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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체포 한 달②][단독]"아들 죽였다" vs "고유정이 119신고" …의붓아들 죽음 '미스터리'

아들 죽었는데…“할머니 위독” 둘러댄 이유는?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했다“고 고소한 현남편이 제주시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상이 공개된 고유정. 프리랜서 장정필. [중앙포토]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했다“고 고소한 현남편이 제주시 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신상이 공개된 고유정. 프리랜서 장정필. [중앙포토]

검찰이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을 1일 기소키로 한 가운데 의붓아들 A군(5)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점이 증폭되고 있다. A군은 고유정의 현 남편과 그의 전 부인 사이의 아들이다.
 

청주경찰, 1일 제주서 고유정 추가 조사
“아들 죽였다” 현남편측 고소내용 확인
제주에서 청주온 지 이틀 만에 숨져
목격자, "숨지기 전날까지도 건강한 모습"
사망 당일 집안엔 3명뿐…미스터리로 남나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A군이 숨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포함한 수사관 5명을 1일 제주도로 보내 고유정을 대면 조사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그동안 확보된 자료와 정황 증거 등을 바탕으로 고유정과 A군 사망과의 연관성을 추궁할 방침이다.
 
A군 사망은 사건이 발생한 지 넉 달이 다되도록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경찰은 현남편인 B씨(37)가 제출한 고소장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어 의혹들이 풀릴지 주목된다. 앞서 B씨는 지난달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고유정을 아들 살해범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는 제주지검에 고유정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후 “아들의 감기 증세가 심한 것도 아니었는데, 아이에게 감기약을 먹이는 등 나중에 보니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아들이 청주 집으로 오기 전부터 감기를 이유로 따로 자겠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던 점 등도 의심스러웠다”고 했다. 경찰은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바탕으로 타살, 과실에 의한 사망, 자연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의붓아들, 청주 간 이틀 만에 사망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은 제주도 친가에서 지내다가 지난 2월 28일 고유정 부부와 함께 살기 위해 청주에 왔다. 고유정은 지난해 12월부터 자신의 친아들(5)과 A군이 함께 다닐 어린이집을 알아본 후 1월에는 등록금까지 냈다. 두 아들은 3월 4일 해당 어린이집에 등원할 예정이었다.
 
A군이 숨질 당시 집 안에 있던 사람은 고유정 부부 등 3명뿐이다. A군과 함께 잠을 잔 사람은 친부인 B씨였다. 당시 고유정은 감기를 이유로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숨지기 전날인 3월 1일 오후 10시쯤 먼저 잠들었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재운 뒤 오후 10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차를 마신 뒤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고유정은 A군이 숨진 채 발견되기 약 10시간 전인 2일 0시5분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이후 A군이 숨진 채 발견될 때까지 고유정 부부의 행적을 캐는 데 집중하고 있다. A군 발견 당시 얼굴과 침대 시트에는 피가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구급일지에는 “환아(A군) 방안 침대 위에 엎어진 채로 아이 아빠에게 발견됐다” “이불과 비강에 출혈 흔적 있음” 등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돼 있다.

 
지난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 [뉴스1]

고유정, 피 묻은 침대보·매트 치워
B씨는 3월 8일 제주에서 A군의 장례를 마치고 청주 자택으로 돌아왔을 때 집 안을 깨끗이 치운 점 등을 들어 고유정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B씨에 따르면 고유정은 자신의 동의 없이 사건 당시 흔적이 남은 침대보와 전기매트 등을 치웠다. 고유정은 당시 A군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이 A군이 사망한 후 어린이집에 허위 사실을 알린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유정은 A군이 사망한 이튿날인 3월 3일 오전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어 “할머니가 위독하셔서 다시 제주도로 이사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어머니가 다급하게 전화를 해왔는데, A군이 죽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했다.

 
고유정이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친아들의 정보를 수정하면서도 숨진 A군의 정보는 삭제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어린이집 측이 지난 5월 초에 보육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고유정의 친아들은 ‘입소대기 취소’가 된 반면, A군은 ‘입소대기’ 상태로 남아 있었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해 12월 해당 시스템에 두 아들의 어린이집 입소 신청을 해놨다.
 
신상 공개가 결정된 후 고유정이 카메라 앞에 선 모습들. [뉴시스]

신상 공개가 결정된 후 고유정이 카메라 앞에 선 모습들. [뉴시스]

목격자들 “숨지기 전날까지 건강”
반면 일각에선 “고유정이 의붓아들을 죽였을 가능성이 낮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유정이 A군 사망 당일 같은 방에 머물지 않았던 데다 119에 직접 신고까지 했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인화 의원실이 공개한 119신고 녹취 자료에 따르면 고유정은 3월 2일 오전 10시10분 “아이가 아프다. 자다 일어나보니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했다. 
 
당시 고유정은 평소 아이가 먹는 약을 묻는 질문에 “전날 감기약만 먹였다”고 답한 뒤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녹취록에는 당시 상황실 근무자가 심폐소생술을 유도하자 고유정이 “남편이 대신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A군의 친부인 B씨는 당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는지를 놓고 경찰과 상반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A군이 숨지기 전날 어린이집 예비소집에 갈 때까지만 해도 건강한 모습이었다는 점도 미스터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목격자는 “A군이 오전 10시쯤 어린이집에 왔는데 건강에 이상이 없어 보였다”며 “담임선생님께 인사도 잘했고, 별문제 없이 놀다가 낮 12시 전에 나갔다”고 했다.  
 
경찰은 부부의 과거 행적 등에서도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A군 앞으로 든 보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폐쇄회로TV(CCTV)에 외부 침입이 없고, A군이 친부인 B씨와 한 공간에서 잤다는 점 외에 사망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뚜렷한 증거가 없어 부부의 행적과 통신 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최경호·최충일·이병준 기자,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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