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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카뱅 우는 케뱅…접근성·돈줄·마케팅서 갈렸다

출발선이 같았던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17년 4월 3일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수식어를 달고 출범한 케이뱅크는 그 후 줄곧 적자를 내고 있다. 심지어 올 1분기에는 적자폭(당기순손실 241억원)이 더욱 커졌다. 더 급한 것은 자본 확충이다. 케이뱅크는 자기자본이 부족해 일부 대출을 중단했다. 그러나 은산분리 규제 등에 묶여 주요 주주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답보 상태다. 케이뱅크는 27일 412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3개월 후면 다시 자본 부족 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보다 넉 달 정도 후에 문을 연 카카오뱅크는 다르다. 사용자가 50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톡의 후광 덕에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선 카카오뱅크는 기존 시중은행과 다른 아이디어 번득이는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들였다. 올 1분기에서 65억6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고객 수도 930만 명으로 1000만 명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같았던 둘의 운명은 왜 갈렸을까. 금융 업계에서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우선 사용자 접근성이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지분율 58%)이지만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비롯한 실질적인 운영은 카카오가 맡았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은 시중은행이나 케이뱅크와 달리 ‘네이티브 앱’ 방식으로 개발했다. 국내 은행권 첫 시도였다. 네이티브 앱은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에 최적화돼 있으며 구동 속도 역시 더 빠르다. 다른 은행 앱으로 로그인하고 있을 시간에 카카오뱅크 앱으로는 송금까지 마무리 할 수 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 앱에서는 불편함의 대명사인 공인인증서도 필요없다.
 
두 번째는 자본 확충 문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모두 컨소시엄의 형태로 출범했다. 주요 주주 가운데 사업을 주도하는 곳은 카카오(카카오뱅크)와 KT(케이뱅크)다. 다만 은산분리 규정상 비금융 회사로 분류되는 카카오와 KT는 모두 지분율 10% 제한(의결권 있는 지분 4% 포함)에 묶여 있다. 영업에 필요한 ‘실탄’이 필요할 때 주요 사업자가 유상증자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같은 규정의 적용을 받지만 난관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달랐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지분율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주(錢主)로 나섰다.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염두에 두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콜옵션 계약을 했다.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점에 맞춰 카카오가 한국투자금융지주보다 1주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카카오로서는 나중에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자본 확충 걱정도 더는 일석이조의 계약이었다.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특례법이 올 1월 시행되면서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당국의 심사를 거쳐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케이뱅크에는 힘 센 ‘원군’이 나타나지 않았다. 태생적 한계가 있다. 예컨대 유상증자 후보로 거론되는 우리은행은 은행법의 적용을 받아 운신의 폭이 좁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할 수는 있지만 케이뱅크가 비상장사라 지분을 50%까지 늘려야 한다.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 후 비금융 부문을 강화하려는 전략에 어긋나고 자금 부담도 따른다.
 
자본 확충 문제에 대한 사전 준비가 달랐던 두 회사의 차이는 증자 결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설립 때 자본금은 9억원, 케이뱅크는 160억원으로 케이뱅크가 훨씬 많았다. 그러나 영업 개시 후 카카오뱅크는 빠르게 증자를 진행했고 두 회사의 자본금 규모는 역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1조3000억원, 케이뱅크는 4775억원에 불과하다. 김성진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자본 부족 사태를 미리 대비하지 못해 급기야 상품 판매에 제동이 걸려 카카오뱅크에 더욱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KT가 주도하는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은산법 폐지 또는 개정을 전제로 이뤄졌는데 특례법 시행에도 한계가 있다”며 “이번 정권에서 KT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도 성장의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역량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현주소를 다르게 만든 요인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인기 캐릭터를 십분 활용했다. 카카오뱅크에 가입하면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제공했다. 카카오가 사업 초창기부터 이모티콘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경험을 살린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지 않던 고객까지 끌어들인 ‘프렌즈 체크카드’는 카카오뱅크 마케팅의 정점으로 꼽힌다. 라이언·무지·콘 등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프렌즈 체크카드’는 804만장이 발급됐다. 이에 자극받은 케이뱅크는 라인 캐릭터를 적용한 체크카드 마케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중은행들도 유명 캐릭터나 연예인을 새긴 카드를 내놓으면서 카카오뱅크를 벤치마킹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에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1조5000억원 줄었지만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은 2000억원 이상 늘었다”며 “카카오뱅크는 높은 인지도와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금융 업계의 ‘메기’를 넘어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은산분리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10%(의결권  행사시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 산업자본의 금융시장 잠식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막는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1월 17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을 시행해 혁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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