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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멍으로 배꼽 위치도 안 보여” 광주 10대 집단폭행 피해자 형의 울분

19일 오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친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4명이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뉴스1]

19일 오전 광주 북부경찰서에서 친구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4명이 살인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가정 형편상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했던 동생은 이 학교에서 만나 같이 살던 또래들에게 상습 폭행당하면서도 이런 사실을 집에 알리지 않았다. 형은 “(동생이) 속이 깊어 가족에게 걱정 같은 걸 안 주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지난 9일 10대 4명에게 폭행당해 숨진 A(18)군 얘기다.
 
A군 형 B씨는 19일 t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동생이 평소 집에 와서도 힘들다는 내색을 안 했다”며 “폭행이 두 달 동안 지속해서 있었다는 걸 사망 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동생은 활발하고 착한 성격이었다. 주위 어른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고 문제가 없던 아이였다”며 “(동생이) 속이 깊어서 가족에게 걱정 같은 걸 안 주고 싶어서 알리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A군이 집을 떠나 직업전문학교에 진학한 건 어려운 생계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였다. B씨는 “부모님이 집에 남은 A군 흔적 때문에 아직도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운전도 못 한다고 하신다”고 전했다.
 
앞서 B씨는 지인을 통해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광주 10대 집단폭행 결과는 사망. 동생의 억울한 죽음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된 청원을 올렸다.
 
B씨는 해당 청원에서 “영안실에서 마주한 동생은 온몸에 피멍이 들어 피부색이라곤 알아보기 힘든 상태였다. 젖꼭지와 배꼽이 어디 있는지도 위치를 알아보기 힘들었다”며 “동생이 차갑게 시신이 돼 죽어가는 동안 일상을 보냈다는데 분통이 터진다.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상실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갓 20세가 된 동생과 동갑인 가해자들이 만 나이로는 미성년자라며 보호받고 있다. 누구를 위한 법이냐”며 “만 나이를 따져가며 성인이 할 수 있는 권한을 누리는 가해자들을 꼭 보호해야 할 만한 의무가 있는지 국민 힘과 동의를 얻어 정부에게 묻겠다”고 덧붙였다.
 
A군을 상습 폭행해 숨지게 한 C군(19) 등 10대 4명은 19일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A군을 약 2달여 간 상습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지난 9일 오전 1시께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원룸에서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직업전문학교에서 만난 A군을 반강제적으로 붙잡아 두며 온갖 심부름을 시키고, 거의 매일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날마다 이어지는 폭행에 A군은 온몸이 붓고 멍이 드는 상처를 입었지만, 가해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도 않고 A군의 처지를 랩으로 노래를 지어 놀렸다.
 
A군을 상습폭행하는 과정에서 돈을 빼앗거나 물고문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평소 물을 싫어하는 A군에게 샤워기로 물을 뿌리거나 세면대에 물을 채운 후 머리를 눌러 괴롭히는 방식이었다. 이들은 A군이 지난 4월부터 백화점 주차장에서 안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 75만원을 빼앗은 뒤 출근하지 못할 정도로 때리기도 했다.
 
이들은 사건이 이날 검찰로 송치됨에 따라 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구치감으로 향했다. 이때 이들 중 일부가 수십만원에 달하는 명품모자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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