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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거부’ 여성 제압하려 업어치기…4억 물어주게 된 경찰?

[사진 픽사베이·뉴스1]

[사진 픽사베이·뉴스1]

교통 법규를 위반한 운전자가 단속 경찰관과 승강이를 벌이다가 다쳤다면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운전자 태도를 나무라는 목소리부터 공권력 행사가 위법했다는 주장까지 의견은 다양하다.
 
지난달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문혜정)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4억3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단속 거부’ 제압하려 업어치기한 경찰  
사건은 201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운전자 A씨는 그해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도로에서 끼어들기가 허용되지 않는 차로로 끼어들다가 경찰관 B씨에게 적발됐다.  
 
B씨는 A씨에게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청했다. B씨 요구에도 10분 이상 면허증을 제시하지 않다가 뒤늦게 넘겨준 A씨는 범칙금을 부과하겠다는 말을 듣고 다시 반발했다.  
 
B씨가 범칙금 부과를 위한 통고서 발부 절차에 들어가려고 하자 A씨는 자신의 운전면허증을 빼앗기 위해 B씨의 제복 주머니와 어깨 등을 붙잡았다.
 
그러자 B씨는 A씨의 목을 감싸 안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쉽게 말해 A씨를 업어치기로 제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오른쪽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등 8주간의 치료를 해야 하는 상해를 입었다. B씨는 이 일로 상해 혐의로 기소돼 2013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운전자는 억대 연봉 강사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후 A씨는 부상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14억3100여만원을 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상해로 인해 일을 못 하게 됐으니 그 수입을 물어내라는 취지의 소송이었다. A씨는 월평균 15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자였으며, 사고 직전 3년간 연소득 6억원 이상을 올렸다고 머니투데이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가 소속인 B씨가 A씨에게 상해를 가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국가에 배상 의무가 있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다만 전후 사정을 종합할 때 국가와 B씨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당시 차선을 변경하던 A씨의 교통법규 위반이 인정되고, 이를 단속하는 데 항의하면서 먼저 제복을 붙잡은 행위가 상해의 한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이 판결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자 B씨의 직무집행행위가 위법했는지를 두고 네티즌 의견이 갈렸다. “A씨가 먼저 법을 어겼다”며 B씨 행동은 정당했다는 의견이나 “엎어치기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1일 채널A에 출연해 “(이 판결로 인해) 경찰들이 뒷짐 지고 방관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비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경찰관 봉급이 얼마인데 저런 식으로 4억원을 물어줘야 한다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은 일단 경찰관 몸에 손을 대면 공격행위로 간주한다. B씨 경우도 양손에 범칙금 부과를 위한 기기를 들고 있어 양손을 못 쓰는 상황이었다. 기기를 뺏으려는 행위는 적극적인 공권력에 대한 공격 행위”라면서 “한국도 이것과 관련한 토의가 앞으로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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