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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특별대담] 김용태 의원, 고성국 박사가 말하는 보수의 生死

한국당의 중도 확장성은 황교안 대표의 공천 인적 쇄신 의지에 달려
젊은 층 비토 정서 완화하고, 탄핵 이후 보수통합 대의 모색이 관건

특집기획
“박근혜 아닌 문재인 심판으로 총선 구도 짜야”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보수의 선명성과 확장성 사이의 최적균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왼쪽)과 고성국 정치학 박사는 보수의 선명성과 확장성 사이의 최적균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선거는 본질적으로 누군가를 혼내주려고 하는 행위다. 결국 구도를 어떻게 짜느냐가 중요하다. 2020년 4월 총선의 향배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좌시할 수 없다’와 ‘탄핵 이후에도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정신 못 차렸다’란 프레임 중에서 유권자가 어디에 가중치를 두느냐에 좌우될 개연성이 크다.
 
 
대한민국 보수 세력은 2016년 4월 총선,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2018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연전연패했다. 이른바 ‘보수 필패론(必敗論)’이 힘을 얻는 현실은 곧 이 나라의 헤게모니가 진보진영으로 넘어갔음을 방증한다. 요약하면 주류세력의 교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과 ‘총선 260석 목표’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보수 필패론은 곧 보수가 지지층을 확장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론’이다. 또 그런 여지를 만들 의지조차 박약하다는 ‘회의론’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지 못한다 ▷보수가 추종한 박정희 패러다임 중 안보는 평화로, 시장은 복지로 대체됐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아무리 빠져도 50대 이하 세대는 보수정당으로 옮겨가지 않는다 ▷보수는 이념(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과 지역(TK와 PK)에서 분열되어 있다, 이렇게 큰 틀에서 4가지다. 필패론은 ‘이를 돌파하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이라면 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비관을 품고 있다.
 
 
보수진영의 재건 여부는 선거 승리로 증명될 수밖에 없다. 총선에서 이겨야 대선도 있다. 관건은 방법론, 어디에 집중하고 무엇을 버리느냐이다. 보수 내부적으로도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해법은 각양각색이다.
 
 
6월 5일 월간중앙에서 진행된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고성국 정치학 박사의 대담은 보수가 필패론을 어떻게 직시하고 있으며, 어디서부터 해법을 모색해야 하는가를 알아보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김용태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직전 리더십(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냈고, 고성국 박사는 황교안 현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기고 동기이자 [자유우파 필승 대전략]을 펴낸 보수 논객이다. 현재와 과거의 자유한국당 체제의 특질을 잘 아는 두 사람의 대담을 통해 보수의 활로를 찾아보는 의미도 있다. 두 사람은 문 정부의 정책 실정을 부각함과 동시에, 자유한국당의 살 길이 공천 쇄신에 있음을 강조했다. 각기 용어(김 의원은 보수-진보, 고 박사는 자유우파-좌파로 구분) 구사와 가치 판단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둘 다 공히 황교안 체제가 지금껏 가지 않았던 길로 걸어갈 용기가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황 대표, 탄핵에 대해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먼저 100일을 맞은 황교안 대표 체제를 평가해 달라.
 
 
고성국_
한국당은 그동안 자유우파 대중과 함께 하지 못했다. 황 대표 체제에서 한국당에 생소했던 대중집회를 통해 그걸 어느 정도 해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
 
 
김용태_
‘so far so good’(아직까지는 좋았다)이지만 중요한 것은 ‘from now’(이제부터)이다. 우리 자유한국당이 보수의 근간이고, 기둥이 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좌표를 준 것은 분명 성공이다. ‘문재인 정부가 엉망인데 보수는 뭐하는 거냐’는 물음에 황 대표 체제 이전에는 (답을 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 내가 당시 사무총장을 했지만 뼈저리게 인정할 수밖에 없다. 황 대표 체제는 거기까지는 해결했다.
 
 
고성국_
2년 전 대선과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 나온 지지율은 탄핵의 여진 속에서 나온 수치라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자유우파 유권자는 30~35%가 고정적 지지다. 원래 한국당 지지율이 그 정도 수준이다. 40%를 넘을 수 있느냐, 황 대표의 실력은 지금부터 발휘돼야 한다.
 
 
김용태_
(전통적 보수 지지율에 해당하는) 소위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관해선 어쩔 수 없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고성국_
‘누가 해도 이 정도’는 아니겠지만 ‘(황교안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됐을 것’이다. 나도 김 의원 말처럼 지금부터가 진짜 실력이라고 본다. 황 대표가 정치권에 들어온 지 100일밖에 안 됐지만, 우파진영에서 압도적 여론조사 1위를 한 것은 훨씬 전의 일이다. 우파 국민 입장에서는 ‘황교안이 있으니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정서가 있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거리에 관해 끊임없이 ‘커밍아웃’을 요구받을 것이다.
 
 
고성국_
중도층 확장성은 선거의 승패를 결정하는 포인트다. 우파는 조금 실수가 있어도 (자유한국당을) 찍는다. 그러나 중도층은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중도층을 공략하려면 디테일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황 대표가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 기계적으로 하나의 입장을 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용태_
지역구에서 국민을 상대로 표를 얻어야 하는 현실 정치인으로서 수도권 중도층 마음을 어떻게 얻느냐는 게임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저마다 입장이 있을 것이다. 이 문제를 직시하기도, 외면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다른 곳을 바라봐야 한다. 문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여기를 바라보면서 판을 끌어야 한다.
 
 
고성국_
황 대표는 고정층도 강화해야 하고, 중도층도 확보해야 하지 않겠나. (탄핵을 일관되게 반대한 20%의) 고정 지지층, (2년의 시간이 흐른 뒤 탄핵 찬성 입장에서 변화를 보이는) 중도층 일부, (여전히 탄핵은 불가피했다고 여기는) 또 다른 중도층 일부, 이 3층위의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이 문제가 얼마나 휘발성이 강한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정치권에 입문한 것 같다. 그래서 디테일을 주문하고 싶은 것이다.
 
 
“박정희의 국가주도 발전 모델과의 결별”
확장성의 시험대에 오른 황교안 대표는 6월 초 국회 사랑재에서 20·40 세대를 겨냥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 사진:연합뉴스

확장성의 시험대에 오른 황교안 대표는 6월 초 국회 사랑재에서 20·40 세대를 겨냥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 사진:연합뉴스

김용태_
우리 당은 (보수적) 지역 기반이 강한 데서 승리한 사람들이 이념 기반까지 독식하며 이끌어간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래서 무리한 공천과 편 가르기가 나왔고 전국 구도 선거에서 계속 고전을 했다. 총선에서 문 정부는 자신에 대한 평가투표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다른 곳을 바라보게 할 거다. 수도권에서 더욱 그럴 것이고. 그 방편이 바로 박 전 대통령일 것이다.
 
 
고성국_
문재인 심판론을 피하고자 박 전 대통령 심판론을 끌어낼 것이란 이야기인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박 전 대통령을 분란의 소재로 삼으려는 전략일 수 있다. 그 프레임에 우파가 끌려가면 안 된다는 포인트에도 공감한다. 그러나 자유우파 진영이 함께 가려면 탄핵을 외면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는 쉽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말려 들어가자는 게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보수진영 내부에서 정리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용태_
우리는 문 정부의 실정에 관해 나름의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중도층을 흡수하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할 텐데, 보수는 안보와 경제성장이라는 ‘박정희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김용태_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주의 모델로 나라를 발전시켰다. 엘리트 집단인 정부 관료들이 기업에 자원을 배분하는 국가주도 개발이었다. 그러나 이제 보수는 국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고성국_
한국당을, 황 대표를 과거에 매몰된 사람인 양, 꼬리표를 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당에서 ‘박정희 모델에 머물러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가. 실체 없는 유령을 만들어 놓고 때리는 거다. 그건 이미 역사적으로 지양(止揚) 된 거다. 우파는 박정희 모델이 아니라 법치·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 정체성을 포기할 수 없는 거다.
 
 
김용태_
꼭 해야 할 일은 규제개혁, 노동개혁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기업과 국민의 자유 영역에 관한 것(침범)인데 문 정부는 국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더 악착같이 하고 있다. 박정희식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극복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고성국_
(현 정부가) 자유라는 단어를 삭제하지 못해서 안달인 이유가 뭔지 우파는 의심하는 거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보면 시장경제가 맞나? 민노총은 법을 무시하고, 법치가 무너지는 것이 1~2개가 아니다. 헌법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파의 생각이 박정희, 이승만으로의 회귀인가?
 
 
김용태_
안보 문제에서 한·미동맹도 보수가 포기할 수 없다. 지정학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지만 결론은 한·미동맹으로 갈 수밖에 없을 수 있다. 다만 ‘안보는 곧 반북(反北)이고 한·미동맹뿐’이라는 것에 반공보수, 공안통치, 군부독재 더 넓게는 권위주의 체제로 야기되는 어떤 부정적인 아우라가 씌워져 있다. 이 부분에서 보수는 국민에게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한·미동맹뿐이라는 걸 설득해야 하지 않겠나.
 
 
고성국_
박정희 모델은 그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미 지양하는 공식적 선언을 했다. 5·16, 10월 유신, 인혁당 사건은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에 ‘또 뽑아달라’고 내세울 사람 별로 없다”
문 정부가 경제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한국당으로 이동하지 않는 듯하다.
 
 
김용태_
내년 총선을 2022년 대선의 교두보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반대다. 그렇게 해선 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 총선을 9회말 투아웃이라는 생각으로, 총동원 체제로 치른다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한다. 2022년까지 (문 정부가) 국정을 이렇게 한다면 나라는 되돌아올 수 없는 지경으로 빠진다. 문재인에 반대하는 정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헌법이 부여한 권능으로 국정 방향을 바꿔내겠다는 의지로 임해야 한다.
 
 
고성국_
문 정부 집권 3년차 선거여서 심판론을 벗어날 수 없다. (유권자들은) 대통령 중심제 권력구도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총선은 지역구 선거이지만 그 당에 차기 지도자가 누구냐를 동물적 감각으로 찾는다. 한국당은 황교안이라는 확고한 차기 지도자가 있다.
 
 
김용태_
내년 선거를 민주당 소속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대결구도로 치러선 안 된다.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구도를 만들고, 그 중심에 한국당이 있어야 한다. (한국당 내부의) 혁신을 해야 (보수진영) 통합의 여지를 만들 수 있다. 한국당의 현재 모습으로 통합했을 땐, 거부감이 있거나 접합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고성국_
김 의원은 문재인과 황교안 구도로 가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지지율이 그 정도 되면 (황 대표가)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황교안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당 지지율이 여기까지 왔는데. 대체 인물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황교안 중심으로 치를 수밖에 없고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김용태_
그러려면 황 대표의 집권 의지가 중요하다. 그건 욕심이 아니라 용기의 문제다. 인적혁신이라면 어떤 위험을 피하지 않겠다는 용기다. (그 과정에서) 탈당하는 세력이 나온다든지 겁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걸 넘어서는 용기가 집권 의지다. 그런 인적혁신을 통해서 (한국당 내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정책과 함께 (보수)통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고성국_
김 의원이 공천 물갈이 후유증을 이야기했다. 생각해보라.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나 당 대표가 없을 때, 강력한 물갈이가 가능한가. 대통령 권위가 있기에 여당에서 물갈이가 더 수월하게 일어났던 것이다. (강한 리더십 없이) 인적청산의 명분은 어디서 구할 것이며 그 후유증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황교안이기 때문에 강한 인적청산이 가능하다. 한국당에서 대대적인 인적청산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시 뽑아달라고 손 내밀 만한 사람들이 별로 없다. 황교안 리더십을 확고하게 하는 것, 그 힘으로 공천혁명을 단행하는 것이 한국당이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일이고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층일수록 한국당의 권위주의적 이미지에 생래적 거부감을 각인하고 있다.
 
 
김용태_
단지 문재인 정부가 잘못했다고 해서 찍는 것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을 찍을 필연성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반(反)문재인 연대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중심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이름만으로 선거를 치르면 임계점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수도권 중도성향에게 자유한국당을 찍고자 투표장으로 향할 필연성을 주려면 혁신과 통합으로 넘어서야 하지 않겠나.
 
 
고성국_
젊은 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정이다. 공정성이라는 것이 아주 심플하다. 젊은 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과정의 평등이다. 그게 우파의 가치다. 그 공정을 좌파한테 뺏긴 거다. 한국당은 이 세대를 벽으로 느낄 게 아니라 그 감성코드를 어떻게 맞출 것이냐에 포커스를 집중해야 한다.
 
 
“젊은이, 여성에게 보수는 공정하게 보이는가?”
황교안(앞줄 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와 지도부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시다“고 말했다.

황교안(앞줄 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와 지도부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시다“고 말했다.

김용태_
정권이 난맥상을 보이면 반사적으로 야당을 지지해야 하는데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소통과 퍼포먼스를 통해(유권자의 태도를) 바꾸기 쉽지 않은 점이 있다. ‘문 정부가 잘못했지만 그 전 정부는 잘했느냐’는 반문이 핵심이지 않나. 우리 자유한국당으로 표상되는 것이 기업이고 주류다. 이 주류라고 보이는 사람들을 30·40세대 등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보는 거다. 단순히 소통의 문제라 보지 않는다. 누구를 데려와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는 그게 아니다. 정말 절박하기 때문에 한국당이 손발 자르고, 다른 사람과 손잡고 해보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유권자들이) ‘싫지만 한국당을 찍을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일례로 20대 남성은 문 정부 지지에서 이탈하고 있지만 한국당으로 가지 않는다.
 
 
고성국_
정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가령 삼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기득권인 동시에 자랑이다. 두 가지 모두가 현실이라는 걸 젊은 층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자유우파의 부끄러운 부분까지 고백하고 이해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이승만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고, 박정희가 없었으면 안 됐다는 ‘불편한 진실’과 젊은 층이 마주하도록 해야 한다. 피하면 안 된다. 이승만·박정희·박근혜 사진을 치우면 무엇으로 자유우파라고 말할 수 있겠나. 그것이 바로 우리다. 대한민국 70년 역사가 우리(보수)에 의해서 만들어져 왔다.
 
 
“유권자들의 투표 기준은 구도다”
 
 
김용태_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다. 그 말 속에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힘이 있었다. 그러나 이 정부에서도 ‘열심히 살면 공정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무너졌다. 경제는 엉망이 되었는데 한국당을 봤을 땐 여전히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니 ‘하마터면’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20~40대, 그리고 여성들이 보기에 신뢰까진 아니어도 최소한 우리 당을 찍을 이유를 줄 순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고성국_
젠더 감수성이 우파한테 모자란다는 것은 편견이다. 미투가 처음 터졌을 때 우파에서 엄청 나오겠다 했는데 실제로 아니지 않았나. 젠더 감수성은 좌·우파를 떠나서 갖춰야 하고, 정책 경쟁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세대 감수성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좌파가 위선 속에서 선입견과 편견으로 우파를 공격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는데 잘 걷어내면 성(性)이 든 세대든 정면승부가 가능하다.
 
 
구도 얘기를 해보자.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없이 보수가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김용태_
지난번 총선에서 ‘국민의 당’의 수도권 대부분 지역 득표가 민주당 표의 30%를 잠식하는 상황이었다. 대체적으로 그랬다. 구도 이야기를 할 때 많은 분들이 인물과 캠페인, 정책을 말하는데 그보다 큰 구도가 전국 구도다. 즉 ‘유권자들이 투표 기준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고성국_
제일 좋은 것은 우파 진영이 하나의 당으로 모이는 것이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처럼 (통합 후)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합치지 않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정의당은 중도층 확산을 고려하지 않는다. 합당하는 순간, 민주당의 중도층 확산에 물음표가 붙을 수 있다. 한국당과 애국당의 관계가 그럴 수 있다. 한국당의 중도 확산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뛰어넘어서 하나가 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지불 대가가 클 때에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합당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국당 공천 전에 보수통합 논의 돼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논의는 보수진영의 뜨거운 감자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자강 등 내부결속을 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논의는 보수진영의 뜨거운 감자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자강 등 내부결속을 다지고 있다.

김용태_
선거의 승부처는 수도권이다. 고 박사는 자유한국당의 오른쪽을 말했지만, 나는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에 대한 큰 방향성과 원칙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현실에선 엄청 복잡한 과정이 있을 것이란 전제에서, 우리 사회에 자유한국당보다 좌측에 있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와 전문가 등을 포괄하는 담대한 통합을 위한 계획과 노력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전제는 자유한국당 내의 기득권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못하는데 심판해야 하지 않겠는가. 조금 싫더라도 우리가 어느 정도 바꾸고 손을 잡을 테니 찍어다오’, 이런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보조로 붙는 게 참신한 인물, 포퓰리즘에 맞서는 정책이다. 이런 게 결합되면 수도권에서 나름 선전하며 과반 의석을 이뤄내는 구도를 만들어내지 않겠는가.
 
 
고성국_
합당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멋지게 되는 것이다. 선수가 많고, 말이 잘 통하는 좌파들은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다. 그러나 우파는 경험이 별로 없다. 탄핵이란 심연을 건너오면서 상처가 너무 크다. 지금도 비방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우파 진영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세력인 애국당이 있고, 외곽엔 태극기 부대가 있다. 그래서 무작정 통합은 한계가 있다. 시간도 길어야 6개월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을 저지하기 위한 우파 진영의 문제의식부터 확인하자. 대의에 함께 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자는 것이다. 이런 것을 안 하고 있다가 선거 때 통합이 필요하다는 대중적 압박에 못 이기게 되면 밀실에서 만나게 된다.
 
 
현실 정당은 지역에 근거한다. 자유한국당 기준에서 보자면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도 분열된 것 아닌가.
 
 
김용태_
수도권은 조금 알지만, 저쪽(영남)은 잘 모르면서 함부로 이야기할 순 없다. 다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이 타격을 입었다. 대구·경북도 상처를 입었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지역 구도가 상당 부분 자유한국당에 유리한 구도로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성국_
민심은 지역의 대표 정치인과 일체화되지 않으면 결집력이 떨어진다. 부산·울산·경남에서 문재인과 조국이 그랬다. 한국당은 경남 출신의 홍준표가 있는데 왜 (2017년 대선 출정식을) 대구 서문시장으로 갔을까. 이러니 (부산·울산·경남) 민심 결집이 어려웠다.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을 때 구심력이 생긴다. 부산·울산·경남 민심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TK와 PK 유리 현상은 상당 부분 복원됐다. 황교안이 잘해서가 아니라 어떤 지역에도 연고가 없었다는 점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여부 등 선거법도 변수다. 패스트트랙은 어떻게 될까.
 
 
고성국_
패스트트랙은 안 될 것이다. 선거법 관련한 좌파 야합에 이미 균열이 오기 시작했다. 정개특위, 사개특위 만료 시점까지 한국당이 버티면 저지할 수 있다. 그러면 주도권을 한국당이 잡을 수 있다.
 
 
김용태_
분포로 보면, 패스트트랙은 이대로 가면 통과가 될 것이겠지만 최종적으로는 국민에 의해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리는 안과 병행되지 않는 한 통과 될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지역구 수십 개를 죽이는 건 쉽지 않다.
 
 
글 김영준 월간중앙 기자 kim.youngjoon1@joongang.co.kr / 사진 김현동 기자 kim.h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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