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붉은 수돗물' 시한폭탄, 전국에 2만9369㎞나 깔려있다

인천 서구일대에 공급된 '붉은 수돗물' [뉴스1]

인천 서구일대에 공급된 '붉은 수돗물' [뉴스1]

수도관 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녹과 찌꺼기(물때)….
20일째 인천 서구와 영종도, 강화도 지역 주민들을 불편하게 만든 '붉은 수돗물'은 수도관 내에 쌓여있던 녹과 찌꺼기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 평소와는 다르게 역방향으로 수돗물이 흘렀고, 갑작스러운 수압 변화까지 겹치면서 녹과 찌꺼기가 대량으로 쓸려 나온 것이다.
인천시는 고장이 난 탁도계 때문에 탁해진 줄도 모르고 오염된 수돗물을 공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붉은 수돗물'이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30년이 넘은 낡은 수도관이 교체되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상수도통계 2018'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전국 상수도관(도수관·송수관·배수관·급수관) 전체 길이는 20만9034㎞에 이른다.
이 가운데 14%인 2만9369㎞가 30년이 넘었다.
인천의 경우도 수도관의 14.5%가, 서울은 13.5%가 30년을 초과했다.
광주는 21.1%가, 강원도의 경우 23.2%, 경남은 22.1%, 경북은 20.2%가 30년을 초과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도관 중에서도 녹이 가장 많이 끼는 재질인 주철관도 1만3903㎞로 전국 상수도관의 6.7%를 차지했다.
 
문제는 30년이 넘은 수도관은 계속 늘어난다는 점이다.
10년 전인 지난 2007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수도관(한국수자원공사 관할 제외) 13만9435㎞의 8.3%인 1만1605㎞가 30년이 넘은 노후관이었다.
2017년에는 지자체 수도관 20만3701㎞의 14.1%인 2만8736㎞가 30년을 초과했다.
 
노후 수도관이 자꾸 늘어나는 것은 제때 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2017년 전국 지자체에서 교체한 수도관은 1348㎞로 교체율이 0.7%에 불과했다.
세종시가 19.9%로 교체율이 가장 높았고, 제주가 1.7%, 서울이 1%였다.
 
연간 1%씩 교체한다면 나중에는 수도관이 모두 30년을 넘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자용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30년이 지나면 녹이 슬고, 부식이 발생하게 마련"이라며 "지자체에서 수도관 교체를 못 하는 것은 예산이 부족해서인데, 현재 수도요금으로는 인건비 주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수도요금 현실화와 더불어 지자체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땅속 상수도관이나 하수도관에 투자를 집중하는 지자체는 별로 없다.
17일 대전시 중구 은행동 목척교 부근 도로 아래 매설된 상수도관이 파열돼 인근 도로로 물이 넘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대전시 중구 은행동 목척교 부근 도로 아래 매설된 상수도관이 파열돼 인근 도로로 물이 넘치고 있다. [연합뉴스]

예산이 부족해 수도관을 교체하지 못한다면, 수도관 내부 세척·갱생이라도 해야 하는데 청소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도관 세척은 퇴수 밸브를 열고 수돗물 유속을 빠르게 해 수도관 내부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또 수도관 갱생은 수도관 내부 녹을 제거하고, 내구성이 강한 도료를 칠해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2017년 전국 17개 시·도에서 세척·갱생 등 개량작업이 진행된 수도관은 전체의 0.9%에 불과했다.
특히, 부산·인천·대전·울산·세종·강원·충북·전남·제주 등 9개 시·도는 수도관 세척·갱생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관의 16%를 세척한 대구와 1.4%를 세척·갱생한 서울이 그나마 개량을 많이 한 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경기 과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광역상수도 노후관 개량 현장을 찾아 공사 중인 수도관 내면을 살펴보고 있다. [환경부 제공=연합뉴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경기 과천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광역상수도 노후관 개량 현장을 찾아 공사 중인 수도관 내면을 살펴보고 있다. [환경부 제공=연합뉴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수도사업자인 지자체장이 책임을 지고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수도관도 오래되면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처럼 녹이 낄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수도관을 정기적으로 세척해야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세척 때에는 미리 알리고 세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