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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됐다더니 지도자급 격상? 김여정에게 무슨 일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25일 국회 정보위에 “김여정이 지도자급으로 격상됐다”는 보고를 하면서다.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터여서 신변 이상설까지 제기된 터였다.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 공개된 김 위원장과 당 정치국원 전원(위원, 후보위원)의 기념촬영에서 제외되고, 이후 지난 3일까지 50여일간 모습을 감춰서다. 지난 20일 방북한 시 주석도 노동당 청사를 찾아 당 정치국원 전원과 단체 기념촬영을 했는데 그는 참가하지 않았다.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해임돼 역할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이유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첫날인 2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시 주석을 영접하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여정은 이전에는 행사를 총괄하느라 행사장 주변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고위간부들 사이에 자리했다. [사진 조선중앙TV촬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첫날인 20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시 주석을 영접하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김여정은 이전에는 행사를 총괄하느라 행사장 주변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고위간부들 사이에 자리했다. [사진 조선중앙TV촬영]

 
따라서 국정원의 이런 판단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내부적으로 책임 소재를 묻고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일각에선 김여정 책임설이 돌았지만 최근 정보 당국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건재를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당국의 이런 판단은 지난 2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공항환영 행사 장면이라고 한다. 김여정은 이런 국가급 행사를 총괄하고, 김 위원장을 챙겨왔다. 그러나 20일엔 당 부위원장(정치국원급)과 도열해 시 수석과 악수를 했다. 도열해 있는 위치도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사이에 서 있었다. 당 제1부부장임에도 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 앞에 서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오른쪽)이 12일 오후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가운데),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에게 김 위원장이 보내는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오른쪽)이 12일 오후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 판문점 통일각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가운데),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에게 김 위원장이 보내는 조화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여기에 지난 12일 고(故)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보내는 김 위원장의 조화와 조문을 전달하는 메신저로 나타난 것도 그의 건재와 역할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단,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공개된 내용을 중심으로만 확인해 드릴 수 있다”며 “김여정은 지금 당 중앙위 제1부부장으로 지금까지 알려져 있고, 당 중앙위 위원 또 최고인민회의 제14개 대의원으로 북한 측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공개 자료상으로 그의 역할변화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 당국자는 “정보사항과 관련해선 구체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렵지만, 근거 없이 국회에 관련 보고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측에서 별도의 확인작업 절차를 거쳤다는 의미다.
 
김여정이 당 정치국의 공식 기념촬영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에 따라 그가 정치국 멤버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국정원의 이런 판단은 직책이 아닌 역할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의미일 수 있다. 그가 여전히 당 제1부부장을 맡고 있는만큼 간헐적으로 열리는 정치국 공식회의 자리에 착석하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과거 행사 관련 업무에서 손을 떼면서 정책을 보좌하거나 조언하면서 오히려 무게감이 더 올랐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선 하노이 회담의 결과일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정부 당국자는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른 북한 내부의 충격파가 예상외로 컸던 것 같다”며 “이후 대미, 대남 라인 정비가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김여정도 뭔가 조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체제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물었고, 이 과정에서 ‘백두혈통’이라고 봐준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김여정의 위상 변화와 휴식 겸 자숙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 이후 ‘수령을 신비화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맡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 남매가 먼저 이런 모습을 보임으로써 고위 간부들의 긴장을 유발하는 효과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간부들은 김 위원장의 심기와 눈치를 볼 수밖에없지만, 김여정은여과 없는 보고를 하고 있고, 김 위원장도 여론 수렴 과정에서 김여정에게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며 “북한 사회에서 권력은 직책이 아니라 문고리에서 나온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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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