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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잡힌 한보 정태수의 아들 "아버지 작년 사망"

검찰 조사 중 잠적, 21년 만에 파나마에서 붙잡혀 지난 22일 국내로 송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4남 한근(55)씨가 “정 전 회장이 지난해 남미 에콰도르에서 사망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정씨의 진술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정 전 회장의 행적과 생사 여부를 파악 중이다. 1923년생인 정 전 회장은 1997년 불법정치자금 등 8가지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지만, 2002년 말기 대장암 진단으로 형 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2007년 일본으로 건너간 뒤 종적을 감췄다.
 
검찰은 아들 한근씨(이하 정씨)를 21년 전 발부된 구속영장을 바로 집행해 조사를 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그동안 검찰과 경찰, 인터폴을 따돌리기 위해 신분세탁을 해 왔다. 다니엘 승현, 승현, 헨리, 다니엘…. 그가 바꿔사용한 이름이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손영배)은 지난해 8월 정씨 소재 추적에 나섰다. 한보그룹 자회사의 자금 322억원을 횡령해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1998년 해외로 도주한 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검찰은 정씨 처의 출입국기록을 기초로 캐나다 벤쿠버에 정씨의 처가 자녀와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정씨 가족이 캐나다 거주를 위해 제출한 서류에는 캐나다 시민권자인 류모(55)씨가 스폰서로 기재돼 있었다.
 
검찰이 류씨의 한국 주민등록과 출입국기록을 조회한 결과 류씨는 지난해 9월 검찰의 소재 추적이 진행되던 당시 국내에 거주하고 있었고 출입국기록상 캐나다에 간 적 자체가 없었다. 검찰은 류씨가 정씨의 고교 동창인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류씨가 사실은 신분세탁을 한 정한근이라고 확신하고 추적에 들어갔다. 각기 다른 4개의 이름이 발견됐다. 정씨가 2007년과 2008년 각각 캐나다와 미국 영주권, 2011년과 2012년 미국과 캐나다의 시민권을 취득할 때 각기 다른 영문 이름을 등록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2007년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전 세계를 떠돌았고, 류씨 이름으로 유전개발 관련 사업도 했다”며 “그의 가족들이 캐나다에서 살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새로운 이름을 토대로 미국, 캐나다의 출입국기록을 분석한 결과 2017년 7월 정씨가 에콰도르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재입국 기록은 없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지난 4월 에콰도르의 경찰·검찰·대법원을 모두 방문해 정씨가 출국하면 즉시 한국에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8일 에콰도르 내무부는 정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가기 위해 파나마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는 사실을 한국 검찰에 통보했다. 파나마행 비행기 이륙 1시간 전이었다. 검찰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한국지부를 통해 파나마 이민청에 정씨의 수배 사실을 알렸다. 파나마 이민청은 18일 정씨를 파나마 공항 내 보호소에 구금한 뒤 한국대사관에 알렸다. 이후 정씨는 브라질과 두바이를 거쳐 국내에 송환됐다.
 
정씨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예세민)는 21년 전 출국 경로와 도피 행적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에 빼돌린 수백억원을 되찾아 오는데 수사력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2008년 공소시효 만료 이전 기소해놓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횡령 혐의 외에도 밀항 등 도피 과정에서의 범죄 혐의를 추가해 정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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