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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교 중엔 비건 많다고? 채식, 이젠 비주류 아니었다

[더,오래] 강하라·심채윤의 비건라이프(4)
뉴욕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파머스마켓과 작은 음악축제에는 요리 부스가 빠지지 않는다. 규모와 관계없이 가는 곳마다 채식인과 종교적 이유로 음식을 가리는 사람을 위한 다양한 식사가 있었다. 또한 식품 알레르기 정보도 명확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사진 심채윤]

뉴욕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파머스마켓과 작은 음악축제에는 요리 부스가 빠지지 않는다. 규모와 관계없이 가는 곳마다 채식인과 종교적 이유로 음식을 가리는 사람을 위한 다양한 식사가 있었다. 또한 식품 알레르기 정보도 명확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사진 심채윤]

 
브루클린의 주말,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덤보(Dumbo) 지역에서 작은 축제가 열렸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자유롭게 노래와 연주를 선보이고 사람들은 축제를 즐겼다. 우리도 비건 음식을 즐겁게 먹으며 공연을 보았다. 부스마다 비건 옵션과 ‘이런 것도 가능해?’라고 여길 만큼 다양한 비건 음식이 있었다. 좋은 공기를 맘껏 느끼며 야외에서 즐기는 그들의 축제문화가 좋았고, 규모와 관계없이 어디서나 채식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에 놀랐다.
 
뉴욕에서의 점심은 주로 샐러드 바를 이용했다. 먹고 싶은 요리를 골라 담고 무게에 따라 계산한다. 뉴욕의 많은 간이음식점이 이런 형태의 샐러드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샐러드가 메인요리에 곁들여 먹는 풀이 아니라 푸짐한 요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홀푸드 마켓(Wholefoods Market)은 여행자뿐 아니라 매일 식사를 해결하는 미국인에게 훌륭한 장소였다. 장을 보러 가지 않고도 식사를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많은 현지인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 때문에 늘 활기찬 분위기다.
 
샐러드 바에서 비건 옵션으로 다양한 식사를 할 수 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채식메뉴 표기가 있다. 피자부터 파스타, 아시안 요리나 수프, 디저트까지 채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 심채윤]

샐러드 바에서 비건 옵션으로 다양한 식사를 할 수 있다.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채식메뉴 표기가 있다. 피자부터 파스타, 아시안 요리나 수프, 디저트까지 채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 [사진 심채윤]

 
한국에서 흔치 않은 샐러드 코너는 채식하지 않는 사람도 뉴욕에 간다면 즐겁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비용을 아끼면서 쾌적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여행 노하우이다. 여행자는 오히려 일반식당에서 식사하고 현지인은 샐러드 바를 즐겨 이용하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많은 뉴요커가 샐러드 바에서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먹는 일’이 더 간소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삶에서 음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건강한 음식이 건강한 몸을 만들고, 몸이 건강해야 삶도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일이 간소해지면서 주방, 냉장고, 식재료가 변한다. ‘먹고 사는 문제’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일이다. 음식에서 시작한 간소하고 건강한 삶,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홀가분한 미니멀 라이프를 살 수 있게 되었다.
 
뉴욕에서 몇 곳의 채식식당을 가보기도 했는데 집주인인 제프리가 추천해 준 식당이 인상적이었다. ‘카라반(Caravan Of Dreams)’이라는 식당이다. 비건 식당인 카라반은 채식식당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모두 깨뜨려 준 곳이다.
 
고기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를 채소, 곡류, 콩, 견과류를 이용해서 선보이는 채식식당 ‘카라반’. 렌틸콩 버섯요리와 채소 리소토를 먹었다. 신선한 재료가 넉넉하게 담긴 음식은 맛도 훌륭했다. [사진 심채윤]

고기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요리를 채소, 곡류, 콩, 견과류를 이용해서 선보이는 채식식당 ‘카라반’. 렌틸콩 버섯요리와 채소 리소토를 먹었다. 신선한 재료가 넉넉하게 담긴 음식은 맛도 훌륭했다. [사진 심채윤]

 
오래된 선술집 분위기에 뚱뚱한 여주인이 커다란 칼을 들고 고기를 손질할 것 같은 공간이다. 굉장한 반전이었다. 뭐든 예상 가능한 것보다 반전 있는 공간이 좋다. 사람도 좋은 쪽으로 반전이 있으면 매력이 커지듯이 말이다. 고기가 재료로 쓰이는 모든 요리를 식물로 대체하여 아름답게 선보이고 있었다. 채식요리들의 가격 또한 뉴욕 식당의 여느 음식들과 다르지 않았다.
 
뉴욕에서 채식요리를 먹는 것은 돈을 더 지불해야 하는 특별한 선택이 아니었다. 어떤 색의 옷을 입을지 고르듯, 일상의 ‘평범한 선택’이었다. 채식식당과 비건 디저트는 채식인만 찾는 특별한 선택이 아니었다. 채식하지 않는 사람도 건강을 생각해서 간헐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채식 식당이 많았을 뿐 아니라 일반식당에서도 채식 옵션이 가능할 만큼 대중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채식에 대한 또 하나의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날 저녁 제프리의 집을 찾은 그의 친구와 함께 늦은 밤 이야기를 나누었다. 군 장교로 전역한 제프리의 친구는 군에 있을 때 체력관리를 위해 비건 식사를 즐겨 했다고 한다. 우리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 군에서 비건 식사가 가능하다고? 게다가 장교 중 비건이 더 많다는 사실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 그가 알려준 다이어트 비결이 있었다. 살을 빼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식습관이라고 했다. 운동보다 식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우리는 매우 공감했다.
 
다이어트는 얼마나 적게 먹느냐보다 무엇을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 해마다 여름이 다가오면 다이어트를 위한 제품과 방법이 사람을 솔깃하게 만든다. 가장 기본적인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늘 당하듯 상술에 넘어갈 따름이다. 뉴욕을 떠나는 날 아침, 냉장고에 메모와 함께 착즙 주스가 놓여있다. 해 뜨기도 전에 출근한 제프리가 남긴 메모였다. ‘너희들이 마실 수 있는 주스로 골랐어. 뉴욕에 다시 온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작은 배려, 선택의 존중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함. 뉴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채식은 비주류가 아니라 힙한 뉴요커의 문화였다. 다양성의 넓은 선택 안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비건 라이프스타일은 이렇게 우리에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의 레시피
캐슈너트 후무스로 만드는 비건 베이글 샌드위치
캐슈너트 후무스로 만든 비건 베이글 샌드위치. [사진 심채윤]

캐슈너트 후무스로 만든 비건 베이글 샌드위치. [사진 심채윤]

 
재료
캐슈너트 후무스 재료(최소 4시간 이상 물에 불린 캐슈너트 한 컵, 레몬 반개 분량의 즙, 참깨 3스푼, 마늘 1~2쪽, 반 티스푼의 커민 향신료(생략 가능), 소금), 아보카도, 양파, 로메인 등 채소, 베이글
 
1. 캐슈너트 후무스 만들기
재료를 모두 블렌더에 갈아준다. 약간의 물을 더하면서 점도를 조절하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갈아주자. 캐슈너트 후무스는 크래커나 얇게 썬 열매채소에 곁들여 카나페처럼 즐겨도 좋다.
2. 아보카도, 양파, 로메인 등 좋아하는 채소를 준비한다. 구운 버섯이나 토마토, 오이도 잘 어울린다.
3. 베이글을 반으로 잘라 후무스를 바르고 채소를 곁들인다.
 
강하라 작가·심채윤 PD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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