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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12개국 식물과 만나고 씨앗 대출받아 집에 심고

김수연(왼쪽)·정해린 학생기자가 서울식물원 내 씨앗도서관에서 대출한 씨앗 봉투를 들어 보였다.

김수연(왼쪽)·정해린 학생기자가 서울식물원 내 씨앗도서관에서 대출한 씨앗 봉투를 들어 보였다.

일 년 내내 전 세계 각국의 가지각색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네, 바로 식물원이죠. 커다란 온실에서는 한겨울에도 푸릇푸릇한 나무들이 자라고, 야외에서는 봄·여름·가을, 철마다 제각기 다른 꽃들이 피어납니다. 최근 서울에도 온실을 갖춘 대규모 식물원이 문을 열었는데요. 지난 5월 서울 강서구에 정식 개장한 서울식물원입니다. 지난달 19일 이곳에 김수연·정해린 소중 학생기자가 다녀왔어요. 정수민 서울식물원 주무관이 학생기자단을 안내했죠.  
 
“서울식물원은 축구장 70개 정도를 합친 것과 비슷한 면적입니다. 총 30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고, 그중 500여 종이 온실에 있죠. 이곳 마곡동은 예전에 쌀농사를 짓던 곳이었어요. 물이 풍부하고 넓은 평야 지역이었죠. 평평하던 땅에 식물원을 지으면서 흙을 가지고 와 높낮이를 만들었습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서죠.”  
 
식물원은 크게 열린숲·주제원·호수·습지 이렇게 4개 공간으로 구분돼요. 주제원에는 어린이정원학교·마곡문화관·주제정원(야외정원)·온실 등이 있습니다. 어린이정원학교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마곡문화관에는 일제강점기에 목조가옥으로 지어진 배수펌프장이 남아 있어요.  
 
서울식물원 온실 내부의 모습. 열대·지중해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서울식물원 온실 내부의 모습. 열대·지중해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정 주무관과 학생기자단은 온실로 향하는 길에 먼저 씨앗도서관을 둘러봤어요. 우리나라 토종씨앗 400여 종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죠. 크기가 아주 작은 씨앗부터 열매처럼 커다란 씨앗까지 모양도 각양각색인 씨앗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씨앗을 대출해서 집에서 키워볼 수도 있는데요. 현재 16개 종류의 씨앗 중 하나를 대출할 수 있어요. 유채·해바라기·맨드라미·금화규·메밀·편백·곰솔(해송)·소나무·잣나무·등나무·도라지·수세미오이·봉선화·유리알옥수수·금계국·샤스타데이지 등입니다. 수연이는 유채를, 해린이는 샤스타데이지를 골랐어요. 해린이는 “씨앗을 잘 못 키워서 반납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물었어요. 정 주무관은 “씨앗을 반납하는 것이 의무 사항은 아니고, 다른 식물의 씨앗으로 반납해도 괜찮다”고 대답했습니다.
 
온실 안으로 들어서자 여러 꽃과 나무의 향기가 뒤섞인 기분 좋은 냄새가 풍겼어요. 이날은 날씨가 흐려서인지 온실 내부가 많이 덥지 않았죠. 보통 온실이 밥그릇을 엎어놓은 것 같은 돔 형태인 것과 달리, 이곳은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접시 형태였어요. 돔형 온실은 키가 큰 나무들을 중앙에 심지만 서울식물원 온실은 가장자리에 큰 나무들을 심었죠. 정 주무관은 “나무를 바라보면서 창문 밖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어요. 비나 눈이 오는 날 식물원을 찾으면 색다른 느낌이겠죠. 또 가운데가 오목해서 빗물을 모아뒀다가 식물에게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접시형 온실은 돔형보다 빛을 적게 받는다는 단점이 있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장은 ETFE라는 신소재를 이용해 식물 세포 모양의 유리창으로 만들었습니다. ETFE는 유리보다 자외선과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다고 해요.  
 
정수민(가운데) 주무관이 김수연(왼쪽)·정해린 학생기자에게 서울식물원 곳곳을 소개했다. 머리 위로 스카이워크가 보인다.

정수민(가운데) 주무관이 김수연(왼쪽)·정해린 학생기자에게 서울식물원 곳곳을 소개했다. 머리 위로 스카이워크가 보인다.

정수민(맨 오른쪽) 주무관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뱅갈고무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정수민(맨 오른쪽) 주무관이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뱅갈고무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지름이 100m에 달하는 온실은 지중해관과 열대관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12개 나라의 도시를 여행한다는 느낌으로 식물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지중해관에서는 바르셀로나(스페인)·샌프란시스코(미국)·로마(이탈리아)·아테네(그리스)·퍼스(호주)·이스탄불(터키)·케이프타운(남아프리카공화국)·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테마를, 열대관에서는 하노이(베트남)·자카르타(인도네시아)·보고타(콜롬비아)·상파울루(브라질) 테마의 식물을 볼 수 있습니다. 열대관은 지중해관보다 기온이 높게 유지돼요. 온실에 설치된 센서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조절하고 있죠. 또 열대관에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돼 있어서 걸어 올라가며 키가 큰 열대 나무의 윗부분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정 주무관은 학생기자단과 온실 안을 돌며 여러 나무들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여기 뱅갈고무나무는 아랫부분이 뿌리 같기도, 줄기 같기도 하죠. 가지에서부터 뿌리가 내려와 줄기처럼 보이는 건데요. 가지가 커질수록 뿌리도 늘어나서 둘레가 점점 커져요. 인도의 어떤 마을은 뱅갈고무나무의 뿌리 안에서 3000명 정도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해요.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인도보리수나무도 마찬가지로 뿌리가 점점 커져서 가운데 빈 공간에서 스님들이 수행을 하곤 합니다.”
나무에 달린 망고를 관찰하는 정해린 학생기자.

나무에 달린 망고를 관찰하는 정해린 학생기자.

 
하노이(베트남) 테마 구역으로 가니 망고·망고스틴·파파야·스타프루트(카람볼라) 등 과일나무들을 볼 수 있었어요. 수연이는 “나무에 달린 망고는 처음 본다”고 말했죠. 망고나무는 옻나무처럼 만졌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해요. 보고타(콜롬비아) 구역으로 걸음을 옮기자 커피나무들이 보였죠. 정 주무관은 “아라비카 커피나무 열매로는 원두커피를, 카네포라 커피나무 열매로는 인스턴트 커피를 만든다”고 설명했어요.  
 
상파울루(브라질) 구역에는 ‘워킹팜(walking palm·걸어 다니는 야자나무)’이라고 불리는 신기한 나무가 있었죠. 빛을 많이 받기 위해 자리를 옮겨 다니는 식물인데요. 땅 위 줄기의 밑동에서 나온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새로운 줄기를 지탱해주고, 그 줄기에서 또 뿌리가 뻗어 나가 새로운 줄기를 지탱하는 식으로 점차 퍼져가요. 햇빛을 받지 못하는 부분의 뿌리는 퇴화시키고 새 뿌리를 내리는 것이 마치 걸어 다니는 것처럼 보이죠. 일 년 동안 20m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해요.  
 
팔레놉시스(호접란) 꽃으로 꾸며진 벽면 앞에서 두 학생기자가 포즈를 취했다. 온실에는 이러한 포토스팟이 몇 군데 있다.

팔레놉시스(호접란) 꽃으로 꾸며진 벽면 앞에서 두 학생기자가 포즈를 취했다. 온실에는 이러한 포토스팟이 몇 군데 있다.

지중해관에서 가장 먼저 만난 건 선인장들이었습니다. 미국 서부지역의 사막 지대를 표현한 건데요. ‘용설란’은 잎이 자라며 휘어진 모양이 용의 혀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입니다. 테킬라 술과 아가베시럽을 만드는 원료가 돼요. 로마 테마 구역은 이탈리아의 계단식 정원을 재현했어요. 레몬·오렌지 나무와 여러 허브들을 볼 수 있죠. 케이프타운(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오밥나무와 호주의 물병나무는 서로 비슷하게 생겼네요.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 물을 잔뜩 머금으며 뚱뚱해지는데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 저장해 둔 물을 먹는다고 해요.  
 
온실을 나와 바깥으로 나가면 주제정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겨울철을 이겨내는 자생식물들이 야외에 심겨 있죠. ‘여름을 알리는 꽃’이라는 루드베키아가 예쁘게 피어 있었어요. 해린이는 “꽃이 활짝 핀 걸 보니 여름이 시작됐나 봐요”라고 말했어요. 길가에는 하늘나리꽃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가득 피었습니다. 주제정원에는 8개 주제의 정원이 꾸며졌는데, 곳곳에 작은 연못들도 있어서 생동감을 느낄 수 있죠. ‘롤링가든’이라는 제목의 정원에는 마치 페인트 롤러가 지나간 듯 빨간색·분홍색·노란색 등 색색의 꽃들이 심겨 있어요.  
 
 호주의 카카두 국립공원을 실제로 보는 것 같은 VR(가상현실)도 즐길 수 있다.

호주의 카카두 국립공원을 실제로 보는 것 같은 VR(가상현실)도 즐길 수 있다.

서울식물원에는 이 밖에도 식물전문도서관과 식물연구소도 있는데요. 식물연구소에는 상담실이 있어서 키우던 식물이 시들시들할 때 가져오면 왜 그런지 알려주고 해결책을 처방해줘요. 정 주무관은 “서울식물원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어요. 식물원이 시민들이 식물을 가까이 느끼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라고 말했어요.  
 
야외정원에 조성돼 있는 '롤링가든'.

야외정원에 조성돼 있는 '롤링가든'.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수연(서울 서래초 6)·정해린(서울 경복초 5) 학생기자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주소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운영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6시(3~10월), 오전 9시 30분~오후 5시(11~2월), 폐장 1시간 전 입장 마감, 월요일 휴관, 열린숲·호수·습지는 24시간 개방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13~18세) 3000원, 어린이(6~12세) 2000원
투어 및 교육 문의 02-2104-9790
 
학생기자 취재 후기
씨앗도서관에서 씨앗을 대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재밌었고 온실 속 12개 국가의 식물을 탐험한다는 것이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했어요. 대출해 온 데이지 씨앗을 심어서 다시 씨를 맺게 된다면 반납을 하러 갈 때 소나무 씨앗을 빌려오고 싶어요. 식물원에 다녀온 후 식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정해린(서울 경복초 5) 학생기자
 
새로운 식물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경험이 되어서 굉장히 좋았어요. 씨앗도 편하게 대출해서 키워볼 수 있고, 씨앗 종류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어서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식물원을 만든 취지처럼 식물을 ‘문화’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김수연(서울 서래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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