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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구속···文정부 규탄 총파업 현실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영장청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영장청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명환(사진)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구속되면서 노정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규탄하는 촛불시위를 주도해 문재인 정권 탄생의 공신을 자처해 온 민주노총은 오는 7월 예정된 총파업을 문재인 정부 규탄을 위한 대정부 총파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탄생 공신" 자처
민주노총은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대규모 촛불시위를 주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됐고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노총은 문재인 당시 후보를 지지하며 문 정부의 탄생에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문 정부는 정권 초기 민주노총과 ‘밀월관계’에 있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 등의 친(親)노동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이 21일 오전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환 민주노총위원장이 21일 오전 영장실질 심사를 받기 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민주노총이 정권 교체에 앞장선 공로에 기반해 내미는 ‘청구서’에 정부와 여당이 난색을 표하기 시작하면서 민주노총과 정부여당의 밀월관계는 삐거덕대기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공공부문 해고자 복직, 손해배상 청구ㆍ가압류 철회, 경영계를 배제한 노ㆍ정 직접 대화 등 정부가 수용하기 힘든 요구사항들을 쏟아냈다.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수감 중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노총이 문 정부에 과도한 청구서를 내미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경사노위' 불참으로 결별수순
민주노총과 정부여당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틀어지게 된 계기는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불참이라는 것이 노동계 및 정치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경사노위는 과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이어받는 '문재인표 사회적대화' 기구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및 탄력근로제 등의 주요 노동정책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이어오던 끝에 경사노위에도 사실상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사노위도 더 이상 민주노총만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11월22일 민주노총 없이 공식 출범하게 됐다.  
 
이후 정부여당과 민주노총은 공개적으로 결별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고 밝힌 데 이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민주노총과는 말이 안 통한다. 항상 폭력적인 방식을 쓴다”고 맹비난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청구가 결정된 뒤 민주노총에서는 “경사노위 불참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말이 나왔다.     
 
간부 3명 이어 수장까지 구속   
정부여당과 사이가 틀어진 민주노총 지도부는 청와대 앞과 국회 등지에서 집회와 농성을 이어갔다. 지난해 5월21일과 올해 3월27일, 4월 2∼3일에는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며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장비를 파손하고 경찰 차단벽을 넘어 국회 경내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공용물건 손상, 일반교통방해, 공동건조물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1일 김 위원장은 구속됐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노총 수장이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됐다. 앞서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된 사례는 김영삼 정권에서의 권영길 위원장(1995년), 김대중 정권에서 단병호 위원장(2001년), 이명박 정권에서 이석행 위원장(2009년), 박근혜 정권에서 한상균 위원장(2015년) 등 4번 있었다.   
 
특히 김 위원장 구속은 지난달 같은 혐의로 민주노총 집행간부 3인이 구속된 뒤 한 달 만이다.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법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민주노총 집행간부 6인 가운데 김억 조직실장, 한상진 조직국장, 장현술 조직국장 등 3인에 대한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민주노총의 간부가 구속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집행간부에 이어 민주노총의 수장인 위원장까지 구속되면서 문 정부와 민주노총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노동존중과 저임금, 장시간 노동문제 해결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권이 무능과 무책임으로 정책 의지를 상실하고선 (민주노총을) 불러내 폭행하는 방식의 역대 정권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정부를 공개 비판했다. 아울러 “내가 구속되더라도 노동기본권 확대 투쟁, 국회 노동법 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원 쟁취 투쟁 등 정당한 민주노총의 7월 총파업 투쟁만큼은 반드시 사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집행간부 세 명에 대한 구속이 결정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7월 총파업을 문재인 정부 규탄 대정부 총파업으로 방향을 잡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오늘 7월 총파업을 정점으로 민주노총과 정부여당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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