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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낮술했는데 걸려"···69세 택시기사님 거짓말이죠?

지난 25일 0시5분 음주단속에 적발된 한 택시 기사가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틀전 낮에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기사는 혈중알코올농도 0.022%로 측정돼 훈방됐다. 남궁민 기자

지난 25일 0시5분 음주단속에 적발된 한 택시 기사가 경찰관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틀전 낮에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기사는 혈중알코올농도 0.022%로 측정돼 훈방됐다. 남궁민 기자

원문기사 바로가기▶ https://news.joins.com/article/23505702
 

[뉴스A/S]

그냥 술 마시면 최소 이틀은 핸들 잡지 말아야 한다는 거네 rock****

그저께 낮술뿐이라는 건 거짓말이겠지 aiit****  

 
지난달 25일 ''삐삐삐' 울린 감지기, 그저께 낮술도 걸렸다···윤창호법 첫날'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윤창호법 시행 첫날 음주단속 현장을 담은 기사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22%(처벌 대상은 아님)로 측정된 택시기사 A씨(69)의 "그저께(23일·일요일) 낮에 동료들과 소주 5~6병을 먹은 게 전부"라는 말이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주말에도 술 마시면 안 되느냐는 걱정입니다. A씨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성인 남성, 전날 낮술 소주 7병 마셔도 0%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틀 전에 술 마셨다'는 말을 검증해보기 위해 '위드마크 공식'(Widmark formula)이란 것을 사용해봅시다. 이는 경찰이 음주운전 적발 뒤 시간이 지났을 때, 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정하기 위해 쓰이는 공식입니다. 아래 공식에 마신 술의 양, 신체 조건, 음주 시간을 넣으면 특정한 시점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추정 혈중 알코올 농도=(음주량×술의 도수×알코올의 비중 0.7894)÷(체중×신체 조건에 따른 계수×10)-(음주 후 경과시간×시간당 알코올 분해량) 

 
A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짚어봤습니다. 마른 체구(55㎏ 내외)와 나이를 고려해 남성(0.87)보다 낮은 여성의 계수(0.64)를 적용했습니다. 알코올 분해 능력도 일반 성인보다 떨어진다고 가정했습니다. 
 

A씨의 추정 혈중 알코올 농도=(소주 1.5병×0.19×0.7894)÷(55㎏×0.64×10)-(36시간*0.008%)=-0.057%

 
이렇게 계산된 혈중 알코올 농도 추정치는 '-0.057%', 즉 0%입니다. 가급적 수치가 높게 나오도록 조건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이 계산이 맞다면 이틀 전에 마신 술 때문에 음주 단속에 걸릴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질병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A씨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성인이 전날 낮술로 음주운전에 적발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선 경찰관들의 설명입니다. 남성(몸무게 65㎏)이 소주 7병을 마셔도 36시간이 지나면 혈중 알코올이 측정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합니다.
 
다만 숙취운전은 적발 가능성이 큽니다. 소주 2병을 마시고 6시간이 지난 남성(65㎏)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45%로 측정될 수 있습니다. 면허 정지 기준(0.03%)을 넘습니다. 여성(55㎏)은 0.091%로 면허 취소(0.08% 이상)입니다.
 
"전날 술 한잔도 못 하나"…소주 1병, 6시간 지나면 분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박한이(40) 선수. 5월 27일 오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측정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5%였다.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에서 뛴 박한이(40) 선수. 5월 27일 오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측정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65%였다. 그는 은퇴를 선언했다.[연합뉴스]

 

어제 저녁에 반주한 게 다음날 출근 운전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면 누가 그걸 이해하고 인정하냐고요.. 폭음한 것도 아니고 반주한 건데 말입니다. redm****

 
면허 정지 기준이 0.03%로 낮아지면서 술 마신 다음 날 아침에 음주단속에 걸리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퇴근 후 가볍게 술 한잔하는 것도 어려워진다는 불만입니다.  
 
하지만 전날 가볍게 마신 술 때문에 면허정지 이상의 수치가 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성인 남성이 소주 1병을 마시고 5시간이 지나면 혈중알코올농도는 0%로 떨어집니다.
 
성인 여성(55㎏ 기준)은 7시간쯤 지나면 알코올은 모두 분해됩니다. 즉, 성인 남성이 소주 1병, 맥주(500㎖) 4캔 이하만 마신다면 다음 날 아침(6시간 후)에 운전대를 잡아도 단속에 걸릴 가능성은 작습니다.
 
일각에선 아침 단속은 지나치다고 비판합니다. 위험하지도 않은 숙취운전을 잡는 건 가혹하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7년 음주운전 사고(1만9517건) 가운데 오전 6~10시(1911건) 발생한 것은 9.8%에 이릅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단 혈중 알코올 농도가 측정됐다는 것은 몸 속에 알코올이 남아있다는 뜻"이라며 "자고 일어났다고 해도 술 마신 상태와 다를 게 없다. 운전대를 잡으면 충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술빵 먹고 음주단속 걸렸다" 사실일까?  
지난달 25일 새벽 대전의 한 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를 조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지난달 25일 새벽 대전의 한 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를 조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술빵·구강청결제·커피 심지어 빈 속에서 올라온 가스(?) 때문에 단속에 걸렸다는 댓글도 있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고도 적발될 수 있다는 속설은 사실일까요?
 
음주측정은 감지기와 측정기 검사로 이뤄집니다. 먼저 감지기 검사에서 알코올이 나오면 수치에 따라 노란불이나 빨간불이 켜집니다.
 
음주가 의심된다는 의미입니다. 감지기는 알코올에 반응합니다. 술빵처럼 알코올이 들어간 식품에 반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측정기는 에탄올에 반응합니다. 측정기 검사는 운전자가 물로 입을 헹군 후 이뤄지기 때문에 잘못될 가능성은 작습니다.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단속 현장에서 40대 택시기사가 감지기 검사에 걸렸지만, 측정기에선 혈중 알코올 농도 0%가 나왔습니다. 씹던 껌이 문제였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측정기에서도 혈중 알코올 농도가 측정되기도 합니다. 이때는 피를 뽑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자양강장제나 술빵을 먹은 운전자가 아주 드물게 측정기 검사에도 걸린다"면서 "하지만 채혈까지 거쳐 검증하기 때문에 억울하게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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