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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헬스]건강한 '몸짱' 성인도 감염병 방심했다간 큰코다친다


직장인 이모씨는 A형 간염이 유행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잔병을 앓아 본 적이 없어 남들보다 건강하다고 자신해서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열이 나고 구토와 설사가 지속돼 가까운 응급실을 찾았다. 이씨는 식중독 정도로 생각했는데, A형 간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10일가량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이씨처럼 건강한 성인은 자신의 건강을 과신해 감염병에 대한 경계가 느슨하다. 그래서 오히려 예방접종 사각지대에 놓여 각종 감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일반인보다 체력적으로 우수하고 건강한 운동선수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올봄 프로야구단 키움의 안우진·서건창·장영석이 A형 독감 판정을 받아 시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다른 선수들은 A형 독감 주의보가 내려져 마스크를 쓴 채 훈련했다.

4년 전 브라질로 해외 원정경기에 출전한 한국 윈드서핑 국가대표 선수는 오염된 물을 통해 수인성 바이러스에 감염돼 복통과 고열로 현지 병원을 찾았다.

미국의 프로골퍼 지미 워커와 그의 아내는 작년 초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라임병에 걸려 한동안 골프를 중단해야 했다.

이처럼 건강한 운동선수들도 환경에 따라 감염병에 취약한 경우가 많아 지난 3월 대한스포츠의학회에서는 '운동선수를 위한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달 초 산하 단체에 이를 권고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운동선수도 쓰러뜨리는 감염병은 건강을 자신하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방심은 금물이다.

최근 운동선수 예방접종 관련 논문을 발간한 오범조 서울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반인보다 체력이 강한 운동선수들도 감염병을 피하려면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라며 "건강한 성인 역시 직업이나 여행, 거주환경의 변화, 임신 등의 외부 상황에 따라 감염병 고위험군에 속할 수 있어 필요한 백신을 제때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제공]

[보건복지부 자료제공]


법정감염병 5명 중 1명 20~50대 성인  
 
감염병은 보통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고령자에게 위험한 것으로 인식돼 있지만 건강한 성인에게도 위협적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 법정감염병발생보고'에 따르면 최근 3년간 71종 법정감염병 발생자 5명 중 1명은 20대~50대 성인이었다.

 

특히 성인에서 감염 우려가 크지만 예방에 소홀하기 쉬운 대표적인 감염병으로는 A형 간염·일본뇌염·파상풍 등이 있다. 이들 감염병은 최근 5년간 발생자의 90% 이상이 20대 이상 성인이다.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 매개, 모기나 곤충 등을 매개로 감염되는 질병으로, 요즘 같이 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오 교수는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해외여행이 잦은 초여름부터 가을에는 A형 간염·일본뇌염·파상풍 등 각종 감염병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형 간염 10년 만의 대유행…항체 없는 20~40대 환자가 86% 이상

A형 간염은 젊고 건강한 성인에서 호발하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A형 간염의 86% 이상이 건강한 20~40대 성인에서 발생한다.

올해에만 벌써 A형 간염 환자 수가 7166명(14일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 1403명보다 5.11배 증가하며 10년 만에 다시 대유행 조짐이 보인다.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염증성 간질환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 등으로 감염된다. 어릴 때는 가벼운 감기 정도로 지나가는 반면 성인이 돼 감염되면 오히려 증상이 심각해진다.

일반적으로 4주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구토·권태·황달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간부전, 드물게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2011~2017년까지 A형 간염으로 사망한 환자 전체 10명 가운데 9명이 20~40대 성인이었다.

A형 간염이 20~4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며 A형 간염에 감염된 적이 없어 자연항체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20대에서는 12.6%만 A형 간염 항체를 갖고 있는 등 항체 양성률이 낮게 보고돼 있어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예방접종은 총 2회에 걸쳐 이뤄지며 1차 접종하고 6∼18개월 이후에 2차 접종한다.
 

일본뇌염, 40대 이상서 취약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일본뇌염은 원래 15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이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40대 이상 성인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40대 이상의 경우 과거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뇌염은 1985년부터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돼 85년생 이전 출생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5년간(2013~2017년) 국내에 보고된 발생자 중 40대 이상 성인이 약 92%를 차지했고, 같은 기간 일본뇌염으로 사망한 14명 모두 4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뇌염에 감염되면 급성 뇌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 중 30%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또 회복되더라도 장애율이 30~50%에 달한다.

동남아 지역 방문 시, 낚시나 캠핑 등 야외 활동 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고위험군인 성인은 1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 백신 접종 이후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는 시기는 약 2주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접종하면 된다. 성인은 단 1회 접종으로 일본뇌염 예방이 가능하다.
 
 
파상풍, 작은 상처로 감염…10년마다 재접종 해야
 
파상풍은 긁힘·상처 등을 통해 유입된 파상풍균이 근육을 마비시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보통 유년기에 예방접종을 실시하기 때문에 성인들은 파상풍 예방접종을 간과하기 쉽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져 10년 주기로 재접종이 필요하다.

파상풍은 외관상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상처로도 감염될 수 있고, 사망률이 10%에서 최대 90%까지 높아 항체가 없는 성인에게 치명적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연령별 파상풍 면역력을 조사한 결과, 30대를 기점으로 파상풍 항체가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외에서 작업이나 활동이 잦은 사람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최근 반려견이 늘어나면서 개에 가볍게 물린 상처로 감염되는 경우도 있어 백신을 맞아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18세 이상 성인은 10년마다 1회 접종이 필요하며, 이 중 한 번은 Td 대신 Tdap 접종이 권장된다.

오 교수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예방접종은 반드시 하라"고 말했다. 또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씻기, 안전한 물과 음식 섭취와 같은 개인 위생에 유의해야 한다"며 "야외 활동 시 모기나 진드기 등의 접촉 방지를 위해 긴 옷을 착용하는 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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