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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손혜원 맞수' 모셨다···김연아 PT 만든 홍보맨 영입

자유한국당이 ‘낡은 정당’ 이미지를 걷어내고 대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취임 후 외연 확장과 2030세대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24일 당 홍보본부장으로 마케팅 전문가인 김찬형 추계예대 객원교수를 임명했다. 황 대표가 임명 일주일 전 직접 김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영입을 제안했다고 한다. 현재 국민에 전달되는 당의 이미지가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되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차기 총선에서 선전할 수 없다는 황 대표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왼쪽)가 김찬형 홍보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4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왼쪽)가 김찬형 홍보본부장에게 임명장을 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찬형 본부장은 기업 홍보, 스포츠ㆍ이벤트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다. 제일기획에서 근무할 때 2002년 한ㆍ일 월드컵 개막식 총괄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05년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정상 만찬 문화공연 총감독,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ㆍ폐막식 제작단장을 역임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연사로 나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 기획을 총감독한 것도 그였다. 때문에 김 본부장이 한국당의 새로운 이미지를 기획하고 알리는 총사령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정당이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했던 과거 사례를 들어 당명 교체 수준의 ‘대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2년 1월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영입된 조동원 스토리마케팅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첫 작업으로 당명ㆍ로고 교체 작업을 단행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했고, 기존 파란색이던 상징색도 당내에서 금기시되던 빨간색으로 전격 교체해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2월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새 당명 현판식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박근혜 위원장 오른쪽. [뉴시스]

2012년 2월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새 당명 현판식에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네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축하하고 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박근혜 위원장 오른쪽.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꾼 사람도 홍보전문가 출신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다. 2015년 2월 취임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취임 초부터 의원들을 만나면 “우리가 홍보ㆍ기획 역량이 부족해 국민에게 진정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조동원 같은 분 어디 없느냐”고 말하고 다녔다. 수소문 끝에 같은 해 7월 당 홍보위원장으로 전격 발탁한 인사가 손혜원 당시 크로스포인트 대표였다.

 
2015년 12월 28일 손혜원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이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새 당명 '더불어민주당'을 소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어 '더불어민주당'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뉴스1]

2015년 12월 28일 손혜원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이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새 당명 '더불어민주당'을 소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어 '더불어민주당'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뉴스1]

손 위원장은 임명 직후부터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이름은 읽기 불편하다”고 지적하며 당명 교체를 포함한 당 리빌딩을 진두지휘했다. 이를 받아들인 문재인 대표는 같은 해 12월 손 위원장 주도의 국민 공모로 뽑힌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꿨다. 이듬해 1월 신당 창당 준비하던 안철수 전 의원도 홍보전문가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를 영입해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을 만들었다.  
 
2016년 1월 8일 서울 도화당 당사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가 신당(국민의당) 이름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2016년 1월 8일 서울 도화당 당사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가 신당(국민의당) 이름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현재 한국당 내에서도 당명과 로고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다. ‘자유’ㆍ‘한국’이라는 단어가 너무 올드하고, 로고에 있는 횃불은 투쟁 이미지가 지나치게 강조된 데다 북한의 주체사상탑과 닮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로고(왼쪽)와 북한 주체사상탑을 비교하는 사진. [SNS 캡처]

자유한국당 로고(왼쪽)와 북한 주체사상탑을 비교하는 사진. [SNS 캡처]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 직후 김성태 당시 원내대표는 “새로운 이념과 가치를 담도록 당의 간판은 새로운 이름으로 하겠다”고 말하며 지도부 차원에서 첫 당명 교체를 거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해 9월 정당개혁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당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 좋다. 당명 변경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은 탄핵 국면 당시 새누리당을 지우기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이름이다. 철학도 없고 전통도 없다. 물론 간판만 바꿔 단다고 해서 당이 새로워지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당 지도부는 당명 교체를 포함해 모든 권한을 홍보전문가에 일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찬형 본부장은 통화에서 “당의 이름이 올드한 건 맞다”면서도 “당명 교체는 많은 분의 심사숙고로 결정될 일이지 지금 당장 할 일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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