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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적고 가짜 많은 참기름, 우린 왜 좋아할까?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43)
시중에서 판매되는 참기름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원래 참깨에는 벤조피렌이 없지만 볶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사진 pxhere]

시중에서 판매되는 참기름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원래 참깨에는 벤조피렌이 없지만 볶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사진 pxhere]

 
참기름이 말썽이다. 가끔 강력한 1군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검출되어서다. 참기름은 삼겹살, 마블링 소고기와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식품 중 하나다.
 
참기름은 외국에서는 별로 먹지 않는다. 특별히 좋은 기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기름에는 우리가 좋아해 마지않는 오메가3 지방산인 리놀렌산이 거의 없다. 그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정확한 학설은 아니지만, 수렵시대의 추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고기 굽는 향긋한 로스팅 향이 참기름 향과 비슷해서 그렇단다. 믿거나 말거나.
 
원래 참깨에는 벤조피렌이 없다. 볶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이다. 식품을 볶거나 고열로 처리하면 갈변현상이 일어나고 색깔이 검어짐과 동시에 독특한 향이 난다. 식품의 종류에 따라 향이 다르긴 하지만 고소하고 자극적인 좋은 향이다.
 
커피와 설탕으로 만든 '달고나'도 그렇다. 그런데 고열처리에는 향 이외에 예외 없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동반 생산된다. 여러 종류가 알려져 있으나 참기름의 경우에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생긴다. 볶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생성량은 많아진다.
 
볶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벤조피렌 생성량은 많아진다.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볶으면 색깔이 검어지고 유해물질이 많아진다. [사진 pixabay]

볶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벤조피렌 생성량은 많아진다.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볶으면 색깔이 검어지고 유해물질이 많아진다. [사진 pixabay]

 
그런데 문제는 많이 볶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는 거다. 그래서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볶으면 색깔이 검어지고 유해물질이 많아진다. 심하면 쓴맛도 난다. 참기름의 벤조피렌 기준치는 2ppb(2㎍/kg)이다. 시중에는 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참기름이 가끔 단속의 대상이 되곤 했다. 벤조피렌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됐다.
 
그러나 벤조피렌은 우리가 무심코 먹는 식품에도 많다. 생선구이, 삼겹살, 치킨, 팝콘, 훈제오리 등이 대표적이다. 식품안전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치킨과 팝콘에 ㎏당 평균 0.3ppb, 생선구이는 0.1~0.3ppb, 삼겹살은 0.08ppb 정도다. 흔히 안전하다 생각하는 한약, 커피와 땅콩, 분유 제품 등에도 미량이지만 벤조피렌은 들어 있다.
 
우리나라 참기름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외국에서는 참기름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며 기피하기도 한다. [사진 pixabay]

우리나라 참기름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외국에서는 참기름에서 지독한 냄새가 난다며 기피하기도 한다. [사진 pixabay]

 
식약청이 몇 년 전 식용유 62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47개 제품에 기준치 2ppb를 초과했다. 그중 참기름 28건, 고추기름 등 향미유 9건, 들기름 6건, 옥수수기름 2건, 콩기름과 기타 식용유지가 각 1건이었다. 지난 6월 4일에는 경기도 소재 모 식품제조업체 제품에서 기준치보다 2배 이상이 나와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참기름 소비량은 가히 세계 최고다. 외국에는 질이 별로 좋지 않은 참기름을 특별히 좋아할 이유가 없어 소비량도 미미하다. 어떤 외국인은 참기름에 지독한 스컹크 냄새가 난다고 기피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한국 외에 유일하게 일본 등 동남아에서 참기름을 소량 먹고는 있다. 이들은 보통 살짝 볶아 혹은 생으로 기름을 짜기 때문에 벤조피렌의 염려는 없으나 고소한 맛이 덜해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일본산이 가격이 싸 여행객들이 가끔 사오기도 하고 일부 수입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나 매출은 그렇게 많지 않단다.
 
참기름의 가격이 만만찮아 대량 소비하는 식당에서는 '짝퉁'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보통 기름에 참기름 향을 첨가하면 참기름과 구별이 어렵다. [사진 pxhere]

참기름의 가격이 만만찮아 대량 소비하는 식당에서는 '짝퉁'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보통 기름에 참기름 향을 첨가하면 참기름과 구별이 어렵다. [사진 pxhere]

 
그럼 질도 좋지 않은(?) 참기름이 왜 비쌀까. 바보 같은 질문이다. 귀하기 때문이다. 귀한 이유는 수확에 많은 노력이 들어가고 재배가 쉽지 않은데 수요가 많아서다.
 
그래서 중국 등의 동남아시아에서 깨를 수입하여 이를 충족시킨다. 가격은 우리의 반도 안 되지만 국산보다 맛이 떨어진단다. 그래도 가격이 만만찮아 대량 소비하는 불고깃집이나 비빔밥집에서는 대부분 짝퉁을 쓴다(한다).
 
고기를 찍어 먹는 참기름은 대부분 진짜가 아니라는 소문이다. 보통기름에 참기름 향을 첨가하면 참기름과 구별이 힘들다. 고깃집 등에서 내놓는 것은 대부분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불만 없이 먹고 있다.
 
그러나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속아서 먹긴 해도 이런 가짜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모른다가 아니라 실제 더 좋을 것 같다. 필수지방산의 함량이 더 높기 때문이다.
 
들기름에는 대중이 좋아하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이 참기름보다 수십 배나 들어 있다. 바가지 쓰는 게 억울해서 그렇지 들기름으로 만든 가짜 참기름이라면 대환영이다.
 
게다가 가짜 참기름의 판별은 참기름에는 거의 없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3(리놀렌산)의 함량을 기준으로 판별한다. 즉, 참기름에 리놀렌산이 일정이상(0.5%) 검출되면 가짜 참기름이라고 판단하고 철퇴를 가한다는 거다. 부당이득을 막기 위한 방편치고는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중에는 오메가3가 들어 있다 하면 만사형통(?)으로 치는데 말이다. 한국 사람이 참기름 다음으로 좋아하는 들기름에는 필수지방산이 특히 많다. 그러나 산패가 되기 쉬워 오래 저장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기름일수록 산패속도는 빠르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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