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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강원랜드 청탁명단에 권 표시, 검찰이 나로 엮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정치권력을 의식한 검찰의 표적 수사였다.”
 

채용청탁 1심 무죄 선고 뒤 인터뷰
엑셀로 만든 청탁자 명단 ‘권 시트’
권모 건설사 회장 가리키는 것
권 회장 시인했는데 검찰이 감춰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전날 무죄가 선고된 자신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권 의원은 2012~2013년 강원랜드에 압력을 넣어 교육생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업무방해)를 비롯해 자신의 비서관을 강원랜드에 채용시킨 혐의(제3자 뇌물수수), 고교 동창을 사외이사로 지명하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2016년 2월과 2017년 9월 두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2018년 2월 안미현 검사가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3차 조사가 진행됐다. 특별수사단까지 꾸려졌다. 하지만 24일 1심 재판부는 권 의원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권 의원은 “나도 검찰에 있었지만 이렇게 무리하게 기소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검찰로서는 유무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최고 권력층에게 ‘우리는 성의를 다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인 권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는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헌법재판소 탄핵소추심판의 국회 측 소추위원으로 참가했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후 법정을 나서며 장제원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법원은 권 의원에게 채용 청탁을 받았다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뉴스1]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후 법정을 나서며 장제원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법원은 권 의원에게 채용 청탁을 받았다는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뉴스1]

 
무죄를 확신했나.
“자신 있었다. 특별수사단이 지난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도 불체포 특권을 포기했다.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나 때문에 방탄국회 열 필요 없다'고 했다”
 
2년 5개월간 세 차례 조사를 받았다.
“2016년과 2017년 수사에선 강원랜드 관계자들이 나에게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서 무혐의 처리 됐다. 그런데 2018년 2월 안미현 검사가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3차 수사가 시작됐다. 법무부는 ‘일단 진상을 파악해보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이튿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특별수사단이 구성되는 등 판이 커졌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재판부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인데 염려되진 않았나
“재판 끝나고 알았다(웃음) 그런 전력이 영향을 끼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안미현 검사는 판결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ㆍ2차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했던 됐을 때만 해도 주임검사였던 안 검사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본인이 원치 않은 인사결과가 나온 뒤 갑자기 외압을 주장했다.”
 
이번 수사에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나.
“적폐 청산을 빙자한 표적 수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소추위원이었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악연이 있다. 노무현 정부 때 부산저축은행이 비자금 조성과 주가 조작 등으로 수사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부산저축은행과 관련해 금감원에 전화를 걸어 신중하게 처리하라고 했고, 이후 문 대통령이 설립한 법무법인 부산은 부산저축은행에서 각종 사건을 수입하며 수십억원 가량의 수임료를 받았다. 내가 2012년 대선 때 이것을 여러 차례 언급하고 검찰 수사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 3차 변론기일인 2017년 1월 10일 오전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권성동 의원(가운데)와 탄핵소추위원인 김관영 (왼쪽) 이춘석 의원이 헌법재판소 대법정으로 들어가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제 3차 변론기일인 2017년 1월 10일 오전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인 권성동 의원(가운데)와 탄핵소추위원인 김관영 (왼쪽) 이춘석 의원이 헌법재판소 대법정으로 들어가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예를 들어 검찰 측은 ‘권 시트’라는 것을 유력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강원랜드에서 엑셀로 작성한 청탁자 명단이다. ‘권’이라는 표시만 보고 나로 엮었다. 아니다. '권 시트'는 권씨 성을 가진 모 건설사 회장을 가리킨다. 염동열 의원 재판 중에 강원랜드 측이 작성한 청탁자 ‘로 데이터’가 있다. 거기에 권 회장이 추천한 명단이 나오는데 ‘권 시트’와 동일하다. 즉 ‘권 시트’는 권 회장의 청탁 리스트다. 권 회장도 인정했다. 그런데 검찰은 저런 증거물은 감췄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3월에 수사는 경찰이, 기소권과 수사통제권(수사요구권)은 검찰이 행사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내놨다.
”내가 이번에 수사를 받아보니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쥐고 있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새삼 느꼈다. 자신들이 수사하다 보니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무리한 수사로 이어진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기소했고, 그 결과 청탁 사실이 입증된 게 없는데 나는 부정한 정치인이 되어 있더라. 3차 수사에서 말을 바꾼 최흥집 전 사장만 해도 특수단이 44번이나 소환조사를 했다. 그중 35회는 조서나 수사보고서 한장 없더라. 이런 강압 수사가 어딨나.”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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