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원칙도 기준도 엉망진창인 진보교육감의 자사고 취소

전북도교육청이 어제 대표적 자율형사립고인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교육감이 특정 학교를 자사고 재지정에서 탈락시키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명분은 평가 기준 점수 미달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납득이 안 가는 요소가 많다. 혁신 학교를 늘리고 자사고·외국어고를 폐지하려는 정부 입장에 맞춰 어거지로 꿰맞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폐지 및 일반고 전환에 중점을 두고 교육정책을 추진해 왔다.
 
상산고가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받은 점수는 79.61점이다. 전북교육청이 설정한 커트라인 80점에서 불과 0.39점 모자란다. 다른 시·도 교육청들은 교육부 권고대로 탈락 기준 점수가 70점이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북만 10점 높인 것부터가 형평성 논란을 불렀다. 같은 나라 안에서 70점을 받은 학교는 자사고로 유지되고 79.61점을 받은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된다니 코미디 아닌가. 상산고는 총 31개 평가 지표 중 15개에서 만점을 받았지만 올해 초 갑자기 집어넣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지표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이러니 상산고가 “형평성과 공정성, 적법성에서 크게 벗어난 불공정 평가”라며 강력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시민단체들도 “결론을 내놓고 한 짜맞추기 평가”라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정권에 따라 180도 바뀌는 교육 정책으로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정책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안정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자사고나 특수목적고는 고교 교육을 다양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현 정부는 "입시 준비기관으로 변질돼 사교육을 유발하고 일반고를 황폐화하고 있다”며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 제도를 바꾸려면 기준과 원칙이 명확해야 하는데 자사고와 특수목적고 존폐 여부와 관련해선 중구난방이다. 또 어느 사회나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고 민간부분이 상당히 기여한 것도 우리 사회가 인정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번 재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교육부 장관만 동의하면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유은혜 장관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전북교육청의 커트라인 책정 및 평가 지표의 공정성 문제를 심도있게 재검토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학의 정석’을 팔아 모은 돈으로 상산고를 세운 홍성대 이사장에게 ‘교육의 정석’은 아닐지라도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은 제시해야 그가 승복하지 않겠는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