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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거 겨냥한 아베 강경책? 천만에, 日보복 이제 시작"

[인터뷰]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2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후카가와 유키코 교수는 "일본 정부는 다양한 보복 카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포토]

2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후카가와 유키코 교수는 "일본 정부는 다양한 보복 카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포토]

 
“일본 정부의 보복은 이제 단지 시작일 뿐이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사진)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의 경고다. 일본에서 거주 중인 일본인인 후카가와 교수는 30년 이상 한·일 양국의 정치와 경제를 동시에 분석해온 ‘한국통’이다. 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 현지의 격앙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를 발동했다. 일본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TV·스마트폰·반도체용 소재를 4일부터 ‘포괄적 수출 허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의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서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보복 카드 중 딱 1장을 꺼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일회성 조치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의 다양한 보복 카드 중 딱 1장 나와”
 
2016년 중앙일보와 인터뷰 당시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중앙포토]

2016년 중앙일보와 인터뷰 당시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중앙포토]

 
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이후 8개월 동안 일본에서는 주요 내각 관료들이 어떻게 한국에 보복할지 공공연하게 언급했었다고 한다. 후카가와 교수는 “실제로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TV에 나와서 ‘(한국에 보복할) 굉장히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일본 정부는 복수의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전략을 짜왔다고 한다. 예컨대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발표한 것처럼 전략물자 수출을 통제했을 때 한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큰 카드를 장기간 검토해 왔다고 한다. 또 일본 법무성은 한국을 방문하려는 일본인의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고, 일본 농림수산성은 한국산 수산물 검역을 강화하는 식이다. 
 
이 밖에도 송금 규정을 엄격하게 제한한다거나 한국 기업이 일본에 수출하는 특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 “일본 정부는 수많은 보복 카드를 갖고 있다”며 “아소 다로 부총리가 ‘신중하게 하나씩 차근차근 카드를 꺼내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日, 국제법상 문제없는 그레이 존 공략”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해서 제소하는 등 국제법에 따라 이에 맞설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후카가와 교수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자 중국 정부는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경제적 보복 행위를 했다면, 일본은 장기간 법적인 문제가 없는 ‘그레이 존(grey zone·회색지대)’을 검토한 이후 본격적으로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신중하고 철저한 일본 정부가 국제법상 근거가 부족한 조치를 취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장관도 1일 “WTO의 규칙에 근거해 실시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장기간 법적인 문제를 검토한 후 수입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2016년 인터뷰 당시 촬영한 후카가와 교수의 모습. [중앙포토]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 정부가 장기간 법적인 문제를 검토한 후 수입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2016년 인터뷰 당시 촬영한 후카가와 교수의 모습. [중앙포토]

 
그는 사태가 지금처럼 심각해진 배경으로 한국 정부의 대응방식을 꼬집었다. 일본 정부의 경고를 한국 정부가 사실상 무시해왔다는 점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을 전후로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경고했다. 일본 내부에서 문제가 계속 확대하자 아소 다로 부총리가 언론과 만나 직접 경고하기도 하고, 일본 통상성 등 한국과 채널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한국에서도 일본·통상 전문가들은 익히 알고 있었던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피드백이 없었다”며 “아마 귀찮아서 그냥 일본 정부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렸거나, 아니면 사태가 심각해지면 그제야 대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태도가 지금의 사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 무대응 전략이 참사 불러”
 
일본 정부가 일본 국민에게 공언한 내용이라,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한국에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일본이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논의를 위한 중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지만, 이 역시 한국 정부가 거절했다. 공식·비공식 채널과 접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한국 정부가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일본도 여야를 막론하고 여론이 기울었다고 한다. ‘한국이 일본을 무시한다’는 의견이 싹튼 것이다.  
 
그는 “일본의 이번 조치를 두고, 한국에서는 일본 정치권이 자국 선거에 활용하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는 분명한 오해다”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여야의 의견이 일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본 야당을 통해서 사태를 수습하려는 것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日 참의원 선거 활용說 틀렸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 [중앙포토]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 [중앙포토]

 
한일 양국 갈등의 해결방안과 관련해서 후카가와 교수는 3가지 단계적 해법을 내놨다. 그는 “일단 한국 정부가 일단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고 조언했다.
 
두 번째는 훌륭한 시각과 의견을 가진 한국의 전문가들이 강제징용 사태에 대해서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를 우선하는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다. “모든 것에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면 문제는 결코 풀리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통일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강제징용 사태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는 이견이 거의 없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있다”며 “정치인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만들고 국론을 통일한 뒤 일본과 주고받을 카드를 고민한다면 양국관계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후카가와 유키코 교수
1958년생. 1982년 일본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와세다대로 되돌아와 박사학위를 받고 야오마상대·도쿄대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 내각부 재정경제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거치면서 30년 이상 한국 정치와 경제를 분석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한국통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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