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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에 눈물 쏟은 문무일 총장…검찰 잘못 ‘역사’에 새긴다

퇴임을 한 달가량 앞둔 문무일 검찰총장이 25일 검찰의 과거 잘못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검찰은 이러한 '오욕의 역사'가 담긴 전시물을 검찰 역사관에 설치해 보존할 방침이다. 
 
문무일 대국민 사과…"검찰이 본연의 소임 못해 깊이 반성"
대검찰청 4층 검찰 역사관에 검찰 과거사와 관련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김기정 기자

대검찰청 4층 검찰 역사관에 검찰 과거사와 관련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김기정 기자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검찰 역사관에서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공정한 검찰권 행사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이) 과거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인권이 유린된 사건의 실체가 축소‧은폐되거나 가혹 행위에 따른 허위자백, 조작된 증거를 제때 걸러내지 못해 국민 기본권 보호의 책무를 소홀히 했다"며 "정치적 사건에서 중립성을 엄격히 지켜내지 못하거나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지 못해 사법적 판단이 끝난 후에도 논란이 지속하게 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검찰 과오를 통해 고통을 받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했다. 문 총장은 "과거의 잘못을 교훈 삼아 향후 권한을 남용하거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도와 절차를 개선해 나가겠다"며 "형사사법 절차에서 민주적 원칙이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활동을 종료한 과거사위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고 장자연 씨 성접대 의혹 등 17개 과거사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였다. 과거사위는 이 가운데 용산참사 사건 등 8건과 관련해선 검찰의 부실수사나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검찰총장에게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책 마련 등을 권고한바 있다.
 
검찰 지난 과오, 역사로 남긴다
대검찰청 4층 검찰 역사관에 검찰 과거사와 관련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김기정 기자

대검찰청 4층 검찰 역사관에 검찰 과거사와 관련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김기정 기자

검찰은 과거사위가 재조사를 벌인 사건들을 검찰 역사관 내 전시물로 설치해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할 방침이다. '검찰의 과거를 돌아보다'란 제목이 달린 터치스크린 화면엔 과거사위가 선정한 17건의 재조사 사건과 조사 내용 및 검찰의 조치사항 등이 담겨있다. 화면 위엔 문 총장이 지난 17일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한 사진과 문 총장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등의 사진이 담겼다.
 
2008년 개관한 역사관은 대검 청사 4층에 자리 잡고 있다. 한차례 재단장을 거쳐 2015년 재개관했다. 유사 이래 검찰 역사를 소개하고 있는 역사관엔 우리나라 최초의 검사로 꼽히는 이준 열사의 흉상을 비롯해 현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대검 중앙수사부의 현판 등이 전시돼 있다. 검찰의 역사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역사관 내에 '검찰 오욕의 역사'를 새겨 오래 기억하겠다는 취지다.
 
문 총장은 광주 출신으로 고려대 법대 재학 시절 학생 운동을 했다. 20살 재수생이던 1980년엔 광주 민주화운동을 겪어 평소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빚을 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문 총장은 검찰 과거사를 대하는 태도도 이전 총장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2017년 취임 직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선 "검찰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과거사 청산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17일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한 문무일 검찰총장. [대검찰청 제공]

17일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한 문무일 검찰총장. [대검찰청 제공]

문 총장은 지난해 3월 부산에 내려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씨에게 사과했다. 같은 해 11월엔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자행된 대표적 인권 유린 사례인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17일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숨진 희생자들의 유가족 공동체인 '한울삶'을 방문해 과거사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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