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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노동계 "시급 1만원", 경영계 침묵…요구안 안 내고 공회전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은 27일까지다. [뉴스1]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시한은 27일까지다. [뉴스1]

"국민이 바라는 수준이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이 25일로 예정됐던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내지 않았다. 일종의 침묵시위다. 노동계는 시급 1만원 요구안을 준비했지만 경영계의 조치에 따라 제출을 미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노사 양측에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요청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지난 19일 3차 전원회의에서 노사에 "2020년 최저임금 요구액을 4차 회의 때 제출해 달라"고 했었다. 관례상 최초 요구안은 노사가 함께 낸다. 경영계가 요구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노동계도 제출을 보류했다.
노동계 월 209만원, 연봉 2508만원…19.8% 인상 요구
노동계에 따르면 근로자 위원은 올해보다 19.8% 인상한 시급 1만원을 내년에 최저임금으로 적용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2012원이다. 월급으로 따지면 209만원, 연봉 2508만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관계자는 "한국노총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1만원보다 낮은 액수로 요구안을 책정하려 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강하게 요구해 결국 1만원으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시급 1만원 되면 40%가 최저임금…외국은 한자리 비율
이 액수대로 내년 최저임금이 책정되면 근로자 10명 중 4명꼴로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최저임금 영향률)이 된다. 현재도 최저임금 영향률은 25%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이게 40%대로 치솟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비롯한 외국은 10%가 채 안 된다. 영향률이 높은 국가로 분류되는 프랑스와 일본도 10~11%대다.
경영계 "요구액 말하지 않아도 국민이 바라는 수준 있다"
경영계가 최초 요구안을 내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데 대해 한 사용자 위원은 "굳이 액수를 말하지 않아도 이미 국민이 바라는 수준이 있는 것 아니냐"며 "우리의 침묵이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용자 위원은 "노동계가 시급 1만원을 내려는 상황에서 (요구액을) 제출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봤다"며 "우리가 액수를 말하면 노동계가 회의장을 박차고 뛰쳐나갈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용자 측은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의미에서 상징적으로라도 0.1% 삭감하는 방안 또는 동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종별 차등, 월급 병기 놓고 격론…법정 시한 또 넘길 듯
이날 회의는 지난 회의 때 결론을 내지 못한 업종·규모별 차등 적용과 월급 병기 문제를 놓고 논의를 이어갔다. 사용자 위원들은 두 문제를 매듭지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노동계는 "규모별 차등 적용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대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27일까지 매일 전원회의를 열어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과 결정 단위(시간급, 월급)에 대한 결론 도출이 늦어지면서 최저임금액 논의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법정 시한(27일)은 올해도 지키지 못할 전망이다.
"노동계도 어려운 경제상황 인식…격차 좁혀질 것"
최저임금위 관계자는 "노동계가 시급 1만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론과 어려운 경제 사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 간에 요구액 격차가 좁혀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협상이 의외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예년과 달리 경영계의 입장이 아주 강경하다"며 "경우에 따라선 사용자 위원 간의 의견 조율이 관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삭감이나 동결을 고수할 것인지, 아주 낮은 수준의 인상을 수용할 것인지를 두고 사용자 위원 간에 입장이 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최저임금, 도입 이래 한 번도 동결된 적 없어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1988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동결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가 이 기조를 유지한다면 최소한의 인상률을 받아들이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경영계 일각에서 나올 수도 있다. 98년 9월~99년 8월까지 적용된 최저임금을 전년보다 2.7% 인상한 것이 가장 낮은 인상률이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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