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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 기피시설 다 경기로 보내냐” 이번엔 철도기지 갈등

서울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광명시민들. [사진 광명시]

서울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광명시민들. [사진 광명시]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 밤일마을. 곳곳에 ‘차량기지 이전 절대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까지 서울 구로차량기지를 이 마을 인근으로 이전하려 하자 주민들이 걸어놓은 것이다. 김광식 구로차량기지 이전 광명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동네 코앞에 광명·시흥·부천시민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노온정수장이 있는데, 서울 시민 피해를 줄이겠다고 소음·분진 등을 유발하는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시로 이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반대하는 차량기지는 철도의 주차·정비 등을 수행하는 거점기지다. 축구장 20여개에 달하는 대규모 면적(15만~20만㎡)을 차지하는 데다 소음·비산먼지 등 피해로 주민 기피시설로 꼽힌다.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생겼다. 당시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인근에 아파트 등이 들어서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도 늘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광명시 노온사동을 차량기지 이전 최종후보지로 결정했다. 지역 주민 피해를 우려한 광명시는 차량기지를 지하화하고 5개 역을 설치하는 조건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하지만 정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주민에 이어 광명시와 광명시의회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이영주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양평1)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내 차량기지는 서울시 16곳(435만3511㎡), 경기도 16곳(435만1241㎡), 인천시 3곳(87만㎡)이다. 이중 서울에 있는 구로와 신정·창동·방화·신내 등 5곳의 차량기지가 경기도 광명·부천·남양주·김포시 등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창동차량기지의 경우 2015년 서류상 착공까지 마쳤지만, 부지인 남양주 진접읍 주민들의 반대로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양주시에 걸린 서울 용산구 치매 시설 설치 반대 현수막. [연합뉴스]

양주시에 걸린 서울 용산구 치매 시설 설치 반대 현수막. [연합뉴스]

경기도 이전을 검토하는 기피시설은 차량기지만이 아니다. 서울 용산구는 양주시 백석읍에 치매 전담형 노인요양시설 설립을 추진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설 관련 복지비용을 관할 지자체가 지원하는 만큼 서울시 시설인데도 입주한 이들에게 지급되는 각종 지원금은 양주시가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재만(더불어민주당·양주2) 경기도의원은 “서울시민을 위해 경기도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문제”라며 “서울시 시설은 서울에 설치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 이후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인구증가를 겪은 서울시는 기피시설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자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인구가 적은 경기도로 눈을 돌렸다. 정부도 ‘서울특별시 행정특례에 관한 법률’ 등을 만들어 수도인 서울시를 배려했다. 이로 인해 현재 경기도엔 화장장과 공동묘지, 하수·분뇨시설 등 서울시 기피시설 40여곳이 들어선 상태다. 이영주 경기도의원은 "경기도에 있는 서울시 시설들은 문제가 발생해도 경기도가 개입할 수도 없는 데다 피해를 본 주민들에 대한 보상 등도 미흡한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관련 정보를 경기도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인근 주민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열린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기지 이전은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철도 노선 연장에 따라 경기도가 유치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면서 "한 단면만 보고 기피시설이 경기도로 갔다고 표현할 수는 없고, 철도가 광역 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노선이 연장돼 어쩔 수 없이 경기도에 자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량기지는 기피시설이 아닌 중요시설이다. 서울시 입장에서도 시 경계를 넘어 경기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모란·박형수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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