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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北목선 나흘간 영해 휘저어···4㎞옆 초계기는 몰랐다

부두에 정박한 북한 어선   (서울=연합뉴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한 뒤 우리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 2019.6.18 [KBS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두에 정박한 북한 어선 (서울=연합뉴스)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한 뒤 우리 주민과 대화하는 모습. 2019.6.18 [KBS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15일 강원도 삼척항으로 들어온 북한 목선이 이미 지난 12일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목선이 나흘간 영해를 제 맘대로 휘젓고 다녔는데도 군 당국은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는 뜻이다. 특히 해군의 해상초계기는 북한 목선의 4㎞ 가까이 비행했는데도 그냥 지나친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북한 목선의 선원 4명은 합동신문에서 “8일 함경북도 경성군 집삼포구에서 출항했다”고 진술했다. 경성군은 청진시 남쪽에 있는 군(郡)이다. 이들이 타고 온 목선은 길이 10m, 폭 2.5m, 높이 1.5m에 무게 1.8t으로 28마력의 엔진을 달았다. 북한 선원 4명이 작은 목선으로 경성에서 삼척까지 직선거리 500㎞를 항해한 셈이다.
 
이들은 목선을 타고 11~12일 동해 NLL 북쪽의 북한 어선단에서 오징어잡이를 하면서 월남 기회를 노렸다. 12일 오후 9시 NLL을 통과했다.
 
13일 오전 6시 울릉도 동북쪽 56㎞까지 다가간 뒤 같은 날 오후 8시 기상악화로 잠시 표류했다. 가장 가까운 육지로 향하기로 결심한 이들은 강원도 방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14일 오후 9시 삼척항 동쪽 4∼6㎞ 떨어진 곳에서 엔진을 끈 상태에서 대기했다. 한밤중 입항할 경우 아군의 대응사격이 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이때 레이더상에 북한 목선은 미세한 표적으로 나타났지만, 군 당국은 당시 파도가 높아 일어난 반사파로 인식하면서 넘어갔다.
 
15일 날이 샌 뒤 엔진을 다시 가동한 이들은 오전 6시 22분 삼척항 방파제 부두 끝자락에 배를 대고 정박했다. 북한 목선의 입항 과정을 해양수산청과 해양경찰이 CCTV를 통해 지켜봤지만, 북한 목선인 사실을 전혀 몰랐다. CCTV 영상을 보면 북한 목선이 항구 안 바다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두세 차례 방향을 틀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또 앞서 오전 6시 15분 삼척항 인근의 해안선 감시용 지능형 영상감시체계가 북한 선박을 잡아냈지만, 군 당국은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
 
입항 당시 상황이 2015년 북한군 귀순자가 비무장지대(DMZ)에서 날이 새길 기다렸다가 남쪽으로 넘어온 일명 ‘대기귀순’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상 귀순자’를 처음 맞이 사람은 관계 당국자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이었다. 방파제 주변을 산책하던 주민이 오전 6시 50분쯤 이상한 행색의 북한 선원들을 발견했다. 한 명은 얼룩무늬 전투복, 다른 한 명은 인민복 차림이었고, 다른 두 명은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북한 선원 2명이 방파제로 올라와 1명은 서 있고, 다른 1명은 앉아 있었다.
 
북한 선원들 중 한 명이 주민에게 다가와 “북한에서 왔다”며 “서울서 사는 이모에게 전화를 하고 싶으니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말했다. 주민이 112를 신고하면서 관계 당국이 이들의 존재를 비로소 파악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북한 목선이 12~15일 영해에서 마음대로 항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오징어잡이를 하는 북한 어선이 NLL 주변에 많아져 동해 해상경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평소보다 경비함과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를 더 많이 투입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목선 선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항로를 조사한 결과 아군 해상초계기인 P-3가 4㎞까지 접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한 목선을 봤는데도 그냥 지나쳤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해군 해상초계기인 P-3는 고배율 광학장비로 멀리 떨어진 작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적 잠수함의 잠망경을 찾는 용도의 기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9일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엄정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내부 문책이 잇따를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해안 경계작전 관계관(육군 23사단장)과 해상 경계작전 관계관(해군 1함대 사령관)의 책임 여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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