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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때까지 '원팀'이었던, 행복한 '정정용호'


"행복했다."

'정정용호'는 헤어짐의 순간까지 '원 팀'이었다. 짧게는 22일, 길게는 2년 가까이 동고동락했던 '정정용호'가 한국 남자 축구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준우승이라는 역사를 쓰고 해산했다. 해산하는 순간까지 그들은 "행복했다"며 함께했던 시간을 반추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플래카드와 꽃다발·선물을 들고 기다리는 팬들로 북적인 공항은 선수단이 등장하자 후끈 달아올랐다. 곳곳에서 선수들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울렸고, 포토 타임 도중엔 사인을 받으러 남성 팬이 난입하는 등 열기가 아이돌 못지않았다. 경찰 특공대까지 동원돼 선수단 이동을 도왔을 정도다.

이처럼 이른 새벽부터 공항에 모여든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국장에 들어선 선수단의 목에는 빛나는 메달이 걸려 있었다. 지난 16일(한국시간) 새벽 폴란드 우치에서 끝난 2019 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에 주어진 이 은메달은 한국 남자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을 증명하는 '증거'다. 대표팀의 주장 황태현(20·안산 그리너스)은 "폴란드에 있을 때는 이 정도일 줄 몰랐다. 한국에 와서 느껴 보니 역사적인 일을 해낸 것 같다"며 뿌듯함을 숨기지 않았다.

 

정정용호가 출국할 때만 해도 이들이 대회 마지막까지 남아 결승전을 치르고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정 감독은 '어게인 1983'을 외치며 1983년 멕시코대회 때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그 이상을 목표로 선언했고, 이강인(18·발렌시아)을 비롯한 선수들은 한발 더 나아가 '우승'을 외쳤지만,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정정용호는 끈기와 조직력, 분석과 전술을 앞세워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올랐고, 값진 준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왔다.

고비도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들을 결승까지 이끈 원동력은 '원 팀'이다. 황태현은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지원스태프 누구 하나 빠짐없이 같이 싸워서 거둔 결과"라고 강조했다. 주전 골키퍼 이광연(20·강원 FC)도 "모든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믿음이 있었다. 국민 여러분께 약속했던 '어게인 1983'을 이루자는 믿음으로 이뤄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기에 뛰든 못 뛰든, 그라운드에서나 벤치에서나 서로 한마음이 돼 매 경기의 매 순간을 치러 낸 결과가 바로 새 역사를 쓴 준우승이었다는 얘기다.

16강에서 8강으로, 4강으로 그리고 결승으로 향해 가면서 부담도 컸지만, 선수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밝은 분위기 속에서 대회를 치러 냈다. 이구동성으로 대회 기간 그리고 준비하던 시간까지 모두 "행복했다"는 감상을 쏟아 냈다. 4월 소집부터 합류해 두 달 동안 대표팀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한 이강인도 "나뿐 아니라 모두 매우 행복했던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황태현은 "결승이 끝나고 경기에 졌다는 것도 아쉬웠지만, 이 팀의 마지막 경기가 끝났다는 사실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며 헤어지기 싫은 마음을 드러냈다. 결승전 이후 제자들과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에 새삼 눈시울을 붉힌 정 감독도 "지도자 인생에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 선수들과 함께한 2년은 '스페셜'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정 감독은 "함께 보낸 시간, 같이 고생한 부분 모두 나나 선수들에게 두 번 다시 없을 기억"이라며 아름다웠던 '정정용호'의 기억을 되새겼다. 끝날 때까지 서로에게 행복한 기억만 남긴, 정정용호의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인천공항=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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