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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저유소 화재 스리랑카인, '중실화' 아닌 '실화'로 불구속 기소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외국인 근로자에게 검찰이 '실화'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중실화' 혐의로 송치한 경찰의 의견과 다른 결론이다. 검찰은 외국인 노동자가 날린 풍등의 불씨가 저유소 기름탱크 인근 건초에 옮겨붙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모습 [뉴스1]

지난해 10월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모습 [뉴스1]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인권·첨단범죄전담부(이문성 부장검사)는 스리랑카인 A(27)에게 실화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송유관 안전관리를 부실하게 한 혐의(송유관안전관리법위반)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장(52)과 안전부장(56)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법인인 대한송유관공사와 허위보고서를 작성한 전직 근로감독관(60)도 각각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기소했다.
 
A는 지난해 10월 7일 오전 10시30분쯤 고양시 덕양구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인근 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에 불을 붙여 날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A가 날린 풍등이 저유소 기름탱크 인근 건초로 옮겨붙어 불이 나면서 휘발유 저유탱크 4개를 태우는 등 110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며 A에게 '중실화'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외국인 근로자가 날린 풍등으로 불이 났고 경찰이 A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자백을 강요하는 진술거부권 침해가 있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오면서 화제가 됐다. 
 
검찰은 경찰과 달리 A가 "실수로 불을 낸 것"이라며 '실화' 혐의를 적용했다. '중실화'는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하지만 실화는 벌금형(최고 1500만원)만 선고받는다.

 
검찰 "A에게 중과실 없다"
검찰은 "A가 날린 풍등이 저유탱크 근처로 낙하하는 것을 본 것만으로는 중실화죄에서 요구되는 중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경찰의 적용한 중실화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다.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 피의자 A(27)[연합뉴스]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 피의자 A(27)[연합뉴스]

A가 날린 풍등이 불이 꺼지지 않은 채 저유소에 떨어지고 낙하지점의 건초에 불이 붙어 저유탱크 폭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일반인의 입장에서 예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A가 불씨가 건초로 옮겨붙어 저유탱크 쪽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봤는데도 119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중과실이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등을 보면 A가 '풍등이 저유탱크 주변 잔디밭 방향으로 떨어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것 외엔 풍등의 불씨가 건초로 옮겨붙었다는 것을 봤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건조한 날씨에, 산림지역에서 풍등을 날리고 불이 붙을 수 있는 장소로 떨어지고 있는 것을 봤으면서도 직접 불씨가 꺼졌는지 확인하거나 119 신고 등 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은 과실로 인정돼 '실화죄'로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안전불감증 만연 대한송유관공사
검찰은 A를 제외한 대한송유관공사 책임자들에 대한 경찰의 판단은 그대로 적용해 기소했다.
[사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진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들은 저유탱크에 설치된 인화 방지망이 손상되거나 고정되지 않은 것을 교체·보수하지 않고, 제초작업을 한 건초더미를 저유탱크 주변에 방치함으로써 안전관리규정 준수의무를 지키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한송유관공사 안전부장은 화재 발생 3개월 전인 지난해 6월 옥외 탱크저장소 위험물 안전 정기점검 시 인화 방지망이 설치돼 있지 않음에도 점검표에 '양호'라고 허위로 기재하기도 했다. 
전직 근로감독관도 2014년 8월 14일 고양 저유소에 화염방지기를 설치하라는 시정 명령을 대한송유관공사가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이행한 것처럼 허위의 확인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대한송유관공사 직원들이 손상된 인화 방지망을 유지 보수하지 않고, 제초작업 후 건초를 저유탱크 주변에 방치하는 등 화재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관련자들과 법인을 기소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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