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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588, 옐로하우스…’ 전국 집창촌 철거현장서 갈등 고조

성매매 집결지 청량리588이 있던 서울 동대문구 한 재개발 지역. 지난 23일 폭발사고로 건물 옥상에서 농성하던 50대가 이튿날 숨졌다. 김정연 기자

성매매 집결지 청량리588이 있던 서울 동대문구 한 재개발 지역. 지난 23일 폭발사고로 건물 옥상에서 농성하던 50대가 이튿날 숨졌다. 김정연 기자

지난 23일 오전 11시 26분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한 건물 옥상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화상을 입은 최모(52)씨가 이튿날 오후 4시쯤 숨졌다. 이 건물이 있는 지역은 '청량리588'이라고 불리던 과거 성매매 집결지로 몇 년 전부터 재개발되면서 해체됐다. 숨진 최씨와 일부 성매매 업소 업주, 상인들은 보상금 현실화를 주장하며 지난 1월부터 2층 건물 한 동을 점거해 목에 쇠사슬을 감고 농성해왔다.
경찰은 최씨가 이유 모를 폭발로 얼굴에 화상을 입고 에어 매트리스에 떨어졌다가 다시 바닥에 부딪히며 머리를 다쳤다고 추정했다. 이곳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일어나다 결국 농성자가 숨졌다. 
 
청량리뿐 아니다. 전국 성매매 집결지에서 개발과 철거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낮 12시 20분쯤 인천 중구 신흥동 한 지역주택조합 사무실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조합 직원과 사무실을 찾은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 회원들 간 말다툼이 오가다 급기야 몸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옐로하우스는 미추홀구 숭의동에 있는 인천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로 지역주택조합 개발이 시작되면서 업소가 대부분 철거됐다. 실랑이는 20여 분 동안 계속되다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끝났다. 
지난 21일 오전 인천 옐로하우스 앞에서 이주대책위 측과 조합 간 충돌이 발생했다. 심석용 기자

지난 21일 오전 인천 옐로하우스 앞에서 이주대책위 측과 조합 간 충돌이 발생했다. 심석용 기자

 
조합 관계자는 “흉기로 협박당하고 여러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법적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옐로하우스 종사자는 “조합 측이 사람이 사는 건물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지난 21일 유리 벽을 망치로 깨트리면서 난동을 부린 것에 대해 항의하러 간 것”이라며 “흉기는 협박용으로 가져간 것이 아니었다”고 맞섰다. 이어 “조합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설 때부터 계속 비웃었으며 대립하는 과정에서 회원 한 명이 얼굴 등을 세게 맞았다”면서 “출동한 경찰이 조합 직원은 그냥 두고 회원에게 수갑을 채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보상금 줘야" vs "무단으로 거주" 
올해 초 옐로하우스 성매매 업소 철거가 시작된 뒤로 옐로하우스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이주대책위원회와 조합 간 갈등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지난 21일 부동산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결정문을 게시하기 위해 법원 집행관과 조합 측이 옐로하우스를 찾았을 때도 충돌이 일어났다. 지난 1월에는 철거업체가 고용한 고철업체 직원이 성매매 업소 관계자를 폭행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폭행당한 업소 관계자는 현재까지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보상금을 요구하는 종사자들과 건물을 비우라는 조합이 팽팽하게 맞서 앞으로도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옐로하우스 종사자들은 “과거 성매매 업소 업주·건물주였던 일부 재개발 관련자들이 여성들을 착취하더니 이제 길거리로 내쫓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 측은 “조합원들은 무주택 세대주로서 아파트를 짓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지 예전 포주나 관련자들이 아니다. 옐로하우스 종사자들이 무단으로 건물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법적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철거가 시작된 대구 중구 도원동의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모습. 송봉근 기자

지난 4일 철거가 시작된 대구 중구 도원동의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모습. 송봉근 기자

 
특수폭행·특수협박으로 각각 입건 
경찰은 24일 사건과 관련해 이들이 서로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조합 직원인 40대 남성과 50대 여성을 특수폭행 혐의로, 옐로하우스 종사자인 50대 여성을 특수협박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멱살을 잡았다거나 손으로 쳤다는 등의 진술이 엇갈려 추가 조사 뒤 혐의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잉진압 주장에 대해서는 “경찰의 제지를 따르지 않을 경우 장구를 사용할 수 있다”며 무리한 대처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대구에서는 지난 4일 철거작업에 들어간 중구 도원동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에서 고소·고발 등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 사업 시행사인 도원개발은 지난달 13일 자갈마당 건물주 등 5명을 업무 방해와 시위 선동,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등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소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자갈마당 업주 등으로 구성된 자갈마당 이주대책위원회가 대구 지역 전·현직 경찰관 10명이 비리에 연루됐다며 수사 요구 진정서를 대구경찰청에 제출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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