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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의실서 “은행 창구 가본 사람 있나요”물었더니

기자
강명주 사진 강명주
[더,오래] 강명주의 비긴어게인(9)
모든 것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시대가 왔다. 이 흐름을 어릴 때부터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어른들과 달리 은행 창구에 직접 가서 업무를 보지 않는다. 아늑한 침대에 누워서 계좌를 개설하고, 용돈도 송금한다. (이 사진은 기사와 연관이 없음) [중앙포토]

모든 것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스마트폰으로 일상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시대가 왔다. 이 흐름을 어릴 때부터 겪은 밀레니얼 세대는 어른들과 달리 은행 창구에 직접 가서 업무를 보지 않는다. 아늑한 침대에 누워서 계좌를 개설하고, 용돈도 송금한다. (이 사진은 기사와 연관이 없음) [중앙포토]

 
“최근 6개월 동안 은행 창구에 가본 사람 손들어보세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마다 하는 질문이다. 특히 금융산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해본다. 이번에는 몇 명이나 될까. 학생들 머리 위로 올라오는 손을 기다렸지만 내 시야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 질문 해본다. “최근 1년은요?” 그래도 역시 손을 들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은행에 계좌가 있는 사람을 손들어 보게 하니 모두 다 손을 든다.
 
다른 질문을 해본다. “통장 거래를 하는 사람 손 들어 보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3년 전에 출범한 인터넷 뱅크를 떠올린다. “이 은행과 거래하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과반수를 훨씬 넘는 숫자가 손을 들고 있다. 이번에는 은행 거래를 주로 어디서 하는지 물어본다. 몇 명이 PC로 인터넷 뱅킹을 얼마나 하는지 찾아본다.
 
내 휴대폰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진다. “휴대폰으로 모바일뱅킹 하는 사람?” 학생들이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손을 든다. 손들지 않는 학생을 찾을 수가 없다. 이미 이들은 은행을 손안에 쥐고 있다. 변했다. 완전히 변했다. 세상이 달라졌다. 지난 30년 세월 동안 이렇게 변할 수 있는가….
 
스마트폰 기반의 핀테크 3.0 시대
핀테크 3.0 시대까지 흘러왔다. 밀레니얼 세대는 핀테크 1.0 시대에서 2.0 시대 사이에 태어나 3.0 시대도 활발히 활용한다. 태어날 때부터 ATM과 폰뱅킹을 사용한 시대에 살아왔다. 이들은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일러스트 강경남]

핀테크 3.0 시대까지 흘러왔다. 밀레니얼 세대는 핀테크 1.0 시대에서 2.0 시대 사이에 태어나 3.0 시대도 활발히 활용한다. 태어날 때부터 ATM과 폰뱅킹을 사용한 시대에 살아왔다. 이들은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일러스트 강경남]

 
1980년대 중반 ATM과 24시간 폰뱅킹 서비스가 도입됐다. 핀테크 1.0 시대였다. 하지만 은행직원이 알아서 해주는 기존 업무를 고객이 직접 해야만 하는 셀프서비스가 어색하고 불안하고 불편하게 받아들여지는 시기였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업무 계산은 주판에서 계산기로 옮겨졌다. 전산화 작업의 본격화로 점차 모든 업무의 자동화가 진행됐다. IT 전산화와 더불어 90년대 중반에 선보인 인터넷 바람은 새로운 물결이었다. 가상의 시대가 전개된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새로운 세상이 온 것이다.
 
2000년대에는 홈쇼핑과 인터넷 채널을 통한 보험영업이 선보였다. 보험설계사가 노트북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시대, 바로 핀테크 2.0 시대였다.
 
2009년 스마트폰의 등장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의 시작이었다. 그것은 혁명이었다.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소비 패턴이 등장했다. 더는 틀에 박힌 정형화된 정보, 대중매체를 따라 하지 않는다. 인터넷이란 정보의 바다에서 본인이 원하는 정보를 새로운 채널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대로 직접 고른다. 나만의 세계를 만든다. 그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이 밀레니얼 세대는 핀테크 1.0 시대인 1980년대 초반부터 핀테크 2.0 시대인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출생했다.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접하고 청소년기에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을 하며 인터넷과 컴퓨터의 힘을 몸소 체험하면서 자랐다. 이 세대가 드디어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다. 세상을 손안에 넣은 것이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세대)’의 탄생이다. 신인류가 태어난 것이다.
 
은행에 디지털 바람이 불며 큰 변화가 왔듯, 사람도 크게 바뀌었다. 밀레니얼 세대 직원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기술과 사람은 바뀌었는데, 기존 금융기관은 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는 된 것일까? 힘들게 취업한 밀레니얼 세대 행원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는 기성세대의 잘못도 있을 것이다. [일러스트 강경남]

은행에 디지털 바람이 불며 큰 변화가 왔듯, 사람도 크게 바뀌었다. 밀레니얼 세대 직원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기술과 사람은 바뀌었는데, 기존 금융기관은 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는 된 것일까? 힘들게 취업한 밀레니얼 세대 행원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는 기성세대의 잘못도 있을 것이다. [일러스트 강경남]

 
모든 금융기관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뱅킹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핀테크 3.0 시대다. 이 핀테크 3.0 시대를 넘어 현재 우리는 AI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빨려가고 있다. 다음은 어느 금융인사의 하소연이다. 어렵고 험난한 은행고시를 거쳐 은행에 취직한 신입 행원 50% 이상이 1년도 되지 않아 퇴직을 원한다고 한다. 뭔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되었다. 신입 행원을 탓하기 전에 금융기관은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
 
-현 채용제도가 과연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맞는 것인지
-금융역사를 새롭게 쓸 인재보다는 시험 잘 보는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아닌지
-포노 사피엔스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그들의 튀는 생각, 색다른 언행을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있는지
-기존 획일적인 조직문화의 틀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지
 
‘포노 사피엔스’엔 뱅크 아닌 뱅킹만 중요
스마트폰 출현 후 10년도 되지 않아 기업의 지형에 대변혁이 왔다. 상상하지 못한 변화의 물결이 몰아쳤다. 과거 제조업을 바탕으로 성장하던 초일류 기업은 더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버티지 못한다. 이제는 포노 사피엔스를 얼마나 잘 이용하는지, 이 고객을 많이 가졌는지로 세계 제일이 판가름날 수 있다. 포노 사피엔스에게는 뱅크는 중요하지 않다. 뱅킹만 필요하다. 재미있고 쉽고 간편하면 더 좋다. 완전히 다른 금융 서비스 혁명이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뱅킹 시대, 새로운 문명의 시대, 이미 밀레니얼 세대가 앞장서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신인류, 그 신인류의 앞길을 우리 기성세대는 결코 막아서는 안 된다. 그들의 앞길을 열어주는 디지털 모세의 기적을 우리 기성세대가 반드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 부모세대가 우리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절대적 빈곤시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냈듯이.
 
강명주 WAA인재개발원 대표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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