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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혁의 B트레이닝]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는 이유


토미존 서저리는 손상된 팔꿈치 인대를 신체 다른 부위의 힘줄로 바꾸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이다. 1974년 프랭크 조브 박사가 투수 토미 존(당시 LA 다저스)에게 최초로 시도해 성공을 거두자 그의 이름을 따 '토미존 서저리'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피칭 시 팔을 최대한 뒤로 젖혔다가 앞으로 뻗어야 하는 투수에게 팔꿈치 인대 손상은 흔히 발생하는 부상 중 하나다. 그래서 많은 투수가 토미존 서저리를 받는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메이저리그 투수는 208명, 마이너리그 투수는 664명으로 전체 투수 대비 26% 정도가 토미존 서저리를 경험했다고 한다.

성공률은 약 97%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성공률이 높다고 무조건 안심해서는 안 된다. ESPN 조사에 따르면, 2014년에 토미존 수술을 받았던 투수 중 35%는 두 번째 수술이었다. KBO 리그에서도 임창용(전 기아) 권오준(삼성) 백인식(SK) 등 선수가 두 번 이상 토미존 서저리를 경험했다. 왜 많은 투수가 한 번도 아닌 두 번의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는 것일까.

'펜 근골격계 센터'의 러셀 허프만 박사는 토미존 서저리로 구조적 문제는 해결했지만 인대 손상을 일으킨 원인은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감기약으로 콧물·기침 등 증상을 1차적으로 완화시켰지만, 부족한 영양 섭취·불충분한 휴식·운동 부족 등 이유로 면역력을 떨어트려 감기에 걸리게 하는 생활 습관(원인)은 고치지 않은 것과 같다. 이런 사람은 언제든지 또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는 것처럼 인대 손상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토미존 서저리 이후에도 부상 위험은 늘 존재하는 것이다.

토미존 서저리의 재활은 네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수술 이후 6주까지' 기간으로 회복에 중점을 둔다. 수술로 발생한 통증과 부종을 줄이고, 굳어 버린 관절의 움직임을 되찾는 데 힘써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6주부터 16주까지' 기간으로 가벼운 근력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떨어진 체력을 되찾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도 수술 부위에 스트레스가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16주부터 24주까지' 기간으로 공을 던지기 시작한다.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라는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에 맞춰 거리와 공 던지는 개수를 철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ITP를 하면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수술 부위의 느낌이 좋다고 계획된 프로그램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거리를 늘리거나 공을 조금 더 던지는 것이다. 네 번째 단계는 '24주부터 40주'까지로 ITP를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28주부터 마운드 위에서 피칭을 시작하는데, 반드시 50~75%의 강도 내에서만 공을 던져야 한다. 이렇게 마지막 단계까지 총 10개월의 재활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치면 마운드 위에서 100% 강도로 피칭을 시작한다.

투수의 팔꿈치 인대 손상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의 척 바우만 트레이닝코디네이터는 피로 누적과 불충분한 어깨 스트레칭, 약한 코어와 회전근개 근력, 자세 불균형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러면서 토미존 서저리 재활에서 공을 던지기 전인 2단계를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수술받게 한 원인을 하나둘씩 고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국제 스포츠 물리치료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팔꿈치 인대 부상을 입은 투수의 회전근개 근력은 매우 약하다고 한다. 특히 피칭의 폴로스로 과정에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회전근개의 외회전 근력이 매우 중요한데, 팔꿈치 인대 손상을 당한 선수는 건강한 선수에 비해 외회전 근력이 30% 떨어진다고 한다. 이런 원인을 토미존 서저리 재활 2단계에서 집중적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의 재활 프로그램은 팔꿈치에만 집중한다. 의사는 수술로 손상된 인대를 튼튼한 힘줄로 교체한 것뿐이지 원인을 해결해 준 것이 아니다. 선수로 수술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수술받아야 한다면 어떤 원인으로 토미존 서저리를 받게 된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고쳐야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이라는 대참사를 막을 수 있다.

허재혁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트레이너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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