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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단독 인터뷰] '잊힌 유망주' 대니 헐츤,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 지명을 받은 대니 헐츤. 큰 기대와 함께 입단했지만 연이은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가 찍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헐츤은 지난해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뒤 여전히 빅 리그 데뷔라는 꿈을 쫓고 있다. 사진=허재혁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트레이너 제공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번 지명을 받은 대니 헐츤. 큰 기대와 함께 입단했지만 연이은 어깨 부상으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가 찍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헐츤은 지난해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뒤 여전히 빅 리그 데뷔라는 꿈을 쫓고 있다. 사진=허재혁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트레이너 제공


대니 헐츤(30)의 야구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버지니아대를 졸업한 헐츤은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번 지명을 받았다. 그해 드래프트에 나온 왼손 투수 중 '넘버원'이었다. 현재 리그를 호령하는 프란시스코 린도어(클리블랜드)·조지 스프링어(휴스턴)·앤서니 렌던(워싱턴)보다 더 앞서 호명됐다. 당시 시애틀 구단 역대 최고액인 계약금 635만 달러(약 75억2000만원)를 받는 조건에 입단을 확정하며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함께 향후 매리너스 선발진을 이끌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2012년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선 8승3패 평균자책점 1.19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해 곧바로 트리플 A 무대까지 밟았고 마이너리그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유망주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한 마이너리그 유망주 전체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빅리그 데뷔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부상에 쓰러졌다.

2013년 4월 어깨를 다쳐 수술대에 올랐다. 어깨 힘줄과 연골·관절낭까지 찢어질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긴 재활을 거쳐 2015년 복귀했지만, 이전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6년 두 번째 어깨 수술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서는 '헐츤이 은퇴를 선언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시애틀과 인연도 끝나면서 사실상 선수 생활에 마침표가 찍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뒤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꿈을 쫓고 있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20년 뒤 내 인생을 뒤돌아봤을 때 아무런 후회도 하고 싶지 않다"며 "야구가 내 인생의 전부"라고 말했다.

 
현재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헐츤.

현재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헐츤.


- 현재 근황은 어떤가.
"시애틀과 계약이 2016년에 끝났다. 그해 7월 두 번째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재활하면서 쉬는 동안 학업을 마치기 위해 모교인 버지니아대로 갔었는데 야구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재활을 마친 뒤에 감독의 배려로 후배들과 같이 연습했다. 보조코치 역할을 맡는 조건이었다. 이후 몸도 좋아졌고 구속도 점점 오르기 시작해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되찾았다. 여러 구단과 코치에게 내 투구 영상을 보냈고 시카고 컵스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 작년 2월에 계약하게 됐다."
 
- 2013년 어깨 수술을 받았을 당시의 상황은.
"그해 4월에 다쳤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밀 검진을 받았을 때 심각하지 않아 팀닥터는 수술보다는 재활을 권유했다. 3~4개월 정도 재활한 뒤에 시즌 말미에 복귀했는데 경기 중 극심한 통증이 왔다. 심각하다는 것을 바로 느꼈다. 다시 한 번 정밀 검진을 해 보니 어깨 힘줄과 연골뿐만 아니라 관절낭까지 찢어졌을 정도로 큰 부상이 확인됐다.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한 번도 다친 적이 없었다."
 
- 2013년과 2016년에 받은 수술의 차이가 있다면.
"2016년에 받은 수술은 2013년과 비슷하다. 다만 어깨 힘줄과 연골 손상이 추가로 발견돼 수술받았다."
 
- 부상의 원인이 있었을까.
"201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뽑혔다. 정말 기뻤다.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바로 갈 것'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구단과 주위 사람들의 기대가 매우 컸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주위의 기대감이 점점 부담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 2순위로 뽑힐 정도인가, 내가 바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생각이 생기자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것을 하게 됐다. 개인 운동도 많이 했고 어깨에 처음 이상을 느꼈을 때도 구단과 주위의 사람들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참고 계속 던졌다. 통증이 오면 팔의 각도를 바꿔 가면서 계속 던졌을 정도다. 그것이 결국 큰 부상으로 이어졌다."
 
 
2012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선정돼 투구하고 있는 헐츤의 모습

2012년 마이너리그 올스타에 선정돼 투구하고 있는 헐츤의 모습



- 긴 재활 때문에 힘들지 않았나.
"물론이다. 수술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받았다. 힘든 시기였지만 야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들더라. 그만큼 야구가 내 인생의 전부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꼭 밟겠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재활 기간도 버틸 수 있었다."
 
- 어깨 수술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는데.
"두 번째 수술 이후 주위의 모든 사람이 '다시는 공을 못 던질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단 한 명만 내게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해 줬다. 바로 내 어깨 수술을 집도한 제임스 앤드루스 박사였다. 앤드루스 박사의 그 말 한마디에 다시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었다. 두 번에 걸친 어깨 수술로 긴 시간 동안 공을 던지지 못했지만, 몸만 좀 더 체계적으로 만든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 사실 적지 않은 투수들이 어깨 수술 이후 이전 기량을 되찾지 못한다. 불안감은 없나.
"재활하면서 어깨 수술을 받은 메이저리그 투수 사례에 대해 많이 찾아봤다. 마크 프라이어·요한 산타나·마크 멀더 등 최고의 투수들이 어깨 수술 이후 사라졌더라. 하지만 로저 클레멘스나 오렐 허샤이져 등은 어깨 수술 이후 10년이 넘도록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했다.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도 어깨 수술 이후 올 시즌 환상적인 피칭을 하고 있지 않나. 메이저리그는 정말 치열한 세계다. 시시때때로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고 기존 선수가 사라진다. 어깨 수술을 받지 않은 선수들도 살아남기 힘든 곳이다. 어깨 수술로 기량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지난해 이맘때에는 직구 구속이 91~92마일(146.5~148.1km/h)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금은 93~95마일(149.7~152.9km/h) 정도가 나온다. 최근 라이브피칭 때는 최고 97마일(156.1km/h)까지 찍었다. 두 번의 어깨 수술받은 선수치고는 훌륭한 속도 아닌가.(웃음)"
 
 
한때 최고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헐츤. 두 차례 어깨 수술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

한때 최고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헐츤. 두 차례 어깨 수술로 긴 재활의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공을 던지고 있다.


- 2016년에는 현지에서 은퇴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나도 그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어깨 수술을 받고 모교로 돌아가 야구를 안 하고 수업을 듣고 있으니 다들 야구를 그만뒀다고 생각한 거 같다. 나는 절대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만큼 야구를 사랑한다. 어깨 때문에 잠시 야구를 쉰 것이지 그만둔 것이 아니었다."
 
- 대학교에서 역사를 전공했다. 은퇴 이후 삶에 대해 다른 준비를 하는 건가.
"전혀 아니다.(웃음) 어렸을 적부터 역사를 좋아해서 전공으로 택한 것뿐이다. 역사 선생님이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은퇴 이후에도 야구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 코치도 하고 싶고, 구단 프런트에서 일하면서 운영에 대한 부분도 배우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 나이를 고려하면 이제 어떤 성과를 보여 줘야 하는 상황인데.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처음 어깨 부상을 당한 원인도 나 자신보다는 주위의 기대감을 채워 주기 위해 무리했기 때문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컵스에서도 내 상황을 이해해 주고 서두르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고 있다. 아프지만 않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메이저리그에 데뷔다. 20년 뒤 내 인생을 뒤돌아봤을 때 아무런 후회도 하고 싶지 않다. 그때 조금 더 해 볼걸,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게 말이다. 메이저리그에 데뷔를 못 하더라도 후회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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