수가 불가피했다”는 게 장수군 설명이다.  
 
장 군수 측은 “당장 관사에서 나가긴 어렵고, 내년 하반기까지 살다가 사비로 집을 지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장수=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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