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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오래 사신게 죄? 6·25 보훈수당 '최대 5배' 황당 차별

지난해 6월 25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열린 6.25 전몰군경 위령제 및 6.25전몰군경 미수당유자녀탄압 규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지난해 6월 25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열린 6.25 전몰군경 위령제 및 6.25전몰군경 미수당유자녀탄압 규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똑같이 전쟁터에서 아버지를 잃었는데 어머니가 좀 더 오래 사셨다는 이유로 턱없이 적은 보상금을 받고 있습니다.”
 
김화룡(69)씨는 6ㆍ25전쟁으로 경찰이었던 아버지를 여의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뒤 홀로 남매를 키웠다. 이 때문에 김씨는 현재 국가로부터 매달 25만 7000원의 수당을 받는다. 6ㆍ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군인과 경찰관의 자녀에게 매달 지급되는 ‘6ㆍ25전몰군경 자녀수당’이다. 그러나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수당에도 불구하고, 김씨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김씨가 받는 수당이 다른 6ㆍ25전쟁 전사자 유족보다 약 80만원이나 적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한평생을 고생하다 늙었는데 이렇게 차별 대우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래 사신 게 죄인가…"
국가보훈처에서 지급하는 6ㆍ25전몰군경 자녀수당이 자녀의 어머니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차등 지급되는데 대해 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논란은 1998년 보훈처가 해당 수당을 신설할 때부터 시작됐다. 이때 ‘1997년 12월31일 이전’에 어머니가 사망한 유자녀에게만 매달 수당을 지급하고 ‘1998년 1월1일 이후’ 어머니가 사망한 유자녀에게는 아무런 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지급 기준이 되는 일시를 나누는 기준이 너무 자의적이었다는 비판이 계속 나왔다.
 
이후 수당 지급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국회에서 국가유공자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2016년 7월부터는 어머니가 98년 이후에 숨진 유자녀들도 수당을 받게 됐다. 그러나 100여만원을 받고 있는 98년 이전 어머니가 사망한 유자녀들과 같은 금액은 아니었다. 어머니가 98년 이후에 숨진 유자녀들에게 처음 지급된 수당은 11만 4000원으로, 기존에 받던 유자녀들과는 10배에 가까운 차이다.
 
정부는 “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수당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했지만 금액을 따져보면 약 12만원에서 13만원이 올라 현재 이들이 한 달에 받는 수당은 25만 7000원이다. 98년 이전 어머니가 사망한 유자녀들은 현재 109만 1000원을 받는다. 약 4.5배의 차이다. 김씨는 “만약 어머니가 97년 12월 31일에 돌아가시면 100만원을 받고, 98년 1월 1일에 돌아가셨으면 하루 차이로 20만원을 받아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국가 위한 희생 정당하게 보상해달라”
지난해 6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공원에서 6.25 합동 위령제 및 유자녀 수당 차별 규탄대회에서 전몰군경 미수당 유자녀 비대위의 김화룡 회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공원에서 6.25 합동 위령제 및 유자녀 수당 차별 규탄대회에서 전몰군경 미수당 유자녀 비대위의 김화룡 회장이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98년 이후 어머니가 사망한 유자녀는 점점 늘어 현재 1만명이 넘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6ㆍ25 전사자의 배우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25 전몰군경 미수당유자녀회’(유자녀회)를 결성했고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수당을 받지 못하는 유자녀들의 평균 나이가 70살을 넘었다”며 “어머니들은 홀로 온갖 궂은일을 하며 어렵게 자녀를 기르셨는데, 좀 더 오래 사셨다는 이유로 자녀들이 차별을 받아야 하냐”고 말했다. 이어 “유자녀들의 요구는 결국 국가를 위한 희생이 정당하게 보상받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자녀회는 보훈처와 국무총리실 등에 제도 개선 민원을 넣었지만 “예산이 부족해서 당장 개정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철폐 촉구 집회 및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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