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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듯한 라가르드···G20 간 이방카 치욕의 '19초 영상'

“보좌관, 딸, 그리고 이번 주는 외교관.”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 내내 그만큼이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이 있다. 혈육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다. 트럼프가 가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한 그가 사실상 외교관 임무까지 과시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도 쏟아졌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여성 역량증진 추진’을 주제로 한 특별세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이에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눈에 띈다. [AP=연합뉴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여성 역량증진 추진’을 주제로 한 특별세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이에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눈에 띈다. [AP=연합뉴스]

아베와 트럼프 사이서 찰칵…“고위 보좌관 능가”
 
이방카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트럼프의 방한 일정 대부분을 함께 했다. G20선 각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뿐 아니라 ‘여성 역량증진’을 주제로 한 특별 세션에 게스트로 참석했다. 세계 정상들과의 기념촬영 땐 주최국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자리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8일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의 회담 결과를 ‘생산적’이었다며 브리핑한 영상이 백악관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와 대언론 창구 역할까지 도맡았단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회담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 촬영 자리에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동행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회담에 앞서 찍은 기념사진 촬영 자리에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동행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의 방한 때도 그는 확대 정상회담과 청와대 만찬, 한국 재계 총수와의 면담, 비무장지대(DMZ) 방문 등 주요 행사에 빠지지 않고 모습을 보였다. 

 
틈틈이 내놓은 독자적 메시지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반도를 황금기로 인도할 길의 끝자락에 서 있다”며 “그런 목표를 실현하려면 북한이 취해야 할 중요한 조치들이 있다. 그것은 물론 비핵화”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판문점 회담 때도 트럼프와 동행했는데 북한이 어땠냐는 질문에 ‘초현실적’(surreal)이라고 말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CNN은 “세계무대에서 고위 보좌관을 능가하는 스포트라이트와 임무를 떠맡았다”며 이방카의 계속되는 외교관 따라하기 일환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방카의 두드러진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을 보여주며 행정부 내 영향력 있는 반대파의 부재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도 넘은 역할에 ‘자격 논란’도 
 
문제는 별다른 외교 경력이 없는 그가 이 정도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국무부 대변인 출신 CNN 군사 외교분석가 존 커비는 “(이방카는) 선출되지 않은 참모”라며 “미국을 대변할 권한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뚜렷한 담당 분야와 그에 따른 책임을 공식화하지 않은 채 이처럼 세계 무대에 서는 게 “민주 대의제 정부로서의 미국 위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다.
 

WP는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의 말을 통해 “트럼프 외교가 동맹들에 퍼스트 패밀리에게 잘 보이라고 비치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제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경제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 [A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19초 분량의 G20 동영상이 이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영상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크리스틴 리가르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둥글게 모여 말하는 자리에 이방카 보좌관이 끼여보려 애쓰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WP는 라가르드의 표정에 대해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의 딸과 나란히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짜증을 내는 듯 보였다”고 표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체는 “올해 G20에서 가장 도드라진 장면은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웃는 장면이 아니라 딸 이방카가 세계 정상들의 자리에 어색하게 자신을 끼워 넣는 장면이었다”고 꼬집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하며 “누군가의 딸이 되는 것은 직업 자격 조건이 아니다. 외교적 지위가 훼손된다”고 쓴소리했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동행한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에 동행한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 [AP=연합뉴스]

이방카의 도를 넘은 듯한 자격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서 열린 G20 회의에선 아버지를 대신해 영국 메이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이에 앉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방카가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는 데는 트럼프의 전폭적 지지도 한몫하고 있다. 트럼프의 전기를 쓴 그웬다 블레어는 트럼프가 이방카를 “자신의 여성 버전으로 보고 있다”며 “그녀를 그만큼이나 승자라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마지막 일정인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이방카를 연단에 세우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성사에 큰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방카가 앞서 세계은행 총재와 주 유엔 미 대사 물망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트럼프는 실제 그를 고려했었다며 “직무를 훌륭하게 수행했을 것”이라 말했었다.

 
이방카가 대통령의 자문이란 역할을 넘어서 세계무대의 주인공처럼 자꾸 서는 데 대해선 대선용 경력 쌓기란 해석도 나온다. WP는 “그녀의 야망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방카의 역할이 “국무부 특사와 닮아간다”고 썼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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