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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분단선 넘은 용단” 트럼프 “백악관 초대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회담을 마친 뒤 함께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판문점 회담을 마친 뒤 함께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만나 사실상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분단의 상징’서 만난 북·미 정상
김 “건너오시라” 트럼프 “해보자”
깜짝 월경 뒤 자유의집까지 동행
트럼프 “김정은 안 오면 민망할 뻔”
문 대통령, 김정은 배웅 때 포옹

30일 오후 3시44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유의집 밖으로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비슷한 시각 맞은편 북측 판문각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걸어나왔다. 양 정상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 사이 군사분계선에 마주 서서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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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권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깜짝 월경(越境)을 하기도 했다. 당시 방송 화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반갑습니다. 이런 데서 각하를 만나게 될 줄은 생각을 못했다”며 “각하께서 한 발자국 건너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으시는 미국 대통령이 되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저는 괜찮다. 저는 이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좋다. 어서 한번 해보자(Okay, let’s do it, come on)”라고 언급한 뒤 북측 군사분계선으로 넘어갔다. 두 사람은 북쪽으로 넘어가 판문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남측 군사분계선을 넘어 되돌아오면서 “훌륭한 진전이다(Good progress)”고 두 번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통역 없이 대화를 나누며 회담장이 마련된 자유의집으로 향했다.
 
당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한다면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다는 그런 전례를 창조했다”고 언급하는 모습이 화면에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만나게 됐고, 경계선을 넘은 건 큰 영광이었다”며 “급한 통보였지만 받아준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트럼프 과감함에 경의”
 
이때 김 위원장은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이 행동 자체만 보지 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은 것은 좋지 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앞으로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했느냐’는 질의에 “당장이라도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할 것”이라며 “오늘은 전 세계에 위대한 날이며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오후 3시51분쯤 자유의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해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간 만남도 성사됐다. 3분간 서서 대화를 나누던 세 정상은 자유의집으로 이동했다. 회담에 참여하지 않는 문 대통령은 별도의 대기실로 향했고, 오후 3시59분 자유의집 2층 회의실에 북·미 정상이 마주 앉았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부에서는 대통령님이 보내신 친서를 내가 보면서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이런 말들도 하던데, 사실 어제 아침에 대통령님이 (트위터로) 만날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나 역시 깜짝 놀랐다”며 “정식으로 오늘 여기서 만날 것을 제안하신 말씀을 오후 늦은 시간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사전에 친서를 통해 조율된 만남이 아닌 깜짝 만남이란 뜻이다.
 
그는 “특히 북과 남 사이의 분단의 상징인 데다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자리에서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 좋게 우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한테 보여주는 만남이라고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또 앞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저는 김 위원장에게 또 다른 이유에서 감사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제가 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사실 이 자리까지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굉장히 민망한 모습이 됐었을 텐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전에 계획된 만남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비공개로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바깥에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5분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북측 인사 가운데는 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현송월 삼지현관혁악단장 겸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은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판문점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자유의집 바깥선 최선희·비건 대화
 
이날 북·미 정상회담은 53분간 진행됐다. 오후 4시51분 남·북·미 세 정상이 자유의집 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로, 문 대통령은 포옹으로 군사분계선 남측에서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김 위원장이 손을 흔들어 양 정상에게 인사하며 다시 북측 군사분계선으로 넘어간 건 오후 4시53분이었다.
 
이어서 한·미 정상은 자유의집 1층 로비에서 이번 회담에 대한 성과 브리핑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제안에 따라서 역사적 만남이 이뤄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하고 독창적인 접근방식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어떻게 될지는 우리가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바른 결과를 우리가 추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며 “오늘 이후에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문희·이유정·윤성민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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