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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정원 댓글수사팀 ‘윤석열 사단’…檢 ‘실세’로 부상

윤석열 공개 항명…국정원 댓글수사팀 줄줄이 좌천
 2013년 10월 21일 서울고검 국정감사 모습.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2013년 10월 21일 서울고검 국정감사 모습.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조영곤 전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다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국정감사장.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이었다가 업무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의 말 한마디에 묘한 침묵이 흘렀다.
 
이어 윤 지청장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야당이 이것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얼마나 이용을 하겠느냐'라고 했다"며 "이런 말씀을 하시기에 저는 검사장님 모시고 이 사건을 계속 끌고 나가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 직속 상관을 들이받은 공개 항명 파동의 시작이었다.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검사 인생은 이날 이후로 송두리째 바뀌었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한직으로 여겨지는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을 3년 넘게 떠돌았다. 박형철(51·25기) 부팀장이 감봉 1개월 징계를 받고 역시 고검을 전전하다가 사표를 내는 등 함께 수사팀에서 일했던 검사 대부분이 좌천성 인사를 당하며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한직 떠돌던 수사팀, 실세로 부상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점심식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 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며 반전이 일었다. 평소 윤 후보자를 아끼던 박영수 전 고검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를 맡게 된 직후 수사 책임자로 윤 후보자를 내세웠다. 박근혜 정부 초기 좌천됐던 윤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를 수사하며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윤 후보자는 '한풀이 수사' 우려에 대해 당시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을 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윤 후보자는 고검 검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자마자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검장이 가던 중앙지검장을 검사장급으로 낮추면서까지 이같은 인사를 단행했다.
 
윤 후보자는 자신과 함께 부침을 겪었던 옛 수사팀원들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대거 불러올렸다. 대전지검에 있던 진재선(45·30기), 대전지검 홍성지청에서 근무하던 김성훈 (44·30기) 부장검사는 2017년 8월 검찰 인사에서 공안부 요직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과 공공형사수사부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진 부장검사는 이듬해 법무부 형사기획과장(옛 검찰2과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공석이 된 공안2부장 자리는 김 부장검사가 채웠다.
 
같은 팀 소속으로 공소유지를 담당했다가 빠진 이복현(48·32기)·단성한(45·32기) 검사도 같은 해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으로 합류했다. 이 검사는 원주지청 형사2부장으로 소속이며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 사건 공소 유지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파견 중이다. 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인 단 검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투입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직접 조사하기도 했다.
 
부팀장이었던 박형철 변호사는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받은 뒤 대전고검에 머물다가 2016년 검찰을 떠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으로 발탁돼 활동 중이다. 청와대와 검찰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이던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로 공무상 비밀누설 및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옛 수사팀 중용 가능성…"부채의식 남아 있을 것"
5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모습. 차를 마시는 조국 민정수석 왼쪽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5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 모습. 차를 마시는 조국 민정수석 왼쪽이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연합뉴스]

검찰 내부에선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옛 수사팀원들을 다시 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한 검찰 간부는 "윤 후보자가 자신 때문에 고초를 겪었다는 점 때문에 이들에 대한 부채의식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한직을 떠돌던 국정원 댓글 수사팀이 지금은 검찰 내 실세 라인으로 부상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서로 밀고 당겨주는 건 옛 대검 중수부 출신들의 전통"이라며 "윤 후보자는 같이 근무한 인연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다만 법조계에선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만큼 윤 후보자가 포용 인사를 펼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총장에겐 조직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자질이 요구된다"며 "인연을 떠나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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