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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日, 집세 주며 외국인 모실때···황교안은 "동일임금 주면 안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이주노동자(황 대표는 외국인으로 표현)에게 내국인과 동일한 임금을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한 발언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 중소·중견 기업 대표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 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기본 가치는 옳지만, 형평에 맞지 않는 차별 금지가 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 경제인들과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주노동자의 급여는 국내인과 달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역 경제인들과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주노동자의 급여는 국내인과 달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내국인은 국가에 세금을 내는 등 우리나라에 기여한 분들로, 이들을 위해 일정 임금을 유지하고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은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해왔고 앞으로 다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외국인노동자법, 차별 금지
하지만 국내 노동법은 국적을 이유로 근로 조건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제6조 ‘균등한 처우’ 항목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性)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 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황 대표의 이주노동자의 임금 차별 주장은 일단 국내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충북 음성군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노동자 지원센터 한국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중앙포토]

충북 음성군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노동자 지원센터 한국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중앙포토]

아울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도 제22조에서 제4장 ‘차별 금지’ 조항에서 “사용자는 외국인 근로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하여 처우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가 출신인 황 대표가 근로기준법이나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대로 모르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인지, 알고도 이런 주장을 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외국인재 초청과 보호 정책
제1야당 대표인 황 대표의 주장은 이주노동자를 합법적으로 대거 받아들이고 이들을 지원해 경제 활력을 더하려는 이웃 일본의 노력과 대조된다. 1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8일 이주노동자(일본에선 외국인 노동자로 부름) 유치 확대를 위한 관련 장관 회의를 열고 지원 정책을 연내에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부터 일정한 일본어 능력이나 ‘특정 기능’이 있으면 가족 동반 없는 5년 체류 자격을 신청할 수 있고,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경우 가족을 동반해 영주권에 버금가는 장기 체류 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해당하는 특정 기능 업종은 농업·어업·식품제조업·요식업·간병·빌딩청소··원자재공업·기계제조업·전력전기정보관련산업·건축·선박공업·자동차수리·항공업·숙박업 등 14개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5년 안에 해당 업종에서 26만 2700명~34만 5150명의 외국인에게 해당 분야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126개 항목의 촘촘한 종합 대응책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에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은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에 노동시장을 대폭 개방하고 있다. 사진은 아이치(愛知)현의 원예 농가에서 기능실습생으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의 모습.[교도=연합뉴스]

저출산 고령화로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에 노동시장을 대폭 개방하고 있다. 사진은 아이치(愛知)현의 원예 농가에서 기능실습생으로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의 모습.[교도=연합뉴스]

지방 살리는 데도 외국인재 활용 
일본 정부가 이날 관계 장관 회의에서 특정 기능을 가진 이주노동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지원 정책을 결정했다. 그 내용을 보면 놀랄 정도다. 우선 이주노동자(일본 용어는 외국인재)들이 대도시에 몰리는 대신 일본 전역으로 퍼질 수 있도록 ▶이주노동자와 지역 기업의 연결 ▶지방창생(재생) 추진 교부금의 활용 촉진 ▶주택 소개와 집세 보조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을 하기로 했다. 이주노동자의 정착을 지역 경제를 살리는 요인으로 보고 일자리를 연결하고 집세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주노동자들이 생활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에 외국인 공생센터 설치 ▶생활과 근무 가이드 14개 언어로 제작 ▶외국인 은행 계좌 개설 원활화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유학생 등의 일본 내 취업 지원 ▶기능ㅍ실습생의 보수는 반드시 은행 계좌로 입금하는 등 유학생과 기능 실습생을 지원하도록 했다.  
 
이주노동자 일본은 양성화, 한국은 음성화 
물론 모든 지역에서 일자리 수요가 공급보다 부족한 일본과 여전히 실업자가 많은 한국은 실정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도 국내에 일손이 부족한 분야의 인력을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데려와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이들을 불법 상태로 방치하는 것보다 인력 관리와 인권 차원에서 훨씬 나은 정책이다. 실제로 한국에선 상당수 식당 종업원, 가사도우미, 육아도우미 등이 중국 등 외국 국적자인 것이 현실이다. 이들을 합법화하고 보호하면서 내국인과 동일하게 세금을 물리는 방안을 찾는 것이 더욱 현실적일 것이다.  
게다가 이주노동자들에게 내국인보다 적은 임금을 주도록 제도화하면 영세 업종에선 이주노동자만 찾아 오히려 내국인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 수도 있다. 그야말로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 통계월보 4월호에 따르면 4월 40일 기준 체류 자격 기준으로 국내에 합법적으로 취업 중인 이주노동자는 비전문취업 27만 6989명, 일반 연수 5만9901명, 선원 취업 16만 848명 등에 이른다. 한국도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이주노동자에 의존하는 셈이다. 
 
이주노동자 차별은 인권 문제 
국제이주기구(IOM) 사이트에 따르면 2016년 9월 19일 유엔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이 채택한 '난민과 이주자를 위한 뉴욕선언'에선 "모든 이주자에 대한 차별에 맞선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IOM이 2017년 5월 안전하고 질서 있으며 정규적인 이주를 위한 글로벌 컴팩트(GSM)'에도 이주자에 대한 '공정하고 윤리적인 채용'과 '차별 철폐'를 규정하고 있다.   
 
한국앰네스티 사이트에 따르면 2003년 7월 1일 발효된 유엔 다자간 조약인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The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 Workers and Members of their Families)도 생명권, 자유와 함께 ‘적절한 노동조건(25조)’을 규정하고 있다. 물론 한국은 미국과 캐나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 일본 등과 함께 이주노동자 권리 협약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 이민자의 증가나 국내 정치 문제 등을 고려한 결과다. 그런데도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 차별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은 글로벌 인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멀다. 앰네스티 사이트는 이주노동자 권리 협약을 7개 핵심 국제인권조약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시각에서 이주노동자의 노동 조건은 인권과 직결된다는 이야기다. 인권은 민주주의와 법치의 기본 요소가 아닌가.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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