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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 짜리 기타 연주, 한국 관객에 선물한 일본밴드 글레이

지난 주말 KBS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리더 타쿠로. 가격이 3억원이나 하는 고가의 빈티지 기타다. [사진 피알비즈]

지난 주말 KBS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리더 타쿠로. 가격이 3억원이나 하는 고가의 빈티지 기타다. [사진 피알비즈]

 
 
일본의 전설적 록밴드 '글레이' 첫 내한공연, 4000여 관객 열광의 도가니 
 
일본의 4인조 록밴드 '글레이'는 일본 국민밴드라는 표현만으론 부족한, 일본 록의 전설이다. 
4000만장의 앨범판매량, 1999년 콘서트 20만 관객 동원 등 숱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해산·재결성의 부침을 겪은 '엑스 재팬' 등 동년배 그룹과 달리, 25년간 한 번도 위기를 겪지 않고 정상급 록밴드 위치를 굳혀왔다. 전성기를 지났지만, 내놓는 신곡마다 음원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이들의 전설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주말 서울 화곡동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이들의 첫 내한공연은 가뭄 끝에 찾아온 소나기처럼 중년에 접어든 국내팬들의 갈증을 말끔히 해소해줬다. '유혹' '윈터, 어게인' '소울 러브' '하우에버' 등 밀리언셀러 히트곡들을 선보이며 양일간 4000여명의 관객을 아련한 90년대 감성에 젖어들게 했고, 기타리스트 히사시는 무대에서 소주를 원샷하는 쇼맨십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부분의 곡을 작사·작곡하는 밴드 리더이자 소속사 사장을 겸하고 있는 타쿠로(48·기타리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관객보다 더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 더 일찍 올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6월의 마지막 주말,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 장면. 양일간 4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 피알비즈]

6월의 마지막 주말,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 장면. 양일간 4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 피알비즈]

6월의 마지막 주말,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 장면. 양일간 4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 피알비즈]

6월의 마지막 주말, KBS아레나에서 펼쳐진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 장면. 양일간 4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 피알비즈]

 
"발라드곡도 따라부르며 열광하는 한국 관객의 모습 놀라워" 
 
한국 팬을 직접 만난 느낌은 어떤가.   
"일본 관객은 조용히 듣기만 하는 발라드곡도 온몸으로 따라 부르고 열광하는 한국 관객의 모습에 놀랐다. 공연 영상을 보니, 카메라가 흔들릴 정도로 공연장이 들썩였다. 뜨거운 마음의 교류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에서 우리를 불러준다면 반드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5년간 밴드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홋카이도의 시골지역 하코다테에서 자라난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했기 때문이 아닐까. 보컬 테루와는 12살 때부터 친구였다. 의견 차이로 싸울 때도 있지만, 함께 술을 마시며 옛날 얘기들을 하면 감정이 금세 풀린다. 만약 우리가 음악을 안했더라도, 영화·소설 등 콘텐트를 함께 만들거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며 즐겁게 지냈을 거란 얘기를 늘 한다. 함께 있어 즐겁고, 서로 존경하기에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었다. 글레이가 마침표를 찍을 때, 다른 멤버들로부터 '타쿠로, 고마웠어'라는 말을 듣는 게 내 최종 목표다."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글레이'. 데뷔 25주년을 맞아 지난 주말 KBS아레나에서 첫 내한공연을 했다. [사진 피알비즈]

일본의 전설적인 록밴드 '글레이'. 데뷔 25주년을 맞아 지난 주말 KBS아레나에서 첫 내한공연을 했다. [사진 피알비즈]

 
"요란한 치장에 착한 음악을 하면 팔릴 거란 역발상으로 시작한 록밴드" 
 
25주년 투어명과 앨범명에 'DEMOCRACY'란 단어가 들어있는 이유는. 
"모든 활동을 멤버 전원이 논의해 결정한다. 어떤 이유로 걸음이 늦은 멤버가 있으면 초조해하거나 재촉하지 않고, 그 멤버의 보조에 맞춰준다. '글레이는 민주적'이란 한 스태프의 말을 듣고 그렇게 이름지었다. 멤버 중 누군가가 헤비메탈을 하자고 하거나, 밴드를 그만 두고 만화를 그리자고 하면 함께 논의해서 방향을 정할 것이다. 그게 글레이다."    
비주얼 록으로 출발했지만, 착한 가사를 담은 힘있는 멜로디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가 밴드를 시작했을 때 비주얼 록이 전성기였다. 다들 머리카락을 뾰족하게 세우고 진하게 화장한 얼굴로 슬픔과 절망을 노래하고 있었다. 그 때 우리는 역발상을 했다. 그렇게 치장한 외모로 따뜻하고 착한 음악을 하면 오히려 희소성 있는 밴드로 잘 팔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우리 음악에 사랑과 가족, 동료애 등이 많이 담긴 이유다. 격렬한 록부터 부드러운 발라드까지, 그리고 내 개인앨범에선 재즈·블루스도 소화하는 등 음악의 폭이 넓다는 의미에서 흑과 백의 중간인 그레이로 밴드명을 정했다." 
         
지난 주말 KBS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에서 보컬 테루가 열창하고 있다. [사진 피알비즈]

지난 주말 KBS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록밴드 '글레이'의 첫 내한공연에서 보컬 테루가 열창하고 있다. [사진 피알비즈]

 
"59년제 빈티지 기타 3억원에 구입, 기타 록밴드의 정체성 지켜나갈 것" 
 
고가의 빈티지 기타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구입하게 됐나.  
"수년 전 1959년제 깁슨 기타를 미국에서 어렵게 구해 3억원에 구입했다. 그 돈이면 고향 하코다테에서 성(城)도 세울 수 있는데(웃음). 리더로서 일이 많아 기타리스트의 일을 히사시에게 맡겨왔는데, 나 또한 기타리스트로서 밴드에 공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빈티지 기타의 세계에 입문했다. 나보다 나이가 많고, 오랜 세월 기타리스트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기타가 내게 용기와 자신감을 줬다. 고가의 기타를 무대에서 연주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난 부서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명품 기타사운드를 관객에게 들려주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도 그 기타를 연주했다. 명징한 기타 사운드를 낼 때 관객들의 눈을 보면 기타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된다. 컴퓨터로 음악하는 시대지만 기타 록밴드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이다."
지뢰제거 캠페인에 참여하고, 반전 메시지의 신문 광고를 내는 등 개인 차원의 사회참여도 활발하다.      
"'이게 과연 옳은가' 라는 의문을 멜로디에 실어 사회에 외치는 것이 록 밴드의 핵심이라 생각한다. 아티스트가 그러면 안된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지뢰 없는 세상이 더 좋은 것 아닌가. 전쟁은 미움만 낳고, 아이들을 가장 큰 희생자로 만든다. 시리아 난민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파 난민 문제를 담은 곡도 만들었다. 적어도 우리 팬들에게 세상에 이런 비극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다. 그건 아티스트로서뿐만 아니라 성인으로서의 매너라고 생각한다."
 
"난민 문제 담은 곡 만들어…아티스트의 사회참여 뭐가 문제인가"
 
'겐고(元號, 연호)'라는 신곡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나. 
"'레이와(令和)' 시대를 맞아 일본 열도가 기쁨에 들떠 있지만, 우리가 살아온 시대를 차분히 돌아보며 곡으로 만들고 싶었다. 전쟁의 참화에 휩싸였던 쇼와(昭和), 자연재해·경제침체 등으로 고통받았던 헤이세이(平成) 시대와 달리, 레이와는 서로 이해·소통하며 평화롭고 밝은 시대로 만들자는 소망을 담았다. 러브송 못지 않게 메시지송도 중요하게 여기는 게 글레이의 자존심이다. 내가 존 레논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음악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회를 바꾸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협업하고 싶은 한국 뮤지션이 있다면.
"예전에 JYJ의 준수와 재중에게 곡을 써준 적이 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 '펜타곤'의 일본 데뷔곡을 보컬 테루가 써줬는데, 그 곡을 들으니 한국 뮤지션과의 궁합이 좋다는 걸 느꼈다. 이번엔 내가 펜타곤에게 곡을 써주고 싶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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