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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항 입구 조형물 10년만 철거, 왜?…"비행기 추락 연상"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인근에 설치된 '은빛 풍어' 조형물.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인근에 설치된 '은빛 풍어' 조형물. [사진 포항시]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공항삼거리에 가면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대형 조형물이 서 있다. 커다란 꽁치가 바닥에 박혀 꼬리만 내놓고 있는 모양이다. 공항 앞 도로를 처음 지나는 운전자들은 느닷없이 나타나는 ‘꽁치 꼬리’에 시선을 빼앗기곤 한다.
 

2009년 설치된 '꽁치 꼬리' 형상 대형 조형물
포항시 주민 의견 수렴 거쳐 철거하기로 결정
"과메기란 사실 모르고 비행기 추락 연상시켜"

이 조형물은 2009년 3억원을 들여 만든 ‘은빛 풍어’란 제목의 조형물이다. 크기는 가로 11m, 높이 10m(기단 포함 16m)다. 전국 공모를 거쳐 선정된 ‘은빛 풍어’는 포항이 과메기 특구이자 경북 최대 수산물 산지임을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조형물이 설치 10년 만에 철거될 전망이다. 25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제5회 포항시경관위원회 심의를 거쳐 ‘은빛 풍어’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설치 이후부터 꾸준하게 들어온 주민들의 철거 건의를 포항시가 받아들인 셈이다.
 
조형물에 쏟아진 비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과메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꽁치의 꼬리를 형상화했지만, 상당수의 사람이 이를 고래 꼬리로 오인한다는 이유다. 조형물 설치 약 석 달 후인 2009년 6월 25일 포항시의회 보사산업위원회 회의에서도 복덕규 시의원이 “이 형상을 꽁치 지느러미로 보는 사람은 포항시 공무원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과메기 특구를 홍보하기 위해 설치한 조형물을 정작 방문객들이 고래 꼬리로 이해해 홍보 효과가 없다는 비판이다.
 
두 번째 비판은 조형물의 위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조형물 설치 전부터 동해면 주민들은 “연오랑·세오녀의 일월신화가 깃든 동해면에 과메기 조형물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과메기를 형상화하고 싶으면 과메기가 주로 나오는 구룡포로 조형물을 옮기라”고 항의했다. 2009년 4월 1일 열린 조형물 제막식도 ‘꽁치 꼬리가 동해면에 웬 말인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선 동해면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은빛 풍어' 조형물.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은빛 풍어' 조형물. [연합뉴스]

 
포항공항 앞에 설치된 조형물이 마치 비행기가 추락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꽁치 꼬리가 흡사 비행기 꼬리 부분처럼 보여서다.
 
비판이 잇따르자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21일 ‘공공조형물 동해면 은빛 풍어 관리 방안’ 주민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도 “과메기는 동해면과 관련이 깊지 않다” “꽁치 꼬리가 고래 꼬리처럼 보인다” “추락하는 느낌을 준다” 등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조형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구룡포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 주변에 휴식 공간을 조성해 공원화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주민 의견을 수렴한 포항시의 결론은 조형물 철거였다. 조형물을 구룡포로 이전하려면 작품을 4등분해 운반하는 과정에서 훼손 우려가 있어 철거로 가닥을 잡았다.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된 작품이므로 포항시도 최대한 유지‧보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조형물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부득이하게 철거를 결정하게 됐다”며 “이번 사례를 선례 삼아 지역 정서와의 화합이나 융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시민공청회를 개최하거나 사전에 충분한 의견을 듣는 등 소통을 강화해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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