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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 카드’압박에 시진핑 ‘평양 카드’로 반격

지난 1월 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8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장을 동북아로 확대하며 외교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홍콩 카드’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 카드’로 맞대응한 듯한 모양새다.
 
중국 당국은 18일 시 주석의 방북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카드라는 주장을 진화하려 했다.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앞두고 방북하는 건 미국에 레버리지로 쓰는 것 아니냐”는 외신의 질문에 “너무 생각이 많다”고 반박했다. 인민일보의 해외판 공식 SNS 뉴스 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는 이날 한반도 전문가인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조선한국연구중심주임 인터뷰를 통해 시 주석의 방북이 정체됐던 북ㆍ미 비핵화 협상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적극적인 외교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고 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네 번이나 방중했지만 시 주석은 방북 답방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베이징 외교가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된 조치를 내놔야 시 주석이 움직일 것”이란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다. 따라서 베이징 외교가에선 시 주석이 평양을 찾는 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와 관련해 모종의 진일보한 조치를 약속받은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경우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G20 담판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촉진자’나 ‘중재자’로 대접받을 계기가 된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의 상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압박술에 ‘북한 카드’를 동원했다는 관측은 계속된다. 미국 정부가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100만 시위를 촉발한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개정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예고했던 상황에서 방북이 발표된 만큼 결과적으로 홍콩에 대한 맞불 카드가 돼버렸다는 얘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공격을 받는 시 주석이 앞마당 홍콩에서도 리더십 문제로 번질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미국보다 우위에 있는 대북 레버리지를 꺼내 들었다는 지적이다.   
전현준 한반도평화포럼 부이사장은 “시 주석이 평양 땅을 밟는다는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이 극히 민감하게 여기는 북한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실험 중단) 약속을 지키도록 하겠다는 신호”라며 “미국과 핵 협상이 정체국면인 상황에서 시 주석이 북한에서 비핵화 조치를 받아낸다면 중국 입장에선 미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역량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만나는 김정은 위원장과 시 주석의 공통분모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강공 때문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을 결렬시키며 ‘무오류 리더십’에서 상처를 입었다. 모두 동병상련의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두 정상은 평양 회동을 통해 친선을 강화하며 전략적 협력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중국은 쌀ㆍ비료 지원과 같은 대북 경제지원을 통한 북한 끌어안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김 위원장 입장에서 가장 절실한 건 체제 보장”이라며 “중국의 정치ㆍ외교적인 후견과 대북 제재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대규모 인도적 지원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원한 전직 정부 고위당국자는 “2005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했을 때 5000만 달러 상당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던 걸로 안다”며 “당시 중국은 북한이 간절히 원했던 유리 공장도 지원했다”고 귀띔했다. 중국 내에선 역시 대북제재의 예외인 대규모 북한 관광단 허용도 제기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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