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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기생충' 조여정 "내 안의 새 씨앗 발견…귀엽지 않나요"



버티는 자가 승리한다. 데뷔 22년 차. 차근차근 열심히 달렸더니 최고의 기회가 최고의 순간이 됐다. 한국영화 최초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주인공 조여정(38)이다. 1997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주목받는 위치에 오르기까지. 조여정은 쉼 없이 스스로를 갈고 닦았고 또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호평과 찬사가 제 주인을 제대로 찾았다.
 
조금 오랫동안 기쁨을 만끽해도 될 법 하건만 자기객관화에 이렇게 똑부러질 수가 없다. "욕심이 있다고 된다는게 아니라는건 잘 아는 나이라서요"라며 미소짓는 조여정의 한 마디가 그녀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나갈 길을 한 눈에 확인케 한다. 그리고 그러한 조여정에게 '기생충'은 '좋은 날'을 선물해 준 작품이다. "힘들어도 열심히 해 볼만 하구나. 인생은 꽤 살만 하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만든 순간이다.
 
"쏟아지는 응원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도 조여정은 '기생충'의 흥행 그 자체보다 "관객들의 애정도와 이를 뛰따르는 화제성을 더 많이 체감하고 싶다"고 밝혔다. 개봉 후 온·오프라인을 들썩이며 신드롬 효과를 불러 일으킨 '기생충'은 누적관객수 900만 명을 돌파하며 작품성에 화제성, 대중성, 흥행성까지 모조리 일군 전무후무 작품이 됐다. 조여정의 소망은 또 이뤄졌다.
 

-봉준호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봉 감독은 조여정에게 '다이아몬드'라는 표현을 썼던데.
"그 다이아몬드 멘트를 나도 보고 싶다. 내가 받은 보도자료에는 없더라.(웃음) 매번 다른 감독님을 만난다는건, 그 감독님이 인간을 보는 시선 안에 내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어떤 모습이 꺼내질까'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봉준호 감독님 역시 '나라는 배우에게 어떤 씨앗을 보셨길래 꺼내시려고 하나'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흥분되더라."
 
-첫 인연인가.
"처음이다. 캐스팅도 어떻게 보면 가장 평범한 루트로 진행됐다. 회사로 먼저 연락이 왔고, 그 후에 미팅을 진행했다."
 
-분량은 애초부터 상관 없었다고 했다.
"난 그 분량 이야기가 어떤 포인트가 될 줄 몰랐다. 많이들 물어 보시더라.(웃음) 분량에 대한 관점은 없었던게 맞다. '누구의 터치로 꺼내지느냐'가 중요했다. 오로지 그 이유 때문에 분량이 많든 적든, 역할이 어떻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봉준호 감독이 꺼낸 조여정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모습이었나 아니면 낯선 부분이었나.
"애매한게 내 안에 너무 당연하게 있어서 모르는지 아는지 모를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 내 안에는 분명 연교 같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의 나는 다른 부분을 더 크게 생각할 수 있다. '맞아. 이건 나야'라고 생각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이)선균 오빠가 '넌 그냥 연교다' 할 때도 '아니야~ 무슨 소리야. 나 아니라고~'라고 대꾸했으니까.(웃음) 난 스스로 무지하게 똑부러지는 사람이라 믿고 있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안 그런 것 같더라.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사는 것일 수도 있고. 하하."
 

-연교를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나.
"어려움의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작들의 캐릭터와 비교한다면 아닌 쪽에 가깝다. 워낙 어렵고 비장한 캐릭터들을 많이 맡았다. 그래서 무의식중에 '나 이런 면도 있는데'라고 했던 것들이 '기생충'을 통해 보여지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이 모습도, 저 모습도 다 내가 아닐까 싶다."

-'기생충'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슬펐다. 첫 인상이라고 해야 할까? 연교를 연기했지만 영화 전체적으로는 기우의 마음에서 출발했다. 기우에게 너무 많은 감정 이입을 하게 되더라. 기우를 우리 시대 청년의 한 이미지라 말하는데, 나 또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엔딩 쯤에는 너무 아파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연교는 어쩌면 유일하게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인물이다. 꽤 코믹하기도 하다.
"사실 한 번도 연교가 코믹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완전 진지했다. 근데 코믹하게 봐 주셨다고 하니까 좋다. 애드리브는 없었다. 영어 대사를 봤을 땐 '아, 연교가 이런 여자구나'라고 확 와 닿더라. 귀여운 정도의 지적 허영심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 그런 사람을 많이 보기도 했고, 실제 나 역시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자세히 보면 남편한테는 안 쓴다. 그런 미묘한 디테일에서 '감독님이 이 캐릭터에도 많은 공을 들이셨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독특하다는 평도 많은데.
"독특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근데 그렇게 생각될 수 있어 좋았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면이 있기 마련이다. 선입견은 어느 한 쪽 면만 많이 비춰져 생기는 것이다. 다른 한 쪽도 분명 있는데 그건 알려지기까지 오래 걸린다. '잘 안 건드려진 시선이구나' 약간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닐까? 난 연교도 동의하고, 충숙의 말에도 동의한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맞는 경우도 분명 있다. 누구도 연교를 보면서 '이런 사람이 어디 있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아, 맞아. 생각해 보면 저런 사람 많아. 내 주위에도 있어'라고 할 것이다. 그런 현실감이 너무 좋았다."
 
-연교 특유의 말투가 있다.
"내 입장에서는 말 많은 아줌마였다.(웃음) 말을 빨리 하는게 사실 좀 어렵더라. 나는 최선을 다해 랩처럼 했는데도 '템포를 더 빨리'라는 주문을 받았다. 진짜 숨도 안 쉬고 말을 하게 되더라. 그래도 대사가 잘 안 들린다는 이야기는 없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마어마한 저택은 연교 취향일까.
"전적으로 박사장(이선균)의 취향일 것이다. 모던하고 심플하다. 거실에는 보통 TV가 있어야 하는데 큰 작품만 걸려있다. 박사장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일 것이고, 고가의 오디오 역시 대부분 남자들이 좋아하지 않나. 연교는 박사장과 격 없이 지내는 듯 하면서도 순간 순간 어려움을 내비친다. 집도 알게 모르게 박사장에게 맞춰진 분위기라 생각한다."
 
>>②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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