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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가 떠올린 '나의 은인 셋' 그리고 김태균


"저를 만들어 주신 분이라면, 어린 시절 은사님부터 포함해야겠네요."
 
KIA 이범호는 은퇴 인터뷰 도중 '선수 이범호를 만든 은인 세 명을 꼽아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이내 "이범호를 '만든' 분이라고 하면 프로 입단 전으로 올라가야 할 것 같다"며 세 은사를 떠올렸다.
 
첫 번째는 박태호 영남대 감독이다. 박 감독은 이범호가 대구고에 다니던 3년간 코치로 일하면서 건실한 내야수 제자의 기틀을 다졌다. 이범호는 "대구 날씨가 얼마나 더운지 다들 알지 않느냐. 기온이 섭씨 40도 가까이 올라가던 시기였는데, 오후 2시 대낮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코치님이 쳐 주시는 펑고를 받았다"며 "어린 시절 나는 그저 그런 선수였는데, 감독님은 그 훈련을 3년 동안 하면서 나를 단련시켜 주신 분"이라고 했다.

이범호가 고3이던 시절 대구고는 전국 대회를 '무승'으로 끝냈다. 이범호는 "1년간 2무13패를 기록했다. 나의 졸업과 동시에 대구고 원래 감독님께서 물러나시고 박 코치님이 대구고 감독으로 올라가셨다"며 "당시 워낙 성적이 좋지 않아 나는 프로에서 주목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정영기 전 한화 스카우트팀장이 2000년 신인 2차 지명 1라운드에서 대구고 내야수 이범호의 이름을 불렀다. 이범호는 "그때 정영기 스카우트께서 '내 목을 내놓더라도 이 선수는 뽑아야 한다'고 외치셨다고 들었다"며 "1승도 못 한 팀에서 뛰던 나를 한화로 데려가셨다. 그분 덕분에 내가 프로에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프로 선수가 된 이범호는 4년 뒤 한화 감독으로 부임한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범호의 가치를 한눈에 알아 본 김 감독은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두 차례나 이범호를 국가대표 내야수로 선발했다. 한국 야구가 각각 WBC 4강과 준우승 신화를 쓰면서 르네상스를 열었던 시기다.
 
이범호는 "김 감독님은 내가 더 큰 무대로 나갈 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다.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나는 WBC도 못 나갔을 것"이라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KIA로 팀을 옮긴 뒤에는 김기태 전 감독님을 만나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었다"며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아서 다른 분들께는 개인적으로 인사를 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한화와 KIA에서 프로 생활의 절반씩을 보낸 이범호는 다음달 13일 광주 KIA-한화전에서 은퇴식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범호는 "한화전에서 은퇴하고 싶어 날짜를 신중하게 조율했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 주말 경기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때로 정하게 됐다"며 "최대한 팀에 폐를 끼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김)태균이는 꼭 한 번 안아 주고 떠나고 싶다"며 온화한 미소를 보였다.

 

광주=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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