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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기자 사진
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국내 초고가 갤러리아포레···초유의 공시가 '통째 정정'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서울숲 옆에 들어서 한강 조망도 가능한 갤러리아포레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올해 이 아파트 전체 230가구의 공시가격이 정정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서울숲 옆에 들어서 한강 조망도 가능한 갤러리아포레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올해 이 아파트 전체 230가구의 공시가격이 정정됐다.

정부가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거쳐 결정한 서울 한강 변 고급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통째로 정정됐다. 2005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제도 도입 이후 널리 알려진 단지의 수백 가구 전체 공시가격이 번복되기는 처음이다. 공시가격은 정부가 한국감정원의 조사·산정을 거쳐 매년 1월 1일 시점에서 평가한 가격이다. 세금 등 생활과 밀접한 60가지의 행정 목적에 기준 가격으로 활용된다. 올해 가격은 시세의 68.1% 수준이었다.

올해 결정 공시가격 5100여가구 정정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230가구 전체 정정
상향에서 하향으로 변경, 층별 차별화
조사에서 검증 거쳐 결정까지 총체적 부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30일 결정한 올해 공동주택 1339만가구 공시가격의 이의신청 처리 결과를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138가구의 가격을 조정하고 연관된 5175가구 가격을 정정했다. 가격 조정된 가구와 같은 단지·층·크기·라인 등의 주택이 연관된 가구다.
 
가격 정정 주택에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가 들어있다. 2개 동 230가구 모두 정정됐다. 
  
이 단지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보다 비싼 국내 최고가 주상복합아파트다. 45층 초고층이고 전용 167~271㎡의 대형 주택형으로 이뤄져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현재 시세가 3.3㎡당 4570만원이고 가구당 평균 40억원이 넘는다. 2008년 2월 3.3㎡당 4390만원, 가구당 평균 37억원에 분양해 2011년 7월 입주했다. 
 
이 단지의 4월 30일 결정 공시가격은 가구당 평균 30억200만원(총 6904억5900만원)이었다. 지난해 28억9900만원(총 6668억원)보다 3.5% 올랐다. 최고 가격(45층 전용 271㎡)이 4000만원 오른 46억4000만원이다. 절반에 가까운 107가구가 30억원을 넘겼다. 서울 전체 30억원 초과는 1219가구였다.  
위치도

위치도

본지 확인 결과 지난달 28일 정정 공시가격은 가구당 평균 27억9700만원(총 6433만7600만원)으로 결정 가격보다 6.8% 내렸다. 지난해보다도 3.5% 하락했다. 230가구 중 꼭대기층 4가구가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내렸고 나머지 226가구는 최대 4억1600만원까지 더 인하됐다. 30억원 초과는 72가구로 지난해(100가구)보다 28가구 줄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이의신청에 따라 다시 조사해 시세 변동, 층·향별 차이를 고려해 조정했다”고 말했다. 
 
결정 공시가격이 잘못 산정된 것이다. 한국감정원·국민은행의 시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이 단지의 평균 시세가 별 변동 없었다. 실거래 건수가 20건이었는데 주택형·층 등에 따라 소폭 오르거나 내리며 들쭉날쭉했다.  
 
일부에선 "시세가 내렸다고 보기 모호한 데 봐주기식 하향 정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결정 공시가격에 층별 차이가 없었다. 같은 주택형, 같은 라인의 공시가격이 동일했다. 같은 라인의 전용 241㎡가 12층부터 43층까지 모두 37억7600만원이다. 6층과 9층의 217㎡도 29억5200만원으로 동일했다.  
 
이는 일반적인 공시가격 산정과 다르다. 층이 올라가면 조망권과 개방감이 좋아져 공시가격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이 단지는 35만㎡에 이르는 서울숲 옆이고 한강 조망권이 나온다. 올해 인근 한강 변 단지들의 공시가격은 저층과 고층 간 20% 이층 차이 났다. 갤러리아포레도 분양가만이 아니라 2017년 공시가격까지도 층별로 차등했다. 올해 확정 공시가격만 층별 차이를 없앴다.  
자료: 국토부

자료: 국토부

갈수록 조망권의 경제적 가치가 커지는 추세에서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해운대 초고층 주상복합들엔 바다 조망권을 두고 저층과 고층 간 배 이상 공시가격 차이가 나기도 한다.  
 
갤러리아포레 한 저층 입주민은 “지난해 같은 크기, 같은 라인 43층과 12층 간 공시가격 차이가 1억8400만원 났는데 어떻게 올해 저층이 더 많이 오르고 고층은 적게 올라 똑같아질 수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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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공시가격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다시 층별 차이를 둬 저층과 고층 간 5% 정도 차이 난다. 같은 라인, 같은 주택형에서 저층 주택의 정정 인하 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시세가 올랐는지 내렸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초고층 단지의 층을 무시한 공시가격 산정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갤러리아포레 사례는 공시가격 산정부터 적정성을 검토하는 과정까지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한국감정원이 산정한 공시가격은 감정원 검증, 국토부 심사, 국토부 심의 과정을 거친 뒤 일반인에 열람해 의견을 들어 수정해 결정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행 공시제도가 허점투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공시제도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산정과 검증 시스템 개선을 주문한다. 현재 한국감정원 직원 550명이 직원당 평균 2만4000여가구의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조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는 산정 방식을 과학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태욱 한국감정평가학회 회장은 “공시가격 조사자 상당수가 일반직원인데 가격을 평가하는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 김종필 세무사

자료: 김종필 세무사

한편 갤러리아포레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최종적으로 내렸지만 보유세(재산세·종부세) 부담은 더 커졌다. 올해부터 종부세 세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가구당 평균 공시가격이 28억9900만원에서 27억9700만원으로 1억원가량 하락했는데 이 가격에 해당하는 가구의 보유세가 1900만원에서 2300만원으로 늘어난다. 최고가 공시가격(46억원)은 변동이 없어도 보유세가 3800만원에서 5100만원으로 증가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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