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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무너진다" 취중 분노···이랬던 김상조의 급격 변신

얼굴이 벌겋게 된 이가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청와대가 정말 이러면 안 됩니다. 정책이 다 무너져요.” 갈수록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누군가 황급히 그를 데리고 내려왔다.
 
‘그’는 김상조 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그가 공정위원장 시절이던 2018년 6월 말, 1박 2일 일정으로 지방에서 열린 공정위 세미나에서였다. 여기엔 공정위를 비롯해 유관 부처 관계자들이 100명 가까이 참석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는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는 고위 당정청 협의회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상조 정책실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당시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설계자로 불린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의 급작스러운 교체 소식에 힘들어했다고 한다. 둘은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김 81, 홍 79학번)로 각별한 사이다. 국내 석·박사 출신 교수, 진보단체 활동 등 삶의 궤적도 비슷하다. 현 정부에서 둘은 재벌 개혁의 쌍두마차로 불렸다.
 
홍 수석이 관료 출신(윤종원 경제수석)으로 교체되자 김 실장이 격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당시 세미나 참석자의 전언이다. “세미나 후 만찬 자리가 있었다. 공정위 직원 등과 어울려 술자리를 했는데 김상조 실장(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이 테이블 별로 술을 한 잔씩 받았다. 순식간에 취해버린 것 같았다. 마이크를 들고 노래도 했는데 음정과 박자가 하나도 안 맞았다. 그러더니 홍장표 경제수석 사의 건을 꺼내면서 ‘나라가 엉망’이라는 식의 말을 쏟아내 다들 놀랐다.”
 
이 무렵 정치권에선 “김상조는 소득주도성장론의 확신범”이란 말이 돌았다.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낙연 국무총리(왼쪽)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랬던 그가 달라진 걸까.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에 보니 사람이 바뀌었더라. 붕 떠 있는 개혁 얘기가 아니라 현실에 기반한 정책 얘기를 주로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도 “재벌 저격수로 반(反)기업 이미지가 강했는데 유연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대 81학번 동기인 현직 고위 관료도 최근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김상조는 대학 시절 운동권 학생은 아니었다. 하루는 경찰들이 서울대 입구에서 불심 검문을 하는 걸 보더니 상당히 화를 냈다. 그러면서도 폭력 시위가 아닌 다른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류 경제학을 공부한 현실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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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 실장의 말은 유연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1일 공정거래위원장 이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상조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가면 왜 기업 기를 꺾는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3일 열린 고위 당·정·쳥협의회에서도 “제 위치가 바뀌었기에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게 있다”고 했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를 거론하며 “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을 조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제 환경을 감안해 경제 활력을 보강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추가경정(추경) 처리 및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협조를 구했다. 일본의 사실상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선 “관련 기사를 보자마자 5대 그룹 등에 직접 연락해 국익을 위해선 정부와 재계가 함께 소통·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를 찾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가 지난달 27일 오후 국회를 찾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야당은 행동이 뒤따를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선 “사람이 쉽게 변하냐”고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직전 공정거래위원장 시절만 해도 재계에서는 기업을 쉴 새 없이 옥죈다는 불만이 계속 나왔다.이에 김 실장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며 “청와대 정책실장은 역할이 다르다”고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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