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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DMZ 대북 메시지는…트럼프는 다를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30일 방한 때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지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DMZ 방문은 어땠을까.  
과거 DMZ를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빌 클린턴(1993년 7월), 조지 W. 부시(2002년 2월), 버락 오바마(2012년 3월) 전 대통령으로, 모두 첫 임기 때 DMZ를 다녀갔다.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만 DMZ를 찾지 않은 셈이다. 단, 아버지 부시 대통령은 레이건 행정부의 부통령 시절에 DMZ를 찾았다.  
 
이번 방한 때 트럼프가 DMZ를 방문한다면 미국 대통령으로 다섯 번째,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의 방문이 된다.  
트럼프 이전 대통령들은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DMZ를 찾았다. 북한을 마주하는 최전방이란 점에서 이들의 발언 자체가 대북 메시지가 됐다. 장소 자체가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메시지였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야전 잠바를 입고 경기도 파주 캠프 보니파스 북쪽의 오울렛 초소를 방문해 쌍안경으로 북측을 살펴봤다. DMZ를 찾은 네 명의 대통령의 동선 패턴이 거의 그랬다. 캠프 보니파스는 공동경비구역(JSA)의 미군 경비부대로, 1976년 북한의 8·18 도끼만행 사건 때 숨진 아서 G 보니파스 대위를 기념해 붙여진 이름이다. 오울렛 초소는 6·25 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다 전사한 고(故) 조셉 오울렛 일병의 이름에서 따왔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5m 떨어져 있어 쌍안경으로 보면 분계선 너머로 북한 최전방 마을인 기정동이 보인다. 
DMZ에서 관측 가능한 북한 선전마을 기장동 마을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DMZ에서 관측 가능한 북한 선전마을 기장동 마을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오바마 “북한 40~50년간 발전이 완전히 사라진 국가 보는 것 같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천안함 2주기를 하루 앞둔 2012년 3월 25일 DMZ를 찾았다. 그는 오울렛 초소에 10여 분간 머물렀다. 이어 캠프 보니파스로 가서 미군 장병들에게 “자유와 번영이란 측면에서 남북한만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곳은 없다”며 “여러분은 자유의 최전선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영양 지원 패키지를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기를 맞아 4월 ‘광명성 3호’ 위성 발사를 예고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말만 위성일 뿐 인공위성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겠다는 것과 다름없었다. 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작정하고 DMZ를 찾아 대북 강경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오바마는 이 전 대통령에게 “DMZ에서 북한 쪽을 봤을 때 50년 전을 보는 것 같다. 40~50년간 발전이 완전히 사라진 국가를 보는 것 같다”라고도 말했다.  
2012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25일 새벽 방한한 오바마 미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하여 오피오울렛에서 망원경으로 북측을 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2012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25일 새벽 방한한 오바마 미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방문하여 오피오울렛에서 망원경으로 북측을 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조지 W. 부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 가장 위험한 무기를 갖고 우리를 위협하게 놔둬선 안 돼”
아들 부시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2월 DMZ를 방문했다. 한 달 전 취임 국정 연설에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뒤였다. 부시 전 대통령은 DMZ 방문 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 가장 위험한 무기를 갖고 우릴 위협하게 놔둬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북 강경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수위를 조절하며 “미국은 전쟁을 일으킬 의사가 없고, 한국도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말도 했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DMZ 인근 도라산역에서 한반도 평화선언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경의선 복원사업으로 들어선 도라산역에서 함께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연설을 하고, 침목에 서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도라산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포토]

도라산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중앙포토]

클린턴 “북한이 핵무기 개발하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북한과 긴장이 고조됐던 시기에 DMZ를 찾았다. 1993년 7월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한 지 4개월이 되는 시점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울렛 초소에서 쌍안경으로 북측을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판문점을 방문해 도끼만행 사건이 벌어졌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까지 걸어갔다.  
대북 메시지 수위도 가장 높았다. 클린턴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당시 핵 개발에 착수한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1993년 7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에서 25m 떨어진 최북단 오울렛 초소에서 쌍안경을 든 채 북한 쪽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3년 7월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에서 25m 떨어진 최북단 오울렛 초소에서 쌍안경을 든 채 북한 쪽을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이건 “DMZ는 공산주의와 대치한 최전선”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3년 11월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DMZ를 찾았다. 그는 DMZ에 대해 “공산주의와 대치한 최전선이자 북한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지점”이라며 북한을 향해 강경하면서도 유화성을 곁들인 메시지를 던졌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이 주로 북·미 관계 긴장국면에서 DMZ를 찾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주고받은 상황에서 DMZ를 방문하는 게 된다. 이에 트럼프의 대북 발언도 3차 북·미 대화 촉구나 한반도 평화 관련 메시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방한 당시 DMZ 방문 계획을 세웠다가 기상 상황으로 방문을 취소했다. 당시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감이 극에 달했던 때다.
미국 언론 등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도보 다리 대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DMZ 방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과거와 달리 북·미가 대화 모멘텀을 찾는 시기여서 트럼프의 DMZ 방문은 북한에 대화를 재개하자는 메시지 성격이 강할 것”이라며 “한국에도 한·미 동맹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트럼프가 DMZ 방문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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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