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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노무현의 3년 차, 문재인의 3년 차

신용호 정치국제 에디터

신용호 정치국제 에디터

유시민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20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집을 비교하는 대목이 나온다.
 
▶김어준=“노 대통령과 문 대통령 중 누구 더 고집이 세나?”
 
▶양정철=“고집이 세기로는 문 대통령이 훨씬 세죠. 노 대통령은 고집은 세지만 참모들과 토론을 할 때…”
 
▶김어준=(말을 끊으며) “문 대통령은 토론 안 한답니까 살아있는 권력인데…”
 
▶양정철=“아니 토론 많이 하고. 다 수용하는데 훨씬 더 고집은 노 대통령보다 문 대통령이 세다.”
 
▶유시민=“그럼요. 적폐 청산, 이런 거 짝~ 밀고 나가잖아.”
 
▶양정철=“노 대통령은 겉으로 굉장히 강하지만 속으로 굉장히 여리고 섬세한 분이다. 근데 문 대통령은 겉으론 섬세하고 여린 분 같은데 속은 훨씬 더 강하고 단단한 분이다.”
 
서소문 포럼 6/25

서소문 포럼 6/25

두 사람을 잘 안다는 이들의 평가라 그럴듯하다. 사실 문재인의 정치에서 노무현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고집은 노무현 정부의 교훈에서 온다”며 “노 대통령이 소수파로서 고생했던 걸 5년 내내 옆에서 지켜봤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다. 3년 차는 대통령이 권력을 제대로 아는 시점이다. 권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동시에 갈수록 권력에 힘이 빠질 것이란 것도 예감하는 시기다.
 
노무현의 3년 차를 보자. 2005년 6월, 여당 내에선 노 대통령을 향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정책추진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당시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친노와 반노가 충돌했고 여권은 혼란스러웠다. 그런 와중에 대연정(야당과의 연정) 제안으로 정치권은 파문의 연속이었다. “연정론을 추진하기 위해 무당파로 있어야 한다”(안영근 전 의원)는 탈당 주장까지 나왔다. 거기다 4·30 재보궐(국회의원 6곳)에 이어 10·27 재보궐(4곳) 선거에서 전패한다. 오죽했으면 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 시작부터 레임덕이었다”(7월 한인회장단 초청 다과회)고 했을까.
 
문재인의 3년 차는 어떤가. 당청 충돌이 없다. 오히려 여당이 안 보인다. 여당이 대통령의 지지율에 업혀 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다섯 기수를 넘은 파격에 중앙지검장의 총장 직행 인사였다. 그러면서 1~2년 차에 이어 적폐 청산은 멈춤이 없다는 것을 알렸다. 소신인 검찰 개혁 의지도 함께 담았다. 한국당엔 강경 일변도다.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5월 13일, 나경원의 ‘달창’ 발언 후)→“독재자의 후예”(5·18 기념식에서)→“기본과 상식을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5월 29일, 한·미 정상 통화 유출 파동 후)는 표현으로 야당을 몰아세웠다.
 
대조적인 3년 차다. 국정을 운영할 정치적 상황은 문 대통령이 노 대통령 때보다 훨씬 낫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의 3년 차를 민정수석으로 지켜봤다. 그 학습 효과는 확실한 듯하다. 그 학습 효과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게 진보 진영과 핵심 지지층에 초점을 맞춘 행보다. 소득주도성장·탈원전으로 대표되는 정책은 물론 ‘마이 웨이’ 인사나 단호한 야당과의 관계 등에서 전방위적이다. 노 대통령이 약한 지지세로 고생한 걸 알기에 문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데 주저함이 없다. 문 대통령의 고집은 그런 소신 행보를 지탱하는 힘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런 고집을 때론 접을 수도 있어야 한다. 예컨대 노 대통령이 보여준 장점을 가져올 수 있다면 말이다. 사실 문 대통령은 이념을 중시하며 자신의 뜻을 잘 꺾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해 보수층으로부터 저항이 적지 않다. 이에 비해 노 대통령은 실리와 국익 앞에선 유연한 적도 있었다. 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라크 파병 등 지지층이 반대하는 일을 해냈다. 실패는 했어도 대연정은 야당과 권력을 나누겠다는 통합의 정신으로 한 제안이다. 노 대통령이라고 지지층의 반발을 걱정하지 않았겠나. 그 안에 더 큰 뜻이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또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도 했다. 취임사는 대통령의 초심이다. 그것을 다짐할 때로 되돌아간다면 노 대통령의 장점을 채용하는 일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신용호 정치국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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