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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낮술 했는데” 단속에 덜컥…출근길에도 대리운전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단속 현장에서 음주감지기가 울려 차에서 내린 A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경찰관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틀 전에 낮술을 마신 게 전부“라고 주장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22%로 면허 정지 기준보다 약간 낮았다. [남궁민 기자]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이 강화된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단속 현장에서 음주감지기가 울려 차에서 내린 A씨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경찰관에게 항의하고 있다. ’이틀 전에 낮술을 마신 게 전부“라고 주장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22%로 면허 정지 기준보다 약간 낮았다. [남궁민 기자]

음주운전 단속기준을 강화한 일명 ‘제2 윤창호법(개정 도로교통법)’ 시행 첫날인 25일 0시 5분 서울 마포구 강변북로 진입지점.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시작하자마자 음주감지기가 “삐삐~” 울렸다.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에 한 손에 팩 우유를 든 백발의 택시 운전기사가 내렸다. A씨(69)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22%로 측정됐다. 면허 정지 기준(0.03% 이상)보다는 낮았다. 0.03%는 몸무게 65㎏의 성인 남성이 소주 1잔만 마셔도 나오는 수치다. A씨는 “그저께 낮에 동료들과 소주 5~6병을 (반주 삼아) 나눠 마신 게 전부”라며 “오늘은 빵과 우유만 먹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술 마신 다음 날에도 체내에서 알코올이 측정된 ‘숙취 운전’이다. 만일 A씨의 체내에 남아 있던 알코올양이 조금이라도 많았다면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낮술을 마셨다 해도 나이·체중 등 신체조건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충분히 알코올이 측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잠시 후 양 볼이 벌겋게 물든 B씨(33)가 현장에서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0.08% 이상) 수준인 0.083%로 측정됐다. 개정 도로교통법이 아직 시행되지 않은 전날(24일)만 해도 ‘면허정지’에 그쳤을 수치다. “윤창호법이 시행된 걸 몰랐냐”는 경찰의 질문에 그는 한동안 고개를 푹 숙였다. 같은 날 오전 2시 15분 부산에서도 20대 운전자가 단속에 걸렸다. 부산은 지난해 9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온 윤창호씨가 만취 운전자가 몬 차량에 치여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던 지역이다. 이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7%였다. B씨 역시 면허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경찰이 이날 오전 0시부터 8시까지 벌인 반짝 단속에 전국적으로 153명의 음주 운전자가 적발됐다. 한 시간에 19명씩 나온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153명 중 면허정지(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0.08% 미만)는 57명, 면허취소(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는 93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나머지 3명은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면허정지·취소 기준선은 각각 혈중알코올농도 0.05%, 0.1% 이상이었다. 이번 단속현장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0.05% 미만으로 측정된 운전자는 13명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훈방’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형사처분을 받을 처지로 바뀌었다. 단순히 단속기준만 강화된 것이 아니다. 벌칙 수준도 높아졌다. 0.03% 이상~ 0.08% 이하만 측정돼도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2회 이상 상습 음주 운전자의 경우도 처벌조항이 신설됐다. 경찰의 정당한 음주운전 측정에 불응했다가는 최대 5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도 선고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날 오전 출근길에는 대리운전을 부르거나 차를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경찰청 박종천 교통안전과장은 “앞으로 2달간 전국에서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술 한잔쯤이야’도 이제는 절대 안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 1~5월에는 5만463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하루 평균 334명에 달하는 수치다.
 
김민욱·남궁민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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