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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인공지능 교사가 학생 태도까지 분석

빅데이터·인공지능·가상현실 등 활용…개발비 부담 탓에 콘텐트 다양성 부족
 
교육계는 학령인구(6~21세) 감소에도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하는 성인이 늘면서 에듀테크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계는 학령인구(6~21세) 감소에도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하는 성인이 늘면서 에듀테크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원그룹의 ‘REDPEN AI수학’은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의 한국어 버전이다. 학습자가 수학 문제를 풀다가 궁금한 점을 음성으로 물어보면, 인공지능(AI) 교사 ‘마이쌤’이 답을 한다. 마이쌤은 학습자의 눈동자를 인식해 학습 태도를 분석한다. 학습자가 집중도가 떨어질 때는 ‘조금 더 집중하라’며 학습 습관까지 바로 잡아준다. 학습자가 수학 문제를 풀면 개념별로 성취도 분석을 제공한다. 단순히 점수만 확인하는 채점이 아니다. 실수로 문제를 틀렸는지, 추측으로 정답을 맞혔는지, 정상적으로 문제를 풀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에듀테크가 진화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을 접목시킨 것으로, 말 그대로 교육 콘텐트를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제까지는 에듀테크가 동영상 강의를 모바일에서 학습하는 이러닝(e-Learning·온라인 교육) 기술에 그쳤다면 지금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교육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러닝 시장을 포함한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7년 4조원에서 2020년 10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주임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 영역에서도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기술융합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학습 분야는 외국어 교육
에듀테크 시장은 AI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의 활발한 진출로 성장했다. 2011년 10여 개에 그쳤던 에듀테크 스타트업은 현재 50여 곳이 넘는다.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분야 중 하나는 외국어 교육 영역이다. 외국어 교육 에듀테크 기업의 특징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보다 원어민과 학습자를 1대1로 연결해 흡사 과외처럼 학습을 돕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곳이 AI 튜터링 스타트업 뤼이드가 만든 ‘산타토익’이다. 산타토익은 오답 가능성을 예측하고 취약점이 분석되면 3분짜리 맞춤형 강의를 ‘처방’한다. 자체 분석에 따르면 학습자가 평균 20시간 동안 학습하면 토익 점수가 평균 120점 정도 올랐다. 2014년 서비스 론칭 후 현재 사용자 수는 70만 명이 넘는다.
 
게임과 교육을 접목한 에듀테크도 인기다. 이른바 게임 베이스드 러닝(Game based Learning)이다. 호두잉글리시는 3D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일상 속 영어회화 표현을 익힌다. 호두잉글리시를 30분가량 플레이하면 평균적으로 120번 이상 영어로 말하게 된다. 학습자가 소리 내 말한 영어 표현의 발음과 강세 등을 분석해 학부모에게 리포트 형식으로 전달한다.
 
교육기업들도 저마다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웅진북클럽 회원 24만 명으로부터 얻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2월 ‘웅진씽크빅 AI 수학’을 출시했다. 학생별 체감 난이도와 수준별 적정 풀이 시간 등 학습 습관을 분석한다.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5만 명을 돌파했다. ‘빨간펜’으로 유명한 교원그룹도 ‘레드펜 AI 수학’을 냈다. 음성으로 질문하면 의도를 파악해 답을 주는 기능을 장착했다. ‘아이트래킹(Eye Tracking)’ 기술로 학생 눈동자를 인식해 학습 태도까지 분석한다. 유·초등 영어 교육 업체인 윤선생도 최근 ‘AI 스피커북’을 출시했다. AI 스피커에 실시간 영어 대화 기능을 넣은 것이다. 어린이와 스피커가 대화하듯 영어를 익힐 수 있다. 학습 효과보다는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
 
한국의 에듀테크 시장점유율 5% 불과
에듀테크 서비스만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대표적 에듀테크 서비스 기업은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분사돼 설립된 멀티캠퍼스다. 멀티캠퍼스는 각 기업들을 위해 소속 직원들만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특화된 인터넷 교육 사이트를 제공하고, VR 장비 등 교육기기도 대여한다.
 
삼성SDS가 자회사인 멀티캠퍼스는 지난해 2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육계는 학령인구(6~21세) 감소에도 자기계발을 위해 공부하는 성인이 늘면서 에듀테크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 52시간제 영향으로 학원을 찾는 직장인이 늘어나면서 가계 교육비 지출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교육비 지출은 전년보다 1조3107억원 늘어난 42조2479억원이었다. 에듀테크가 학생들의 사교육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교육비는 최근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000원으로 전년(27만2000원)보다 7%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증가폭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듀테크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여전히 교육은 선생님이 칠판 앞에 서서 학생에게 교육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전통적 학습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부작용도 우려한다.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높은 투자비용에 비해 효과가 불투명하고, 인내력과 집중력이 낮은 저학년 학생들에겐 학습 집중력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교육 담당자들도 10명 중 3명은 에듀테크에 대한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평생교육 대표 기업인 휴넷이 기업교육 담당자를 대상으로 ‘기업교육과 에듀테크’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2%는 ‘전통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에듀테크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34%), ‘기술적 완성도 부족’(23%), ‘교육 효과 미진’(19%), ‘교육 콘텐트 부족’(17%), ‘높은 비용’(7%) 등의 응답이 있었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 연구소장은 “에듀테크가 교육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지만, 기업교육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 VR 등 첨단 기술 활용한 교육 콘텐트는 기존 콘텐트보다 개발비가 더 든다. 때문에 다양한 교육 콘텐트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의 한국의 교육열과 세계 최초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한 국가 치고는 한국의 에듀테크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에듀테크 시장점유율은 5%다. 세계 에듀테크 시장은 미국이 51%로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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